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자체의 영양가는?
그렇다면 다시, 술만 마시면 살이 찌지 않는 걸까요? 영양학 전문가들의 답은 ‘No’입니다. 마신 알코올은 약 10%만 배설되고 나머지는 몸에 저장되기 때문입니다. 몸에 남은 90%는 알코올탈수소효소(NAD+)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 아세틸조효소에이(Acetyl-CoA)로 차례로 전환됩니다. 아세틸조효소에이는 지방질 대사에 굉장히 중요한 대사중간체입니다. 우리 몸의 시트르산회로(Citric acid cycle)에 들어가 물과 이산화탄소, ATP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알코올에서 만들어진 아세틸조효소에이는 시트르산회로로 잘 가지 않습니다. 즉 ATP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대신 대부분 지방으로 변해 간에 축적되죠. 그리고 혈중 알코올 처리가 다 끝나면 다시 지방산으로 환원돼 혈액으로 나옵니다. 이것을 에너지로 다 써버리지 못하면 지방세포에 들어가 살이 됩니다. 정리하면, 알코올은 정식 지방대사과정을 거치지는 않지만 최종적으로는 지방산이 돼 체내에 쌓입니다. 북유럽 지역에서 맥주를 ‘액체빵’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이제 이해되시나요?

해장술은 얼마나 도움이 될까?
보너스로 몇 가지 진실을 더 알려드리겠습니다. 과음한 다음날 해장술? 다이어트엔 결코 도움이 안 되지만 숙취 해소에는 긍정적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 몸은 에탄올을 먼저 대사시키고, 시간이 지난 뒤 메탄올을 대사시키는데 이때 숙취 물질인 포름알데히드와 포름산이 나옵니다. 소량의 술을 마시면 다시 메탄올의 대사를 억제시킬 수 있습니다. 또 술을 마시면 근육이 분해된다는 소문이 있는데요. 물이 빠질 뿐, 단백질은 그대로 근육에 남아있기 때문에 사실이 아닙니다. 운동할 시간에 술을 마시기 때문이라고보는 게 타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