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 라이언 크로우 미국 지질조사국 연구원이 이끈 공동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660만 년 전 호수가 범람하며 만들어진 새로운 물길이 지금의 그랜드캐니언 협곡을 만들었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doi: 10.1126/science.adz6826
미국 애리조나 북서부 고원지대의 그랜드캐니언은 콜로라도강이 수백만 년 동안 암석을 침식해 만든 거대한 협곡이다. 강은 1100만 년 전부터 존재했지만 처음부터 그랜드캐니언을 지나 바다로 이어지는 경로로 흐르진 않았다. 콜로라도강이 언제, 어떻게 그랜드캐니언을 관통하게 됐는지에 관해선 오랜 논쟁이 이어졌다.
지금까지 지하 석회암 지대가 용해돼 형성된 터널로 물이 흘러 경로가 바뀌었다는 가설, 지하수가 지표 아래에서 암석을 침식시켜 붕괴시키면서 계곡이 형성됐다는 가설 등이 나왔다. 연구팀은 이중 호수가 분지의 가장자리를 넘어 흘러넘치면서 새로운 물의 흐름이 만들어졌다는 가설을 검증하기로 했다.
애리조나 북동부 콜로라도 고원에 있는 비다호치 분지에는 약 700~600만 년 전에 거대한 내륙 호수가 있었다. 이 호수 수위가 상승하며 물이 넘쳐흘렀고, 이때 만들어진 새로운 물줄기가 콜로라도강이 태평양으로 흘러 나가는 경로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비다호치층의 상부와 하부 지층을 비롯해 콜로라도 강의 상류 지역, 비다호치 분지의 하류 지역, 그랜드캐니언 하류 지역 지층 등에서 채취한 퇴적물 속 지르콘 결정의 연대와 기원을 분석했다. 지르콘은 형성 시기와 출처를 추적할 수 있는 광물이다. 지르콘에 포함된 우라늄은 반감기에 따라 일정 시간이 지나면 납으로 붕괴되기 때문에, 납과 우라늄의 비율을 측정하면 광물 형성 시기를 계산할 수 있다.
분석 결과 비다호치층 상부 지층의 지르콘 연대 분포가 콜로라도강 상류 퇴적물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는 약 660만 년 전 이미 이 지역이 콜로라도강과 연결돼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이 시기에 비다호치 분지의 퇴적 속도가 이전보다 10배 이상 빠르게 증가하는 등 퇴적 환경 변화에도 뚜렷한 변화가 있었다.
이후 콜로라도강은 계속해 새로운 물길을 만들었고 약 560만 년 전에 그랜드캐니언을 빠져나간 뒤 약 500만 년 전 캘리포니아만에 도착해 바다에 맞닿은 것으로 추정된다. 논문의 제1저자인 존 히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지구, 행성 및 우주 과학과 교수는 보도자료에서 “(660만 년 전의 호수 범람이) 어떤 면에서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콜로라도강의 탄생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Shutterstock
그랜드캐니언의 위성 사진. 콜로라도강이 미국 애리조나고원지대를 침식해 지구에서 가장 거대한 협곡을 만들었다. 최근 이 강이 660만 년 전 호수가 넘치면서 흐르는 방향을 틀어 그랜드캐니언을 만들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GI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