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박사님, 이제 그만 하시죠. 손에 든 거 내려놓고 저희와 함께 가셔야겠습니다.”
갑자기 들이닥친 저 경찰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시체를 절도했다느니, 생명윤리법 위반이라느니. 마지막엔 살인죄까지 들먹인다.
억울하다. 살인죄는 무슨, 나는 사랑한 죄밖에 없다. 내게서 도망치는 그를 급히 쫓아갔을 뿐인데. 돌진하는 차 앞으로 먼저 뛰어든 건 그였다. 그래도 그는 운이 좋은 남자다. 의학, 생물학, 생체공학, 기계공학에 능통한 나 같은 여자를 만나 새 생명을 얻었으니 말이다. 이제 평생 나만 사랑하겠지. 200년 전 소설 속 괴물은 창조자를 원망했지만 그이는 분명 나에게 고마워할 것이다. 질병이나 장애로 좌절하는 세상 사람들 역시 나를 은인으로 기억할 것이다.
[FRANKENSTEIN] transplant
“괴물이 뭘까요?” 당신의 생각을 들려주세요.
괴물을 만들어내는 괴물 같은 과학자를 이해하나요? 아니 그 전에, 괴물이 뭘까요?
과학기술에 대한 비판적 공상과학소설(SF)의 효시로 꼽히는 ‘프랑켄슈타인’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과학기술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사회적, 윤리적 질문들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런 고민은 이제 막 과학에 발을 들인 젊은 과학자들에게 더 큰 의미로 다가올 것입니다. 당신의 생각을 과학동아에 알려주세요. 저희는 먼저, 김재인 서울대 철학사상연구소 객원연구원의 글 ‘괴물과 함께 잘 사는 법’을 제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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