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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도시와 공존하는 폐기물 처리 기술의 미래

 

환경부가 선언한 ‘직매립 제로’를 실현하기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 폐기물을 소각할 시설을 확충하고, 기존에 운영 중인 소각시설을 재정비해야 한다. 게다가 폐기물을 소각하더라도 소각재를 묻을 매립지는 여전히 필요하다. 앞으로도 폐기물 처리시설을 둘러싼 첨예한 갈등이 예상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유 부원장은 폐기물을 자원으로 다시 순환시키기 위한 기술을 꼽았다. 어떻게 하면 폐기물에서 자원을 최대한 뽑아내고 안정화해서 꼭 필요한 폐기물만 매립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기술 후보 중 하나가 폐기물 에너지화 기술이다. 이동훈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명예교수는 폐기물의 에너지화 기술로 크게 기계적-생물적 처리(MBT)를 통한 에너지 회수와, 폐기물 소각발전을 통해 기존 소각시설에서 에너지를 회수하는 방법을 꼽았다. 


MBT란, 폐기물 속 유기물질은 분해해 안정화하고 가연성 물질을 고형연료제품(SRF)으로 만들어 에너지를 회수하는 기술이다. 먼저 파쇄 등 기계적 공정을 통과한 폐기물을 호기성 미생물로 분해한다. 이때 발생하는 열을 이용해 폐기물 속의 수분을 빠르게 건조한다. 이후 다시 기계적 선별 공정으로 SRF를 분리해낸다. 최근 각광받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2010년부터 수도권매립지에 적용됐다. 제조된 SRF는 열병합발전소, 화력발전소, 산업용 보일러 등에 활용한다.


소각시설에서 에너지를 회수하는 시설은 ‘자원회수시설’로 불린다. 하남 유니온파크처럼 폐기물을 소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발전에 활용한다. 이 명예교수는 “국내 에너지 회수율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라며 “회수하는 에너지원도 대부분 열뿐이고 SRF 등 활용은 지역주민이나 환경단체의 거부감 때문에 활발하지 않아 전체적인 에너지 회수율을 더 높일 수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명예교수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더 많은 열을 증기로 회수하고, 증기를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하며, 증기 터빈 시스템 효율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나아가 소각과 매립기술 자체를 바꿀 수도 있다. 현재 폐기물 열처리기술은 폐기물을 단순히 열을 이용해 태우는 소각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가스화 방식으로 전환해 가스화된 폐기물을 연소하면 더 많은 양의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가스화 방식은 폐기물을 1차로 저산소 조건에서 고온 소각해 정제된 탄화수소 가스로 만든 뒤 이를 다시 소각하는 방식이다. 


매립지의 경우 일본이나 싱가포르는 소각재처럼 이미 안정화된 폐기물을 바다에 묻어 간척지를 만드는 해면매립지를 운영하고 있다. 큰 규모의 매립지 부지를 확보함과 동시에 국토를 넓힌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오염물질이 바다로 유출될 우려가 있어 국내에서는 아직 활용하지 않고 있다.
폐기물 처리 문제는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해묵은 과제다. 폐기물을 거꾸로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은 이 문제에 대해 과학 기술이 제시하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이 명예교수는 “폐기물 처리는 기후변화, 자원고갈 등 현재 지구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중요한 열쇠”라고 말했다. 

 

2021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김소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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