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몸이 균류에 잠식당한 개미가 최후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개미는 균류의 숙주가 되는 대표적인 곤충이다. 균류는 포자 형태로 떠다니다가 개미의 몸에 달라붙는데, 끝내 개미의 외골격을 뚫고 뇌까지 들어간다. 균류는 개미의 신경계통을 조종해 ‘좀비 개미’를 만든다. 포자를 퍼뜨리기 쉬운 높은 나무에 오르게 하는가 하면, 다른 개미집에 포자를 떨어뜨리기 쉬운 곳에 찾아가 죽게 만든다. 포자가 터져 날아가면 다른 개미에게서 같은 불행이 반복된다. 미국의 사진작가인 아난드 바르마가 촬영한 이 사진은 월드 프레스 포토 재단이 선정하는 2015년 최고의 보도사진 ‘자연’ 부문 대상으로 뽑혀, 지난 8월 부산문화회관에서 전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