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지난 9월(일본)과 10월(한국)에 열렸던 일본과 한국의 전자전을 참관한 오디오 평론가 이영동씨의 참관기. 오디오제품뿐 아니라 실용화 돼가고 있는 신제품을 중심으로 새로운 흐름이 어떠한 것인지 살표본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지구촌, 세계 어느 곳에서나 첨단 기술 문명은 모든것을 뒤 바꾸어 놓고있다.
어제의 기술이 오늘의 새로운 기술에 밀려나 버리게 되고 그것은 또 다른 것에 의해 도전받게 된다.
지난 9월16일 부터 20일 까지 일본도쿄 '하루미'에서 개최된 15회 데이타쇼(DATA SHOW)와 36회 오디오 페어(AUDIO FAIR)는 첨단 과학이 우리 생활에 실제적으로 어떠한 것을 가져다 주고 있는가를 잘 보여준 전시회라고 생각한다.
첨단과학과 생활변화
필자가 살펴본 이 두 전시회에서 느낀 것이 있다면 단순히 첨단과학이 보여 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에 깊숙이 와 있다는 것이다.
데이타 쇼는 일본 전자 공업 진흥회와 통신 기계 공업회가 공통 주최한것.
이번 쇼에는 주로 최첨단 기술을 응용한 컴퓨터 제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었는데 그중 전자식 버튼 전화, 소규모점포를 위한 정보 시스팀, 활자와 그림 그리고 음성 정보를 처리해 주는 CD-ROM, 제록스, 활자 편집 복사기, 워드 프로세서 그리고 전자 수첩등 현재 우리 생활에 필요한 것 들만도 수백 종류나 되었다.
그중 스타 정밀 회사가 내놓은 '레이저 프린터 8' 은 8장의 원고를 급속으로 전자 복사시켜 주는 기기로 활자체를 보면 너무나도 선명, 원본과 비교해 보기조차 어려웠다.
카시오 회사의 전자 수첩은 개인 생활에 필요한 전화 번호와 하루의 계획, 은행 잔고 등 모든것을 입력시켜 필요에 따라 확인할 수 있게한 최소형포켓 컴퓨터 수첩이다.
정보화 시대에 이런 종류의 개인용 컴퓨터들은 실생활에 필요한 것으로 앞으로 더욱 개발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데이타 쇼와 오디오 페어에서 특이한 것은 일반가정용 위성 방송 기기의 등장 이었다. 일본은 현재 일반 가정에서 위성방송을 수신해 보거나 듣고 있다.
위성방송 수신기재 많아
NHK 방송이 지난 7월 4일 부터 시작한 인공 위성 방송은 현재 많은 청취자들로 부터 격찬을 받고 있다.
이에 때 맞추어 각 전자 메이커들은 위성 방송에 필요한 고품위 TV, 튜너그리고 안테나등을 대대적으로 판매하기 시작, 일본은 마치 인공 위성 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일반 가정에서 내년 88서울 올림픽경기를 서울로 부터 직접 받아 볼 수 있을것으로 생각한다.
이날 전시된 마쓰시타 회사의 43인치 가정용 TV로 위성 방송을 시청해 보니 맑고 선명한 화질은 기존 TV 화면에서 느낄수 없는 것이었다.
현재 인공 위성을 통해 수신할 수 있는 일반 가정용 전파는 SHF(Super High FREQUENCY) 12GHz로 일본 전 지역에서 가능하게 되어 있다.
VHF나 UHF TV방송 대역 보다 넓어 깨끗한 화면과 함께 음성수신을 디지탈로 받게해 준다.
그동안 일본이 개발해 놓은 디지탈 오디오 테이프 레코더인 DAT는 이제 인공 위성에서 보내오는 디지탈 신호를 그대로 받아 아날로그 신호로써 오디오 시스팀을 통해 들려 주게 한다.
이번 전시회에서 일반인들의 큰관심이 쏠리고 있는 부스를 살펴보니 소니 회사에서 선보인 TV 전화 와 NTT의 텔레폰 이었다.
이 상품들은 아직 본격적으로 판매되지는 않고 있으나 4년 후에는 보급률이 4~7%로 예상 된다고한다.
일본 TV 전화의 시장 규모는 상당히 크기 때문에 앞으로 일반인들의 관심 여하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겠다.
현재 소니 회사가 개발한 TV 전화는 일반 전화선에 간단히 연결, 사용할 수 있게한 것인데 일시정지 화면 기능을 갖게했다.
판매 가격은 약 4만 9천엔.
