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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우리 몸에는 프랙탈 나무가 자란다

인체 곳곳에 숨어 있는 프랙탈 구조는 자연과 닮았다. 온몸에 뻗어 있는 혈관은 하천을, 폐를 이루는 폐포는 포도송이를 닮았다. 자연에서 프랙탈은 대개 하천처럼 물질을 흘려보낼 때 장애물을 피해 저항이 없는 곳으로 길을 내거나, 눈꽃송이처럼 하나의 결정핵에서 사방팔방으로 자라날 때 나타난다. 산호처럼 바닷물과 닿는 접촉면을 늘리기 위해 구불구불 자라는 경우도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프랙탈도 마법을 부려 테니스장 두 개 만큼 넓은 혈관과, 집 한 채만 한 폐를 몸속에 넣었다.


혈관 네트워크

혈관의 길이는 총 10만km가 넘는다. 혈관 네트워크가 프랙탈을 띠는 덕분에 심장에서 출발한 피는 머리 꼭대기와 손가락 끝, 발가락 끝까지 널리 고루고루 퍼진다. 생물이 호흡으로 얻은 산소와 물질대사로 만든 에너지는 혈관을 타고 온몸 곳곳으로 퍼진다.

즉, 프랙탈을 따라 퍼진다. 주먹보다 작은 생쥐부터 집채만 한 고래까지 크기가 다양한 동물이 살아가는 비결은, 각각 몸집에 맞게 에너지를 골고루 보낼 수 있는 프랙탈 덕분이다.

재미있게도 이렇게 프랙탈을 띠는 네트워크에서는 멱함수 법칙이 나타난다. 몸무게의 로그값과 물질대사율의 로그값 사이의 관계를 그래프로 그리면 직선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전기모터나 내연기관은 프랙탈 구조를 띠지 않으며, 멱함수 법칙을 따르지도 않는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인체 부위의 생김새나 몸속에 나타나는 현상의 패턴이 멱함수 법칙을 따르는지 계산해 프랙탈 여부를 알아낸다.

뇌 주름

커다란 주름을 기준으로 몇 개 영역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안에 잔주름이 오밀조밀하다. 뇌 주름을 다 펴면 총 넓이가 신문지 한 장만 하다. 뇌 주름은 표면적을 넓혀 네트워크 수를 증가시키고, 혈류량을 늘려 산소와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 받는다. 프랙탈 차원은 2.7 정도다.

프랙탈 차원 : 프랙탈 도형이 공간을 얼마나 오밀조밀하게 채우는지 나타내는 수치다.

뉴런
신경세포 사이의 복잡한 네트워크는 프랙탈 구조다. 기억이나 사고, 집중 같은 주요 기능을 하는 대뇌피질은 신경섬유가 모여 있는 백질보다 프랙탈 차원이 훨씬 높다.

뇌파
뇌의 상태와 기능, 부위에 따라 다르다. 시간을 기준으로 패턴을 분석했을 때 시간 단위, 분 단위, 초 단위로 봤을 때 형태가 비슷한 프랙탈을 띤다. 프랙탈 차원은 상황이나 기분에 따라, 또 정신건강에 따라 달라진다. 프랙탈을 활용하면 정신질환의 원인이나 치료법 등을 연구할 수 있다.
 
 
재미있게도 기관과 기관지, 세기관지, 폐포 등은 큰 단위로 보나, 작은 단위로 보나 각각 프랙탈을 띠고 있다. 현재 의학에서는 문진으로 기관을 관찰하거나 CT 촬영으로 폐포를 관찰하는 수준이다. 프랙탈을 활용하면 모든 단계에서 폐를 정밀히 진단할 수 있다.

세기관지 : 지름이 1mm 이하인 작은 기관지.

세포
수많은 세포가 모여 하나의 조직을 이루는 모습이나 세포분열에서도 프랙탈을 볼 수 있다. 특히 암세포는 주변에 있는 정상 세포와 프랙탈 차원이 다르고, 표면에 미세한 프랙탈 패턴이 나타난다. 이를 활용하면 암을 초기 단계에서 진단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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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프랙탈 의학
Part 1. 우리 몸에는 프랙탈 나무가 자란다
Part 2. 내 안에 펼쳐진 나만의 우주
Part 3. 진단부터 치료까지 프랙탈 의학

2016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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