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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인터뷰] ‘셀프 디스’는 계속돼야 한다

지난 2월 5일, 나 홀로 인공위성을 쏘아올린 송호준 작가의 도전을 다룬 영화 ‘망원동 인공위성’이 개봉했다. 그런데 영화 홍보 현장에 주인공이 나타나지 않았다. 게다가 송 작가는 개봉을 며칠 앞두고 자신의 SNS 계정에 “개봉을 반기지 않는다”는 글을 남겼다. 어찌 된 영문일까. 그에게 ‘셀프 디스(스스로 자신을 부정하는 행위)’의 이유를 전화로 물었다.
 

Q 위성을 쏘게 된 계기부터 말씀해주세요.
A 특별히 인공위성이 좋아서 쏜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 생각했던 것은 무언가를 ‘배우는 방식’이 바뀌고 있고 그것을 보여줘야겠다는 것뿐이었어요. 학교에서 학위를 따는 게 아니라 인터넷으로 기술을 익히고 재료를 구매할 수 있게 환경이 바뀌고 있어요. 사람들에게 이게 어떤 의미를 지닐까가 궁금했습니다. 또 우주과학은 국가적인 역량이 필요하거나 엄청난 엘리트들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에 대한 편견도 바꾸고 싶었어요.

Q 1인 과학의 시대가 열린다는 영화의 주제와 비슷해 보이는데….
A 제가 영화를 보지 않아서 정확하게 말씀드릴 순 없어요. 그렇지만 미디어와 영화에 노출될수록 제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저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예를 들어 저는 국가나 민족을 위해서 위성을 쏜 게 아닌데 저를 그렇게 이해한 사람도 있었어요. 그게 싫었습니다. 그래서 셀프 디스는 계속돼야 합니다. 셀프 디스가 사람들이 제가 한 일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되거든요.

Q 전자공학을 전공했는데 작품 활동에 도움이 됐나요?
A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공부를 썩 열심히 하는 편도 아니었고요. 인두질을 하거나 납땜을 하는 것은 인공위성을 만들면서 몸으로 부딪히며 배운 겁니다(송호준 작가는 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를 2005년 졸업했다).

Q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나요?
A 당장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동료 작가들과 전시회를 여는데, 제가 인공위성을 만들 때 배웠던 노하우를 전시해요. 인두와 납은 어디서 구하는가 같은 깨알 팁들을 소개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원래 제가 궁금해하던 것인 ‘우리가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일이든 하고 있을 겁니다. 그게 무엇이든지 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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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송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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