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측만 했을 뿐 20여 년 동안 찾지 못했던 ‘우주의 방랑자’를 한국인 과학자들이 처음으로 발견했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이명균 교수와 박홍수, 황호성 연구원은 3월 11일 “은하와 은하 사이를 떠돌아다니는 구상성단 무리를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4월 12일자에 발표된다.
구상성단은 우주에서 가장 오래된 천체로 약 100만 개의 별이 축구공처럼 둥글게 모여 있다. 평균 나이가 120억 년이나 된다. 그동안 구상성단은 은하 안에서 주로 발견돼 왔으며 은하 사이에 구상성단들이 무리 지어 있는 모습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이 교수는 “지구에서 5400만 광년 떨어진 처녀자리 은하단의 사이에서 구상성단들이 무리 지어 있는 모습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며 “구상성단 무리의 전체 크기가 수백만 광년 규모로 거대하다”고 밝혔다. 1광년은 빛이 1년 동안 갈 수 있는 거리를 말한다.
연구팀은 미국 뉴멕시코 주에 있는 반사경의 지름이 2.5m인 천체망원경과 정밀 디지털 카메라, 분광기를 사용해 얻은 관측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 교수는 “구상성단은 우주 탄생 후 가장 빨리 태어난 천체이기 때문에 별과 은하의 탄생, 진화 과정의 비밀을 밝힐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