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공에 비행기가 지나가는 지역은 강수량이 6~14배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디미트리 모이시프 핀란드 헬싱키대 대기및지구시스템연구소 교수팀은 2008년 12월~2018년 1월 헬싱키 반타공항의 기상 레이더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반복적으로 강수량이 증가하는 특징적인 현상을 17차례 확인했다. 이후 연구팀은 공항 인근의 비행경로를 조사해 이런 사례가 비행기가 지나갈 때 발생하며, 2~10km 구간의 국지적인 지역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위성 데이터와 라이다 관측 등을 통해 이 현상의 원인이 비행기가 만드는 ‘홀펀치 구름(hole-punch clouds·사진)’ 때문이라고 결론 내렸다.
비행기가 영하 15~20도의 과냉각 물방울 주위를 지나갈 때 날개와 프로펠러 등에 의해 공기가 갑자기 팽창하고 온도가 영하 40도 아래까지 급격히 떨어진다. 이로 인해 과냉각된 물방울은 얼음 결정이 되고, 주위의 더 많은 과냉각 물방울을 얼린다. 이 결정들이 아래로 떨어져 원 모양의 구멍이나 줄무늬 등 홀펀치 구름을 만든다.
연구팀은 “상층 구름에서 하층 구름으로 얼음결정이 떨어지면 얼음 입자들끼리 서로 달라붙어 비나 눈이 더 잘 내릴 수 있는 눈송이로 응집된다”며 “비행기의 이착륙이 잦은 공항에서 이런 현상이 더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지구물리학 연구 저널: 대기’ 1월 12일자에 실렸다. doi:10.1029/2018JD0294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