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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이글Ⅰ호의 실패이후 '맥스'와 '벤'은 자신들의 실패를 되씹어 보며 다소 의기소침해 있었다. 맥스는 그 시점에서 달리 방도가 없었음에도 불시착 결정을 내린 것을 후회하였고, 벤은 그들이 실수하여 2천피트의 고도에 도달한 것에 고민했다.

패인을 분석하며 자신의 사업을 남에게 맡긴채 다음계획을 준비했던 맥스에 비해 벤은 재도전쪽보다는 자신의 사업에 몰두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한사람의 정열과, 주위의 '언제 다음 비행을 하렵니까?'라는 질문공세는 새로운 정열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하였다.

두번째 계획은 파일럿의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한사람이 추가되었다. '랄리 뉴먼'이란 26세의 젊은이는 비행하는 일이 유일한 삶인 듯한 프로파일럿이었다. 약간은 내성적인 맥스의 반대가 있었지만 벤의 강력한 주장이 관철되어 '랄리'는 동등한 승무원의 한사람으로 실패의 책임도 성공의 영광도 함께 나누어가지기로 했다. 1978년 8월10일 더블이글Ⅱ호가 출발하기까지 자잘구레한 문제는 하나하나 해결되었다. 그들은 빈틈없이 준비물들을 점검했다. 방수방한의류, 어떠한 기후에도 사용할 수 있는 교신기기 등.

출발준비는 이전보다 잘되었으나 최종단계에서 문제가 발견되었다. 헬륨을 채운 탱크이 용량이 발주했던 것보다 1만3천ft³이나 적었던 것이다. 실수로는 최악의 것이었는데 그들은 변경하지 않고 출발을 결정했다. 출발직후부터 하강기류에 말려들었고, 무전기 배터리가 소모되어 수신은 가능해도 송신이 불가능했다. 귀중한 밸러스트(고도조종모래주머니)를 조금버려 하강기류를 벗어났고 무전기 문제는 임기응변으로 주위를 나는 비행기와 교신하여 비행관제센터와 연락을 취하였다.

여행 둘째날은 맑게 개여, 기구는 따뜻한 햇빛 아래를 천천히 날았다. 3명의 승무원은 각자의 책임을 다하였다. 맥스는 잠자코 항공위치를 측정하였고, 벤은 인내심 있게 밸러스트의 정확한 계산을 하였다. 랄리는 무전기를 주무르고 사진을 찍으면서 끊임없이 지껄였다.

기구 밑에는 랄리의 행글라이더가 매달려 있었다. 기구가 대서양 저편 바닷가에 착륙하면 그 글라이더를 타고 멋있게 육지를 밟으려는 야심을 품고 있었다.

그러나 이 행글라이더는 랄리와 두사람의 갈등을 유발시키는 매개체가 되었다. 하강기류에 걸렸을 때 맥스는 농담반 진담반으로 랄리에게 행글라이더를 타고 뛰어내릴것을 권유하였다. 행글라이더가 바람에 떠밀린다면 바다에 빠질 위험성이 커, 생존가능성은 거의없었다.

2만3천피트에 도달하면서 산소를 사용했다. 추위로 따뜻한 옷을 많이 껴입었다. 기구의 고도를 유지하기 위해 모든 것을 던져야만 했다. 무전기 예비식량 산소 등. 기구의 바깥울타리를 잘라버릴것을 논의했으나 벤은 지난번의 동상 기억 때문에 난방용 기구를 버리는데는 반대했다.

기구비행에 확실성은 아무것도 없다. 5일째 되는 날, 아일랜드 해안으로부터 3백마일 근처에서 돌연, 기구가 낙하하기 시작했다. 위기가 맥스와 벤의 마음을 결합시켜 침착하게 대응하였다.

이제 기구는 텅빈 껍질만 남은채 아일랜드 해안으로 향했다. 잠시후 등불이 눈에 띄고 멀리서 소리가 났으나, 그것이 개짖는 소리임을 아는데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그들은 결국 대서양을 횡단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이 성공을 완전한 것으로 만들려면 유럽대륙에 착륙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영국의 몇천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도시의 하늘을 끝없이 우아하게 떠내려가는 기구를 우러러보았다. 그리고 영국해협을 거쳐 프랑스의 해안으로 날았다. 대량의 헬륨가스가 새고 있었기 때문에 기구는 휘어지기 시작했다. 벤은 있는 힘껏 가스를 빼 완벽한 착륙을 마쳤다. 이로써 1백37시간5분의 기구여행이 막을 내렸다.

누가 과연 중요한 역할을 했는가. 이는 외부사람들에 의해 끊임없이 제기되는 질문이었다. 인간의 공명심은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한 그들의 우정을 금가게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맥스는 정책결정을 하며 최종결정을 내리는 스타일이고 벤은 일상적인 업무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수행한 실무형이다. 이것은 실제로 행해진 사실에 대한 공정한 평가이고, 이것만이 동료이면서 서로 재능을 보충해왔던 2명의 남자사이를 나쁜 상황으로 몰고가지 않게하는 유일한 출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