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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숨쉬지 않고도 살아있다

각자 알아서 살아라


숨쉬지 않고도 살아있다

손바닥에 올라갈 만한 자그마한 거북을 키워 본 일이 있는지. 각종 채소를 잘게 썰어 주면 강한 턱힘을 이용해 오물오물 씹어 먹는다. 귀여움으로 무장한 겉모습과 달리 때로 거북은 무자비한 사냥꾼이다. 야생에서 거북은 작은 물고기를 사냥해 먹기도 하는데, 싱가폴의 극사실주의 예술가 켕 라이는 이 모습을 대야 안에 고스란히 재현해냈다.

그는 자신의 작품 전시회를 ‘숨쉬지 않고도 살아있다 (Alive without Breath)’라고 부른다. 그의 작품들은 금방이라도 물 밖으로 뛰어나올 것처럼 생생하다. 거북, 새우, 문어…. 손을 가져다 대면 수생생물 특유의 차가움이 느껴질 것 같다.

이런 생동감을 주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생명을 만들 수 있는 연금술? 마녀의 비약? 아니면 스틱스 강물? 아니다. 작가에게 필요한 재료는 오로지 투명한 에폭시 수지와 경화제, 그리고 아크릴 물감뿐이다.



각자 알아서 살아라

거북은 과연 배가 고픈 것일까, 부른 것일까.

거북의 상태에 따라 물고기는 살 수도, 죽을 수도 있다. 물론 거북이 사냥에 실패할 수도 있다. 자기 삶은 각자 알아서 살 것.



흘러가 보자

그릇에 갇힌 물고기가 탈출구를 찾는 것 같다. 밖으로 나가는 흐름을 찾아 맴돌지만 결국은 제자리에 돌아올 뿐이다.


난 애정이 많을 뿐, 싸움꾼이 아니에요

어항에서 자주 기르는 구피처럼 생긴 물고기.

투명한 그릇에 담겨 어쩔 줄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투명한 에폭시 수지 안에서, 지느러미는 금방이라도 찰랑일 것 같다.

디지털 예술과 그래픽 디자인을 하던 작가가 극사실주의 작품을 시작한 것은 2011년 일본의 리우스케 후카호리의 금붕어 작품을 보면서다. 동료 사진기자의 소개로 알게 된 작품을 보면서 새로운 기법에 도전했다.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작품을 발표했는데, 초기 작품은 물속에서 노는 물고기다.




자, 이리와서 함께 춤추자!

붉은색 문어가 강렬하다. 이리저리 꼬여있는 다리가 마치 함께 춤추자며 금방이라도 관객을 끌어들일 것 같다.

작은 용기에 투명 에폭시 수지와 경화제를 붓고, 굳으면 아크릴 물감으로 평면그림을 그린다. 다시 수지와 경화제를 붓고, 굳으면 또 그림을 그린다. 작업을 반복할수록 작품은 점점 생명을 얻어간다.

때로는 달걀 껍데기나 조약돌을 이용해 양감을 표현하기도 한다. 앞선 거북 등껍데기는 달걀껍데기를 이용해 실감나게 표현했다. 그렇다면 문어나 새우는 어떨까.


작은 새우

새우는 구우면 껍질이 빨갛게 변한다. 과연 이 새우도 그럴까.

물 밖으로 뾰족 나와있는 수염은 과연 진짜일까 그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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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오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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