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눈과 입술이 흔들릴 정도로 빠르게 달리다가 360°로 몇 바퀴 회전하는 롤러코스터, 웬만한 아파트보다도 높이 올라갔다가 1초 이내로 뚝 떨어지는 드롭타워…는 이미 식상하다. 울타리에서 나고 자라 이미 야생성을 잃어버린 지 오래인 사자와 호랑이도 시시하다. 앞으로 50년쯤 지난 미래에는 어떤 테마파크가 존재하고 있을까. 지금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무시무시한 놀이기구와, 야생보다 훨씬 더 야생 같은 사파리가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까. 

 


여러분, 안녕하세요! 2070년 현존하는 테마파크 중 가 장 스릴 있고 다양한 모험을 즐길 수 있는 ‘아스트로월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에서 로켓코스터를 타면 우주까지 다녀올 수 있답 니다. 물론 여러분이 지구에서 여기로 올 때 이미 우주 왕복선을 탔겠지요!

아스트로월드가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2010년대 부터 과학자들이 여러 기술을 활용해 훨씬 무섭고 스 릴 있는 놀이기구를 고안했기 때문이에요. 또 이곳에 서는 과학자들이 복원한 지구의 고대 동물과, 자연적 으로 존재하지 않았던 하이브리드 동물도 만날 수 있 답니다. 

자, 그러면 아스트로월드 모험을 시작해볼까요? 입 장권은 여러분의 홍채에 들어 있으니, 지금부터 눈을 번쩍 크게 뜨고 저를 따라 들어오세요!

 

 

가상과현실을넘나드는 아스트로월드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인 2020년 즈음에는 놀이기구의 안전사고에 대한 위험이 컸습니다. 차체가 고장 나거나 안전 바가 풀리거나, 레일이 탈락하고, 갑작스럽게 탑 승객의 건강에 이상이 생기는 등 예기치 않은 안전사 고가 종종 일어났습니다. 과학자들은 지난 50년간 ‘안 전한 놀이기구’를 개발해왔습니다. 

① 대기권 바깥까지 솟구쳤다 내려오는 VR 아스트로 로켓코스터

아스트로월드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요? 저 하늘에 있 는 구름을 넘어 대기권을 지나 우주공간까지랍니다! 이 미 2010년대부터 가상현실을 이용해 우주를 달리는 코 스터가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탄 사람들은 어지 럼증과 멀미를 호소했습니다. 눈앞에 펼쳐지는 영상과, 실제 움직임에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아스트로월드에 있는 VR 로켓코스터는 실제 로켓을 타고 우주공간을 달리는 것처럼 실감나고, 심지어 멀 미도 심하지 않습니다. 코스터의 움직임과 영상의 움직 임이 거의 완벽하게 일치하고, VR 기기가 귀에 있는 전 정기관에 전기신호를 보내 균형감각을 제어하는 덕분 입니다. 

과학자들은 우주왕복선의 비행 방식과 연료의 경제 성 문제가 해결되면 가까운 미래에는 실제 우주에 다 녀오는 코스터가 탄생할 것으로 보고 있어요. 

② 내가 직접 해적을 물리친다 스페이스 파이럿츠

옛날에는 해적이 나오는 영화와 만화가 인기였습니 다. 큰 배를 타고 풍랑을 가르며 약탈하는(?) 악당이 꽤 매력적이었대요. 당시 테마파크에는 커다란 배가 그네처럼 움직이는 ‘바이킹’도 있었습니다. 특히 무중 력 상태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맨 뒷자리가 인기 였지요.

아스트로월드는 그 시대의 향수를 ‘스페이스 파이럿츠’로 부활시켰습니다. 가상현실에서 거대한 배가 진짜 우주를 항해하듯이 리얼하게 움직입니다. 여기에 홀로 그램 기술과 게임 시스템을 더했습니다. 탑승자들은 풍 랑을 만나 거세게 흔들리는 배 안에서 힘을 합쳐, 홀로 그램 해적들을 무찔러야 합니다. 해적들이 쓰고 있는 모자를 모두 터치하면 우리가 이깁니다. 

해적은 빛이 퍼지는 방향을 제어해 한 곳으로 모은 3 차원 홀로그램입니다. 예전에는 빛을 제어하기가 어려 워 3차원으로 띄우는 게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그런데 2017년 KAIST 물리학과에서 간유리를 이용해 빛을 산 란시킨 다음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한 뒤부터, 홀로그램 기술이 눈부시게 발달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처럼 사 람이나 사물을 생생하게 띄울 수 있게 됐지요. 그러니까 해적이 쏜 대포에 맞더라도 너무 놀라지 마세요. 단지 가 상이니까요! 

③ 앞을 알 수 없는 미치광이 카레이싱 캔틸레버 코스터

아주 오래 전인 2012년, 놀이기구 개발자인 닉 와이센 버거가 액션 영화를 보고 영감을 얻어 이 기구에 대한 디자인을 제안했습니다. 기다란 두 다리가 달린 로봇 자동차인데요. 각 다리로 레일 위를 달립니다. 두 레일 이 평행한 구간도 있지만 대부분은 각기 다른 방향으 로 뒤틀려 있거나 높낮이와 경사가 다릅니다. 그래서 달리는 내내 자동차가 마치 높은 언덕을 넘고, 늪지대 에 빠졌다가 기어오르고, 돌풍에 휘말리는 것처럼 정 신없이 흔들립니다.