NTT 회사는 현재 업무용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금년들어 36회를 맞이하고 있는 전 일본 오디오 페어는 동경 하루미에 있는 국제 견본 시장의 L관과 R관 두 곳에서 열렸다.
16일 10시 30분 오디오 계의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 화려한 개막실을 가졌다.
금년 오디오 페어의 슬로건은 '음과 영상의 제전.' 인간의 귀에 새로운 기술을 전해 주는 오디오와 비디오의 최신 정보장으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전시회였다.
D.A.T와 C.D.V에 최대관심
79개 회사에서 5천여점 이상의 새로운 제품이 전시 되었는데 이번 전시회의 최대 관심은 디지탈 오디오 테이프(DAT)와 컴팩트 디스크 오디오(C.D.V)였다.
특별히 마련한 DAT 코너와 AV 코너 등에는 많은 인파들로 인하여 제품구경조차 하기 힘들 정도였으나 모든 관객들은 질서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번 전시회에서 주목받고 있는 꿈의 녹음기라는 DAT 그동안 판매에 제동이 걸려 2년간 보류 상태에 있다가 몇가지 조건에 합의, 지난 3월 부터 일본 국내에서만 판매가 허용되고 있는 실정.
30만 인파가 몰린 이번 전시회는 일본의 젊은층(대학생이나 고등학생)의 참여가 많았으며 외국의 바이어들이나 기술자들도 상당수가 다녀갔다.
이번 전시장을 들려본 소감은 DAT판매 촉진을 위한 무드 조성이 아닌가 할 정도로 각 부스마다 온통 DAT로 법석을 떨고 있었다.
각 회사가 마련한 특별 전시장 코너에는 거의가 예외없이 DAT 기기의 청취 실험과 제품 소개였는데 여러 가지의 기능에 관하여 자세하게 알려 주었다.
특별히 마련한 DAT 상담실 에서는 각 회사의 기술 담당자들이나 오디오 평론가들이 직접 나와 소지자들의 궁금증을 설명해 주기도 했다.
R관에 전시된 AV 코너에는 대형 TV와 고화질 TV가 전시되고 있는데 AV시대의 최신 정보를 보여 주고 상담해 주고 있었다.
특히 이 코너에서는 필립스 회사가 특별히 마련한 폴리그램 CDV 전시가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었는데 소형 CDV 레코드가 금색으로 호화 찬란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각종 비디오 디스크 플레이어를 소개 하고 있는 이 코너에서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떠날줄을 모르고 있었다.
컴팩트 디스크에 비디오 화면을 담은 CDV는 금년 6월 미국 시카고 하계전자쇼에서 일부가 소개되었으나 후에열린 베를린 AV 쇼 그리고 이번 도쿄 오디오 페어에서 완전한 자태를 보여준 것이다.
이를 위해 필립스 회사는 자회사인 폴리그램 회사를 통해 이 제품 판매를 적극 추진, 현재 전 세계 22개 하드 및 소프르웨어 회사와의 연합 전선을 구축하기에 이른 것이다.
디지탈 시대에 AV 시스팀은 아직 비디오 테이프 쪽에 미치지는 못하고 있으나 모든 조건에 있어 우수한 CDV가 석권한다는 방침 아래 총력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 디스크를 위해 새로운 플레이어가 개발 되었는데 CDV 플레이어 한대로서 CDV는 물론 12'', 10'', 7'' 레이저 디스크인 LD 그리고 CD까지 사용할 수 있게한 것이다.
판매 가격도 아직은 70만원 정도이나 수요량 여하에 따라 더욱 낮추어 질 수 있다는 전망 이다.
일제오디오 고급화로 변신
이번 전시회에서 주목할점은 일본 오디오 시스팀이 점차 고급화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전시회를 돌아볼 때 느낀점이 이번에도 똑같은 상황이 되지 않는가 했으나 무엇인가 변화를 보여 주기 시작한 것이다.
몇년전만해도 세계 어느 곳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오디오 제품은 일본 것이 대부분 이었다.
이런 원인은 원가를 싸게 대량 생산해서 전 세계 오디오 시장을 석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 화려한 전성기를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몇가지 돋보였던 일본 제품으로는 야마하 회사의 AX-2000 앰플리파이어로서 디지탈/아날로그 변환 장치를 내장한 고급형 이었다.
STAX 회사의 모노럴 파워 앰플리파이어 DMA-XI 은 중량 1백60kg, 1.7kw까지 낼 수 있는 프로용 이었다.
