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리듬을 알려주는 ‘생체시계’의 작동 과정을 국내 과학자가 처음으로 규명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희섭 박사팀은 쥐의 뇌에 있는 생체시계가 신체의 다른 세포에 시간을 알려주는 과정을 밝혀 신경과학 전문 저널인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3월 17일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포유동물의 생체시계는 뇌의 시상하부에 있으며, 이곳에 있는 생체시계 단백질의 양이 밤낮에 따라 늘고 줄면서 생체리듬이 생긴다. 그러나 생체시계가 어떻게 다른 세포에 시간 정보를 알려주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신 박사는 “뇌에는 ‘PLCβ4 효소’가 있는데 이 효소가 생체시계 단백질의 변화에 따라 시간을 읽어서 신체 다른 부위로 시간 정보를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쥐의 세포에서 이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를 고장낸 결과 생체시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정상 쥐는 빛이 없어도 12시간 주기로 밤낮을 구분하는데 이 효소가 고장난 쥐는 밤낮을 구별하지 못했다.
신 박사는 “이번에 기능을 밝혀낸 효소는 생체시계가 몇시인지 보여주는 시계바늘의 역할을 한다”며 “이 연구는 생명체 안에서 직접 생체시계의 작동 과정을 밝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