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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에 두 사람의 그림자(실루엣)가 비친다. 우산을 쓰는 남자, 그 옆을 무심히 스치는 여자. 하지만 두 사람은 실제로는 만난 적이 없다. 각각 과거와 현재에 만들어진 그림자이기 때문이다.

황지은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가 만든 전시 작품 ‘우연구름’의 내용이다. 9월 13일부터 11월 4일까지 구 서울역 건물 ‘문화역서울 284’에서 열리는 대형 전시회 ‘인생사용법’에 출품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과학자들의 소도시 강연 재능기부 활동 ‘10월의 하늘’을 건축과 미디어 아트로 표현했다.

‘10월의 하늘’은 정재승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가 2010년 SNS 트위터에서 제안해 시작된 재능기부로, 자발적으로 참여한 과학자와 시민이 지방 곳곳에서 동시에 과학 강연을 펼친다. 3회째를 맞는 올해는 한국도서관협회 공동주최로 10월 27일 경남 양산, 충남 장항, 전남 무안 등 41개 도서관에서 열린다.

‘우연구름’은 자발적으로 모인 사람들이 우연히 모여 ‘무(無)’에서 전국 강연을 만들어낸 과정을 예술적으로 표현했다. 먼저 스튜디오에서 10월의 하늘 참가자 중 약 30명의 동작을 녹색 스크린(디지털 카메라의 파장 영역에 맞게 색보정한 블루스크린)을 배경으로 촬영했다. 이렇게 얻은 약 90개의 영상을 영상편집 프로그램으로 윤곽만 추출한 뒤, 마치 애니메이션처럼 1초에 15프레임씩 돌렸다.

전시장에서는 이 영상을 트위터의 실시간 메시지와 연동시켜 빔프로젝트로 스크린에 쏜다. 참여자가 문장을 쓸 때마다 해당 사람의 실루엣이 뜨는 식이다. 이들이 군중이 돼 스크린을 메우는 사이,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의 그림자가 더해진다. 과거와 현재,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한 데 모인다.

황 교수는 “’10월의 하늘’이 참여자의 삶에 미친 영향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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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윤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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