혹시나 교통사고(?)가 나면 어떻게 하냐고요? 후후, 걱정 마세요. 기구 옆으로 레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 멀 리서 보면 로봇이 팔로 벽을 붙잡고 비틀거리면서 달리 는 것 같지요. 게다가 각 자리에 센서가 있어 탑승객의 심장박동수와 혈압을 실시간으로 체크한답니다. 인공 지능을 통한 진단과 원격진료가 항시 대기하고 있으니 안심하고 스릴을 즐기세요.


똑똑하게진화한동물원 아스트로사파리

과거에는 동물원에 거대한 울타리가 있었습니다. 사자 와 호랑이, 하마, 코끼리 등 각 종별로 나눠 가뒀지요. 당 시에는 이런 방식이 동물 생명의 존엄성을 해친다거나, 또는 동물원에서 보호하는 덕분에 멸종위기종이 그나 마 남아 있다는 등 여러 주장으로 엇갈렸습니다. 다행히 2020년대에 들어선 이후부터 사람들은 동물이 야생성 을 지키면서도 사람에게 위험하지 않고, 또 다양한 종을 보전할 수 있는 동물원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아스트로 사파리’ 같은 동물의 천국이 탄생했지요. 

① 1700년대 이전의 야생을 보여줄게 도심 속 사파리

동물원 디자인을 연구하는 존 코는 2012년 2월, 미국 뉴 욕 카니시우스 칼리지에서 열린 ‘미래 동물원 심포지엄’ 에서 앞으로 동물원 디자인이 어떻게 달라져야 할지 연 구한 내용을 발표했습니다(Design and Architecture : Third Generation Conservation, PostImmersion and Beyond, 2012). 그는 과거부터 당시까지 사람과 동물이 어떤 관계에 놓여 있었는지를 토대로 미래에 동물 원이 어떻게 달라질지 추측했습니다. 1700년대 전에는 사람들이 고기를 얻기 위해 사냥을 했고, 1700~1950년 대까지는 사냥을 스포츠로 즐겼습니다. 이때는 무분별 한 포획을 막고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 국립공원을 지 정하기도 했지요. 이후부터 2012년 당시까지는 동물을 종류별로 가둬놓는 방식이 일반화됐습니다. 

그는 2012년 이후부터 2050년까지는 동물원의 구조 를 바꾸거나 가상현실, 로봇 등 기술을 이용해 실제 동 물을 괴롭히지 않는 방식을 생각했습니다. 사자나 호랑 이 같은 맹수들을 철창으로 두르는 대신, 사람과 맹수 사이에 깊고 넓은 구덩이를 파 자연적으로 인명 피해를 줄이겠다는 식이었지요. 실제로 2000년대에는 동물이 야생과 비슷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철창을 없앤 동 물원이 있었습니다. 또한 가상현실을 이용하거나 실제 와 똑 닮은 로봇동물을 만들어 동물에 대한 설명을 스 크린이나 표지판으로 보여주는 대신, 동물과 직접 대화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그 후 과학자들이 그의 아이디어를 실현시킨 덕분에 아스트로 사파리 에서는 동물에게 먹이와 사냥법, 짝짓기 등을 직접 물 어볼 수 있답니다.

② 과거 영화에만 나오던 공룡을 직접 만난다! 백악기 사파리

여러분은 공룡에 대해 얼마만큼 알고 계신가요? 백악 기 사파리는 티라노사우루스부터 트리케라톱스 등 수 많은 공룡을 직접 보고 울음소리도 들을 수 있습니다. 불과 50년 전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공룡을 영화에서 만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피부색이나 움직임을 상상 한 가짜였지요. 

영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을까요? 미국 루이지애나 공대의 진화생태학자인 제프리 율 박사는 종 다양성을 생각한 동물원을 고안했습니다. 그리고 2012년 버팔로 동물원과 카니시우스 칼리지가 주최한 ‘미래동물원 심 포지엄’에서 발표했습니다. 털매머드와 도도새, 태즈메 이니아 늑대처럼 이미 멸종했거나 멸종 위기에 놓인 동 물을 유전자 복제 기술로 탄생시킨 뒤 야생과 비슷한 환경에서 살게 해 보존하겠다는 생각이었지요. 

이미 지금으로부터 50여 년 전인 2017년, 미국 하버 드대 의대 조지 처치 교수팀은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 서 발견된 털매머드 조직에서 DNA를 추출해, 아시아 코끼리 유전체 안에 넣는 실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약 2년 뒤 매머드와 코끼리의 유전자가 섞인 배아를 만들 어 세상 밖으로 탄생시켰습니다. 그 아들의 딸의 손녀 의 사위…인 매머드 맘송이가 지금 아스트로월드 사파 리에 살고 있지요. 



+ 더 읽을거리
존 코가 제안한 미래형 동물원(Design and Architecture : Third Generation Conservation, PostImmersion and Beyond)
in 과학동아 31년 기사 디라이브러리(정기독자 무료)
‘동물원 역사는 동물이 행복해지는 역사’ (2009년 5월호)

https://dl.dongascience.com/dl/magazine/detail/ S200905N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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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이정아 기자
  • 일러스트

    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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