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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관점에서 ‘행복’에 접근하기

통합사회 요점 정리 1

 

이번 8차 교육과정 개정으로 만나게 될 통합사회는 동일한 이름으로 시행했던 6차 교육과정에서 한 단계 발전된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6차 교육과정에서의 공통사회 과목은 정치, 경제, 지리 과목의 내용을 단순하게 묶은 것이었기에, 수업에서 이전 교육과정과 실질적인 내용에서 크게 달라진 부분은 많지 않았다. 6차 교육과정의 공통사회에는 윤리가 배제됐지만 이번 교육과정 개정에서는 윤리 과목이 포함돼 명실공히 통합사회라는 이름에 걸맞은 조건을 갖췄다.

 

6차 교육과정과 질적으로 달라진 점은 사회과목의 분과적, 지식적 접근에서 벗어나, 행복, 환경, 경제, 인권, 노동, 미래 등 주제를 중심으로 한 통합을 추진했다는 점이다.

 

 

지식보다는 통합적인 안목을 길러라
통합이 중요한 키워드로 등장하게 된 이유는 현대사회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은 우리의 삶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개별적이고 분과적인 지식보다는 통합적인 안목을 기르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 이에 따라 통합사회도 우리의 삶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주제를 역사적, 지리적, 사회적, 윤리적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중심된 목표로 삼게 됐다.

 

통합사회의 첫 번째 단원은 행복이다. 과거 윤리 과목에서 중심적으로 다뤘던 행복이라는 주제를 시간적, 공간적, 사회적, 윤리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이해함으로써 통합적 사고력을 발달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시간적인 측면에서 바라본 행복
첫 단원의 주제인 행복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어떻게 접근하고 고민할 수 있는지 살펴보자. 먼저 시간적 측면에서 행복의 기준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과연 시대에 따라 행복의 기준은 달라질까. 행복은 단순히 말하면 바라는 것, 즉 욕구가 충족됐을 때 갖게 되는 만족감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시대적 상황에 따른 결핍 요소가 가장 큰 욕구가 되며, 그것이 그 시대 행복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

 

여기에 시대마다 요구되는 시대정신이나 가치관 등이 반영돼 행복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도 바뀐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가와 공동체에 부합하는 행복이 추구되던 시대가 있었으며, 개인 중심의 행복 추구에 초점을 맞춰 주관적인 만족감이 더 중요한 시대도 있었다. 또한 가족과 미래를 위한 삶을 추구하는 세대와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는 세대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행복의 기준은 시대와 사회적 상황, 가치관과 신념에 따라 그 기준을 달리함을 알 수 있다.

 

 

행복을 어떻게 비교할 수 있을까
시간에 따라 행복의 기준이 변한다면 이런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지역(공간)마다 행복이 다를 수 있고, 그렇다면 이 행복은 어떻게 비교할 수 있는가. 그래서 등장하는 의문은 과연 보편적이고 표준화된 행복 측정 방법이 존재하는지의 문제다.

 

행복이란 개념은 다소 주관적이고 상대적이다. 한때 전 세계적으로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척도로 여겨지기도 했기에, 행복지수에서 국내총생산(GDP)이 중요한 측정기준으로 활용됐다.

 

그러나 기본 욕구가 충족된 국가들에서는 소득이 지속적으로 증가해도 개인의 행복 체감도가 정체되는 현상인 ‘이스털린의 역설’이 등장하면서 행복 측정에 대한 기준들이 다양하게 개발됐다. 대표적으로는 ‘건강한 장수’ ‘지식’ ‘적정한 삶의 수준’을 중심으로 한 유엔개발계획(UNDP)의 인간 개발 지수(HDI)와, ‘주관적 생활만족도’ ‘기대 여명’ ‘생태학적 관점’ 등 세 가지 차원으로 측정하는 신경제재단(NEF)의 행복지수(HPI) 같은 기준들이 있다.

 

이처럼 행복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다양하기에 동일한 시기의 동일한 국가라 하더라도 어떠한 영역에 높은 가중치를 두느냐에 따라 행복 측정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가
이처럼 시간적이고 공간적인 행복의 개념을 접근하고나면 당연히 우리 사회에서 말하는 행복은 어떤가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과연 우리 사회의 행복 정도는 어떠할까. UNDP의 인간 개발 지수는 1인당 국민소득, 교육 수준, 평균 수명, 문맹률, 유아 사망률을 통해 삶의 질을 평가한다. 2015년 우리나라는 조사 대상 188개국 중 17위를 차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더 나은 삶의 지수’는 주거, 소득, 직업, 공동체, 교육, 환경, 시민참여, 건강, 삶의 만족, 안전, 일과 삶의 균형 등 11개 생활 영역을 반영하는 지표를 토대로 삶의 질을 산출한다. 2016년 우리나라는 조사 대상 38개국 중 28위였다.

 

유엔의 행복보고서는 국가별 행복 지표를 국민의 주관적인 삶의 만족감 점수를 합산해 국민의 행복도를 조사한다. 2016년 우리나라는 157개국 중 58위로 OECD 국가 평균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아울러 청소년들의 행복도에 대한 측정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이 또한 몇몇 영역에서는 OECD 국가 평균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다.

 

 

나의 행복과 공리주의 그리고 도덕

개인을 둘러싼 행복에 대한 다양한 흐름과 조사결과들을 생각해보고, 이를 나의 삶의 문제로 연결해 생각하는 것도 필요하다. 개인의 행복과 사회 전체의 행복이 부딪치는 윤리적 상황에 놓이면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둘을 조화시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그것이 어려울 때 공익의 이름으로 사회 전체의 이익이나 행복을 선택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독일의 철학자 칸트로 대표되는 의무론적 윤리는 행위의 결과보다는 그러한 행위를 하게 된 의지나 동기에 주목하는 반면, 목적론적 윤리는 우리가 추구해야 할 어떤 목적이 있음을 전제하고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는 행위가 선하고 옳은 행위라고 본다.

 

이런 목적론적 윤리의 대표적인 사례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원칙으로 잘 알려진 ‘공리주의’다. 즉 관련된 사람들의 고통을 줄이고 쾌락과 행복을 증진시키는 행위가 올바르고 선하다는 것이다. 이는 소수의 이해 관심을 침해하는 것을 정당화한다는 비판으로 개인의 행복을 저해하는 문제와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근본적이고 중요한 가치는 도덕”이라며 “도덕성이 살아야 정의도 살 수 있고, 무너진 원칙도 다시 바로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덕적으로 사는 것이 더욱 행복한 삶을 만들어준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행복’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해보고 이를 나의 삶과 연관해서 고민해 볼 때 우리는 이 주제에 대해 좀 더 깊이 있는 이해에 다가갈 수 있다. 통합사회란 바로 이런 접근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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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강재희 이투스 통합사회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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