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에게 하늘을 나는 능력이 초음파 발생 능력보다 먼저 생겼음이 밝혀졌다.
미국 뉴욕 자연사박물관의 낸시 시몬스 박사팀은 최초의 박쥐가 날 수는 있었지만 초음파 발생 능력은 없었다고 ‘네이처’ 2월 14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2003년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발견된 고대 박쥐 ‘오니코닉테리스 피네이’(Onychonycteris finneyi)의 화석을 조사한 결과 날개는 있지만 초음파를 낼 수 있는 기관은 없었다.
어둠 속에서 날아다니는 박쥐는 초음파를 쏴 물체를 ‘본다’. 사람의 귀로는 들을 수 없는 높은 주파수의 음파를 발사해 반사되는 정도에 따라 물체의 크기와 거리를 파악한다. 박쥐가 초음파를 내는 능력을 먼저 가졌는지, 하늘을 나는 능력을 먼저 가졌는지는 학계의 오랜 논란거리였다. 초음파를 내던 동물이 곤충을 잡으려다가 날개근육이 발달했다는 주장과 하늘을 날면서 초음파를 내는 편이 가만히 앉아서 내는 것보다 에너지가 훨씬 적게 든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던 것. 지금까지 발견된 박쥐 화석에는 날개와 초음파 발생 기관이 함께 있어 답을 주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