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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작은 눈을 더 작게 만드는 도수 높은 안경.
농구를 하거나 목욕탕에 갈 때도 안경은 늘 골칫거리다. 남들처럼 라식수술을 받으면 지긋지긋한 안경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하지만 초고도 근시는 라식이나 라섹도 불가능하다는 의사의 청천벽력 같은 말.
마지막 희망은 렌즈를 안구 속에 집어넣는 방법뿐이라는데….

시력교정수술을 하기 위해 안과를 찾는 사람이 100명이라면 라식이나 라섹 수술이 가능한 사람은 70명 정도다. 나머지는 눈이 너무 나쁘거나 각막이 얇아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다. 이들에겐 라식이나 라섹도 그림의 떡인 셈이다.

최근 초고도 근시를 교정하기 위한 렌즈삽입술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망막에 상이 제대로 맺히도록 렌즈로 빛의 굴절을 조절하는 시력 교정 원리는 안경과 동일하지만, 렌즈삽입술은 렌즈를 각막 안쪽에 넣는다. 렌즈삽입술은 초고도근시뿐 아니라 원시나 난시도 교정할 수 있다. 렌즈삽입술에 대한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보자.

Q1 어떻게 눈 속에 렌즈를 넣을까?
렌즈삽입술은 각막을 절개해서 렌즈를 안구 속에 넣는다. 수술방식은 렌즈를 넣는 위치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각막과 홍채사이 물로 찬 공간에 삽입하는 홍채지지형렌즈(알티산/알티플렉스)삽입술은 각막 위쪽을 3~6mm 절개해 렌즈를 넣는 방식이다. 특수 집게로 렌즈의 양쪽 고리 같은 부분을 홍채에 밀어 넣는 이 수술은 절개 부위가 커서 별도로 봉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수술시간은 한쪽 눈에 30분씩, 약 1시간이 걸린다.

홍채와 수정체 사이에 삽입하는 후방유수정체렌즈(ICL)는 조직이 유연해서 렌즈를 말아 넣는다. 각막을 3mm만 절개해서 렌즈를 넣고 말린 렌즈가 수정체 앞에서 펴지게 한다. 이 방식은 따로 봉합할 필요가 없어 수술시간과 회복시간이 짧고 충혈이 적다.

Q2 근시, 원시, 난시 모두 교정 가능한가?
라식이나 라섹은 레이저로 각막을 깎아서 시력을 교정한다. 근시는 오목하게, 원시는 볼록하게 깎는 것이 안경 렌즈와 비슷하다. 라식은 각막절편을 만들어서 그 속을 깎는 반면, 라섹은 각막표면을 제거한다. 각막표면은 신경이 많이 분포해 있어 라섹은 수술 후에 통증이 있지만 라식에 비해 각막손상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눈이 나쁠수록 안경 렌즈가 두꺼운 것처럼 초고도 근시환자는 각막을 깊게 깎아야 한다. 하지만 각막 두께는 보통 500~550μm(마이크로미터, 1μm=10-6m)로 한계가 있어, 이보다 두께가 얇거나 시력이 -10 디옵터 이하인 초고도 근시 환자는 수술을 받기 어렵다.

렌즈삽입술은 각막을 그대로 보존하기 때문에 초고도 근시와 초고도 원시를 모두 교정할 수 있다. 워낙 얇아서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눈 속에 삽입하는 렌즈도 근시용은 오목하고 원시용은 볼록하다. 난시는 안구가 완벽한 구 모양이 아닐 때 수평방향과 수직방향으로 들어온 빛이 망막에 맺히는 부위가 서로 달라서 상이 겹쳐 보이는 상태다. 난시 교정용 안경은 부위별 굴절률이 다른 렌즈를 이용해서 들어온 빛이 망막의 한 점에 모이게 조절한다. 눈 속에 삽입하는 난시교정렌즈도 같은 역할을 한다.

Q3 렌즈삽입술은 아무나 하나?

