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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로 모빌리티 효율 극대화하다│위현종 쏘카 전략본부장(CSO)

플랫폼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은 곧 기술 기업입니다. 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은 소유의 불편함을 공유로 해결했죠. 앞으로도 기술을 통해 새로운 모빌리티 혁신을 만들어 내리라 기대합니다”

 

서울연구원이 2015년 발표한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카셰어링(car sharing·차량 공유) 차량 1대는 8.5대의 차량 소유를 대체하는 효과를 냈다. 카셰어링 서비스 가입자 중 보유 승용차를 처분하거나 구매를 포기하는 경우가 차량 1대 당 8.5대 정도였다는 의미다.


쏘카는 현재 전국 1만 6000여 대의 차량으로 카셰어링 서비스를 운영한다. 전국 4000여 개의 쏘카존에서 최소 30분부터 10분 단위로 차를 빌릴 수 있다. 총 누적 이용거리는 16억 km로 지구 3만 8000바퀴에 해당한다. 지금은 쏘카가 일상, 여행, 비즈니스 등 다양한 이동을 담당하지만 2011년 처음 100대의 차량으로 제주도에서 시작할 당시만 해도 생활 밀착형 서비스가 목표였다.


서울 성동구 쏘카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위현종 쏘카 전략본부장(CSO)은 “제주도는 대중교통 시스템이 부족해 제주도민들은 집집마다 차를 여러 대씩 소유하고 있었다”며 “차를 공유해서 쓰면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로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쏘카는 10년 간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동시에 부단히 기술을 개발했다. 쏘카의 차량은 스마트폰만으로 차량을 검색, 예약, 결제, 제어하고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차량 상태를 점검한다. 또한 서비스의 효율화를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AI) 기술을 의사결정에 활용한다.


모바일, AI와 빅데이터, IoT 기술은 쏘카 외에도 카카오모빌리티, 티맵모빌리티, 우버 등 다양한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를 출현시켰다. 그리고 자율주행 기술의 등장으로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은 또 한번의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다.

 

Q. 쏘카 서비스 이용자들의 주요 목적은 무엇인가?


사업 초기에는 20대가 단기적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6년 평균 이용시간은 5시간 10분, 거리는 59km였다. 2021년 현재 이용시간과 거리는 2배 가까이 증가했고 30~50대 이용자도 60% 이상 차지한다. 


과거 20대의 근거리 이동을 담당했다면, 지금은 여행, 비즈니스까지 이용 목적이 확대된 것이다. 이용자들은 KTX나 고속버스 같이 지역간 교통수단과 연계해서도 활용한다. 최근 장례식장 위치 반경 100m내에 1시간 이상 정차한 쏘카 차량을 조사한 결과 조문할 때도 쏘카 서비스를 많이 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수요들이 생기고 있다.

 

Q. 서비스를 위해 어떤 기술들을 활용하나?


차와 쏘카 애플리케이션(앱), 클라우드 간의 통신이 계속 이뤄진다. 앱으로 차량 문을 여는 기술도 개발했다. 기술 개발 이후에 변수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 분석으로 10km 떨어진 지역에서 차 문을 여는 이용자들이 발견됐는데 상당수가 보험 사기와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문을 열 수 있는 거리를 조정해 문제를 해결했다.


쏘카 내에서 대부분의 의사결정은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이뤄진다. 차량을 빌릴 수 있는 거점인 ‘쏘카존’을 신설하거나 쏘카존의 차량 대수를 조절하기 위해 검색 데이터나 이용자 패턴 등을 분석하는 식이다. 


비대면 카셰어링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차량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 1회씩 차량을 방문해 점검하지만 한계가 있다. 이용자의 운전 패턴, IoT 기기로 수집한 각 부품의 상태값을 AI로 학습해 고장이 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최근에는 차량 부품 제조사와 협업해 브레이크 패드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운전 패턴에 따라 부품의 마모도가 다른데, 기존에는 부품마다 일정 주행거리를 기준으로 두고 그 이상이면 일률적으로 교체해야 했다. 이번에 개발한 IoT 센서 기술를 활용하면 마모된 깊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교체 시기를 예측할 수 있다. 이처럼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의 기술은 기존 모빌리티 산업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Q. 이용자의 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한다는 우려도 있다. 


이용자의 개인정보는 정보 보호 관련 법률과 규정에 근거해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이밖에 다른 정보도 특정 개인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아닌 그룹화한 데이터를 활용해 운영에 반영하고 있다.

 

Q. 2030년까지 보유 차량 100%를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까지 개발한 기술은 내연기관차 중심인데, 기술 개발을 새로 해야 하는 것인가?


새로 개발해야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데이터를 모아 기계학습으로 얻은 결과를 토대로 의사결정 하는 방식은 똑같을 것이다. 지금까지 쌓아온 AI 기술들이 노하우가 될 거라 기대한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되면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은 여러 면에서 유리해진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부품 수가 훨씬 적기 때문에 부품 정비에 드는 비용이 지금보다 줄어든다. 또한 내연기관차는 각 부품을 제어하는 전자제어장치(ECU)가 제각각인데 전기차는 비교적 적은 수의 전자제어장치로 통합돼 있다. IoT 기술을 적용하기 훨씬 쉬워진다. 스마트폰에 각종 앱을 깔아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처럼 전기차에도 새로운 기술을 쉽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Q. 2020년부터 제주도에서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8년 투자한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 라이드플럭스와 함께 2020년 5월부터 제주 공항에서 쏘카스테이션 제주까지 운행했다. 2021년 하반기에는 제주공항부터 중문단지까지 편도 38km를 오고 가는 유상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국토부가 선정한 국내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 중 최장거리이며 육거리까지 있을 정도로 도로가 굉장히 복잡한 구간이다. 


2020년 자율주행차법(자율주행차 상용화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며 많은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에서 유상 자율주행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아직은 비용 면에서 이득이 없는 서비스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다르다. 자율주행차는 사고 확률이 낮고 정속 주행을 하기 때문에 연비가 높다. 운전자는 직접 운전할 때보다 피로도가 낮기 때문에 좀 더 긴 시간 동안 일할 수 있다. 

 

Q. 타다와 쏘카를 결합한 통합 모빌리티 멤버십을 출시했다. 다른 교통수단도 결합할 계획이 있나?


통합 멤버십은 매년 일정 금액을 내고 쏘카 차량 대여료와 타다의 가맹택시 이용료를 할인하는 서비스다. 교통수단을 결합하는 서비스는 이용자가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동안 낭비하는 걸음을 최소화하기 위함으로 현재의 멤버십에 교통수단을 추가할 계획도 있다. 2018년 공유 전기자전거 운영사 나인투원에 투자했는데, 여러 수단의 결합을 염두에 둔 결정이었다. 
교통 분야에서 민간 기업의 비중이 커지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민간 기업은 공공에서 해결하지 못한 교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이 하는 모든 일은 ‘최적화’로 설명된다. 아무리 교통 소외지역이라 하더라도 수요는 분명히 있다.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은 수요를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고 AI 기술로 해당 수요에 맞는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지방에는 한 대에 이용객이 1~2명인 버스도 많다. 이런 지역에 작은 자율주행차를 배차시킨다면 이용요금을 많이 올리지 않으면서도 운영이 가능하다. 이용자와 운영자가 모두 이익을 얻는 최적화된 서비스가 분명 있을 것이다. 


물론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이 해낼 수 없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이 부분에 정부와 지자체가 집중한다면 이전에는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들도 확실히 해결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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