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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동화] 제트 슈트 입고 하늘에 오르다 '선녀와 나무꾼'

[이지 사이언스]


날개옷을 되찾은 선녀가 두 아이를 안고 하늘 높이 날아가 버렸습니다. 나무꾼은 망연자실 한 채로 발을 동동 굴렀죠. 하지만 선녀는 이미 하늘나라로 돌아간 뒤였습니다.

 

떠나는 선녀의 뒷모습을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나무꾼은 이제 없습니다. 눈앞에서 아내와 자식들을 떠나보낸 ‘선녀와 나무꾼 사건’ 이후로 하늘에 다가가기 위한 인류의 노력이 열기구와 비행기, 그리고 우주선까지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최근에는 날개옷을 만들어낸 인간들이 하늘을 누비는 모습이 발견돼 화제입니다. 인간용 날개옷, ‘제트 슈트’입니다. 대표적인 제트 슈트는 2017년 설립된 영국 스타트업 ‘그래비티 인더스트리’의 창업자 리처드 브라우닝이 2016년 개발한 개인 비행복입니다. 마법을 부릴 수 없던 그들은 마법 대신 엔진을 이용해 비행의 꿈을 실현했습니다. 


제트 슈트는 인간이 중력과의 사투에서 거둔 ‘가벼운 승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트 슈트에 부착된 엔진의 추진력을 합하면 144kg의 물체를 들어 올릴 수 있습니다. 엔진 자체의 질량(25kg)과 연료(10kg)를 포함해도 어지간한 조종사를 들어올릴 수 있는 힘이죠. 이론적으로 솟구칠 수 있는 최대 높이는 약 3.7km에 이릅니다. 속도도 빨라, 2019년 11월에는 시속 136.8km의 속도를 기록하며 기네스북에 등재됐습니다. 


비행도 날개옷 못지않게 쉽습니다. 양팔 팔꿈치 바로 아래에 부착된 엔진 네 개가 조종의 핵심인데요. 지면을 향해 팔을 뻗으면 위로 올라가고, 양팔을 벌리면 아래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허리에 부착된 엔진은 양팔에 달린 엔진보다 더 강력한 추진력을 가져 몸을 공중에 띄우는 역할을 합니다.


브라우닝 창업자는 제트 슈트로 비행하는 기분에 대해 ‘꿈 같은 경험’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몸이 점차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다가 지면에서 발이 떨어지면 그 순간 평온함과 함께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기분이 든다”고 했죠. 제트 슈트도 하늘에선 날개옷과 다를 바 없나 봅니다.


그래비티 인더스트리는 당분간은 하늘나라보다는 땅 위의 인간을 위해 좀더 활약할 예정입니다. 구급요원이 쉽게 도달하지 못하는 산악 지대의 조난자를 구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영국 ‘그레이트 노스 에어 앰뷸런스 서비스’와 함께 산악 구조 시험비행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과학동화의 소식통에 따르면 하늘나라에 있던 선녀도 제트 슈트 소식을 들었습니다. 선녀는 “나무꾼이 날개옷을 훔친 것은 괘씸하지만 제트 슈트를 입고 많은 사람을 돕는다면 한번 만나줄 의향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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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김소연 기자
  • 디자인

    이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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