렌즈삽입술을 할 수 있는 조건은 꽤 까다로워서 수술 전에 철저한 사전검사가 필요하다. 시력이나 안압 같은 기본적인 검사는 물론이고, 안구의 구조와 각막의 지름, 각막과 수정체 사이 거리(렌즈가 들어갈 공간), 각막내피세포 숫자 등을 정확히 측정해야 한다.

검사결과 안압이 21mmHg보다 높으면 녹내장이 의심돼 수술을 할 수 없다. 수술 중 각막내피세포가 손상될 수 있으므로 각막내피세포 수가 1mm당 2000개 이하인 경우 수술이 불가능하고, 백내장이나 망막박리 같은 질환이 있어도 마찬가지로 수술을 못한다. 또한 빛의 양에 따른 동공 크기 변화가 평균량(5.0~7.0mm)보다 큰 사람은 수술 후 렌즈와 동공의 크기 차이가 많이 나 야간에는 불빛이 번져 보일 수 있으므로 수술을 선택할 때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각막과 수정체 사이 거리는 3mm 이상 확보돼야 렌즈를 넣었을 때 안압이 상승하지 않아 수술이 가능하다.

Q4 부작용은 없을까?
렌즈의 재질과 모양이 인체에 무해한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몇 가지 위험요인이 여전히 남아있다. 가장 큰 우려는 각막내피세포가 손상되는 것이다. ‘각막의 엔진’이라고 불릴 만큼 중요한 각막내피세포는 각막 안의 수분(방수)을 밖으로 내보내 눈을 투명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데, 눈을 심하게 비비면 렌즈가 각막에 닿아 내피세포가 손상될 수 있다. 내피 세포가 제 기능을 못하면 각막 안의 수분이 배출되지 못하고 쌓여 각막 부종이 된다.

렌즈가 눈 속의 수정체와 닿아 수정체가 뿌옇게 흐려지는 백내장이 발생할 수도 있다. 렌즈가 눈 속 방수의 흐름을 방해하면 안압이 상승해 녹내장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때로는 렌즈 크기가 안 맞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눈 속 렌즈를 제거하고 약물을 이용해 치료해야 한다. 요즘은 수술 1~2주 전에 미리 홍채에 방수 순환을 돕는 작은 절개 창을 내 수술 후 안압상승이 상승할 것에 대비한다.

Q5 교정시력은 평생 유지될까?
라식이나 렌즈삽입술 모두 수술한 다음 날 원하는 시력(1.0)의 80~90%가 나온다. 각막표면을 깎는 라섹은 라식에 비해 시력회복이 더뎌 수술 후 1~3주가 지나야 0.8~0.9정도의 시력이 회복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라식이나 라섹으로 얻은 교정시력은 퇴행한다. 우리 몸의 자연적인 상처치유반응 때문에 깎인 각막에 다시 살이 차오르기 때문이다. 수술시 각막을 깊게 깍아야하는 초고도 근시 환자들에게는 이런 상처치유반응이 더 크게 나타난다.

렌즈삽입술은 각막 표면은 그대로 보존하면서 특수렌즈를 각막 안쪽에 삽입하므로 상처치유반응이 거의 없어서 시력이 반영구적으로 유지된다. 다만 초고도 근시의 경우 수술과 상관없이 평생 근시가 조금씩 진행할 수는 있다. 눈이 아주 나쁜 초고도 근시 환자들이 몇 년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안경 도수를 높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렌즈삽입술을 한 사람이 나이가 들어 노안이 발생하면 그때는 근시가 없는 일반적인 사람들처럼 돋보기를 써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 삽입한 렌즈를 제거하고 노안을 교정하는 수술을 할 수도 있다.

디옵터
안경 렌즈의 오목하고 볼록한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 숫자(절대값)가 클수록 도수가 높다. 근시용 오목렌즈는 (-)부호, 원시용 볼록렌즈는 (+)부호를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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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도움말 이인식 명동밝은세상안과 원장, 정태영 삼성서울병원 안과전문의, 이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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