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잡으면 용치! 날쌘돌이, 호좀매미
대부분의 매미는 이름의 유래를 알 수 있는데, 호좀매미의 ‘호좀’은 뜻이 정확히 알려져 있지않다. 호좀매미는 7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볼 수 있다. 관찰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9월이다. 8월에도 호좀매미 소리가 꽤 들리지만 참매미, 애매미 등 소리가 더 큰 매미 때문에 잘 들리지 않을 수 있다.
전국적으로 넓게 분포하지만, 특이하게도 해발 500m 이상의 높은 지대에서 집중적으로산다. 따라서 호좀매미 소리를 들으려면 등산을 해야 한다. 강원도 평창, 인제 등은 평지가 해발 500m를 웃돌기 때문에 어렵게 등산을 하지 않아도 만날 수 있다. 소나무에 앉아서 우는 것을 좋아하니 소나무를 잘 살펴보자. 채집은 쉽지 않은데, 눈치가 빨라 조금만 다가가도 날아가 버린다. 날면서도 소리를 내며, 몸이 전체적으로 검다. 등에 있는 두 개의 주황색점이 구별할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이다. 몸길이는 약 25mm로 작은 편이다. 한반도와 일본, 만주벌판 등에 산다

햄버거 가게 홍보대사? 호좀매미 친구, 참깽깽매미
매미를 잘 아는 독자라면 9월에 이 매미를 소개하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다. 7월부터 나오기 시작해 8월에 가장 번성하기 때문이다. 이유는 호좀매미와 함께 소개하기 위해서다. 이 두 종은 크기와 소리 등이 크게 다르지만(참깽깽매미가 40mm로 훨씬 크다), 서식지가 겹친다. 둘 다 해발 500m 이상의 고산지대에서 주로 발견할 수 있다.
참깽깽매미가 보이는 가장 특이한 행동은 나무 줄기에 자주 거꾸로(땅을 향해) 매달린다는 것이다. 이 때 참깽깽매미의 등을 보면 모 햄버거 가게의 유명한 로고가 보인다. 이 무늬로 참깽깽매미를 구분하면 쉽다. 필자가 이 햄버거 가게의 후원을 받는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길….
내가 매미인 줄 몰랐지? 가을이 좋은, 늦털매미
작년 10월 중순, 필자(윤기상)가 점심시간에 산 밑에 있는 학교 뒤뜰을 산책할 때였다. 선생님 세 분이 곤충 소리를 들었다며 매미 소리인지 토론을 하고 있었다. 이미 가을이 한창이라 매미일 리 없다는 의견이 강했지만, 필자가 들어보니 매미 소리가 맞았다. 늦털매미다.
털매미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늦게 나온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하지만 둘은 외모를 빼고는 닮은 점이 별로 없다. 털매미는 주로 7, 8월에 보이지만 늦털매미는 9, 10월에 많다. 필자는 아직까지 한 공간에서 두 매미의 소리를 함께 들은 적이 없다. 분류학상으로도 멀다.
늦털매미는 한국산 매미 중 가장 늦게 생존하는 매미로, 이 매미 소리를 끝으로 그 해 매미와는 안녕이다. 늦털매미와 사촌격인 대만늦털매미는 대만 난터우현과 중국 저장성에 사는데, 12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생존한다. 몸길이는 약 25mm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