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50도 이하의 성층권을 날아 다니는 무인항공기(UAV), 험지와 화염 속에서 군인의 생명을 지키는 군사용 슈트 등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강하고 내구성 높은 신소재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옐레나 슬리오츠버그 미국 육군전투능력개발사령부연구소 연구원팀은 탄소나노튜브(CNT)와 폴리우레탄-우레아(PUU)를 이용해 진동이나 마모에 의한 손상이 적고 열 전달이 차단되는 신소재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소산입자동역학(dissipative particle dynamics)’이라는 시뮬레이션 기술(아래 작은 사진)로 다양한 폴리우레탄 계열 고분자화합물과 탄소나노튜브의 물리적 특성을 확인했다. 소산입자동역학은 고분자의 물리적 특성과 구조를 연구하는 기술로, 2개 이상의 고분자를 혼합하는 공중합체 연구에 널리 사용된다.
그 결과 연구팀은 특정 분자량의 폴리우레탄-우레아에 수직배열 탄소나노튜브를 혼합할 경우, 내구성과 강도 등 물리적 특성이 가장 우수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수직배열 탄소나노튜브는 물질 내부 또는 표면에 탄소나노튜브가 세로로 배열된 물질로 촉매, 물질흡착 등에 주로 활용된다. 이런 현상은 탄소나노튜브와 그 주변에 배치된 폴리우레탄-우레아 입자들이 미세하게 분리되면서 일어났다.
연구팀은 폴리우레탄-우레아 입자가 분리되면서 열전도가 차단돼 극한 온도에서 손상될 가능성이 적고, 입자 간 연결이 느슨해 충격이나 진동에 마모되는 정도가 적은 것으로 분석했다.
슬리오츠버그 연구원은 “폴리우레탄-우레아에 탄소나노튜브를 첨가한 신소재는 기존에 사용하던 군사장비 소재보다 내구성, 탄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우수한 특성을 보였다”며 “이 소재를 활용하면 열악한 환경에서 군사장비가 손상되는 일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폴리머’ 4월 10일자에 발표됐다. doi: 10.1016/j.polymer.2020.122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