진공관 메이커로 잘 알려진 럭스 회사가 내놓은 신 제품으로 C-06, E-60 프리앰프와 M-06 그리고 M-07 파워 앰프는 필자의 눈길을 끌게 했다.
이 외에도 마이크로 회사의 컴팩트 디스크 플레이어인 CD-M2, 온쿄 회사의 광전송 C-501X, 야마하의 CDX-1000, 파이오니아 회사의 PA-M70등 이었다.
온쿄 회사의 인티그레이티드형 앰프 A-700과 특히 아큐페이스 회사의 제품은 고급으로 정평이 나 있는데 하루미에 있는 그랜드 팔레스 호텔에 마련된 특별 전시관에서 음악을 들어보니 아큐페이스 제품의 진가를 알 수 있을것 같았다.
현재 일본 오디오 메이커 중 럭스, 야마하, 마이크로, 아큐페이스등은 고품질 제품 제작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DAT 기기는 각 회사마다 서너 종류를 선보이고 있었는데 그중 파이오니아 회사의 '1000'소니의 DTC-1000ES, 히다치 DAT-9000, 온쿄 회사의 DT-2001 등이 돋보였다.
CDV 플레이어로는 히다치 회사의 레이저스 VIP-35C, 야마하 CDV-1000 과 필립스 회사의 몇 종류가 소개 되었다.
일본 오디로 페어에 참가한 외국 상사로는 우리 나라의 신방 전자가 컴팩트디스크 플레이어가 설치돼 있는 포터블뮤직 센터등을 소개했으며 외국의 유명 회사로서는 필립스, 오토폰, JBL, 슈어 등이 참가했다.
미국·유럽의 새로운 오디오
이와 별도로 도코 시내 구단시다(九段下)팔레스 호텔 3, 4층에서 열린 수입 오디오 쇼에서는 외국의 유명한 오디오 제품들이 선보이고 있었다.
9월 17일 부터 19일 까지 3일동안 이곳에서는 마트 레빈슨의 첼로 프로퍼먼스 파워 앰플리파이어를 비롯, 많은 종류의 신 상품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수입 오디오 전시회에서 몇 가지의 중요 제품을 보면 미국의 물리학자 '윌리엄 H.휴이아바'가 개발한 웰 템퍼드 레코드플레이어(THE WELL-TEMPERED PLAYER)가 있었고(이 제품은 벨트 드라이브 방식으로 톤암과 모터의 특허를 갖고 있다.)
매킨토시 회사는 새로운 CD 플레이어인 MCD 7005와 프리 앰프 C-31V를 카운터 포인트 회사는 진공관 프리앰프 SA-5.1과 SA-3.1을, 일렉트로 보이스 회사는 스윙/Ⅱ 신모델 3가지를 내놓았다.
레코드 플레이어의 명문 토렌스 회사는 장미 나무를 사용한 TD-520RW를, 로저스 회사는 종래 LS7 모델을 개량한 LS7t을 소개했다.
헤이브룩(HEYBROOK)이란 모델을 발표한 ARCAM 회사는 알캄 알파 사리즈 앰플리파이어와 스피커 시스팀 그리고 레코드 플레이어 까지 들고 나와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슈어 회사는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극장용 사운드 시스팀 HTS-5200 시스팀을 자랑했으며 스위스의 JEAN MAURER 회사는 VIM-3250, JIM-220D, JIM-320D 등을 선보였다.
보즈 회사의 AWCS-1은 초저역 재생용 스피커 시스팀으로서 극장이나 홀등을 위한 제품 이었다.
오토폰 회사의 MC-3000 캐트리지와 T-3000 그리고 토랜스 오디오 랲 회사의 8000C 프리 앰프와 8000P 파워 앰프, 그리고 이밖에도 많은 유명 회사들이 이번 수입 오디오 페어에서 그 기량을 자랑해 주고 있었다.
좀 더 배워야, 좀 더 알아야…
이번 전시회들을 돌아본 소감을 정리해 본다면 모두가 보여만 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즉시 우리 생활에 들어올 수 있는 것들이라는 것이다.
이제 전 세계는 하나의 시장으로 통일되어 가고 있는 느낌을 한번 더 받게 되었다.
첨단 기술 개발이 지속되지 않는 한 살아남기 힘들다는 말은 남의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해 주었다.
좀 더 배워야 하고 좀 더 알아야 세계 선진국들을 그나마 쫓아 갈수 있지 않을까 하며 10월중에 있을 한국전자전을 기대하면서 발길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