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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힘이 더 셀까
북극 동토층에는 탄소가 대기 중에 포함된 양(대부분 이산화탄소로 존재)보다 2배 이상이 들어있어요.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북극 기온이 올라가면서 동토층이 조금씩 녹고 있답니다. 그 속에 들어있던 탄소도 이산화탄소나 메탄으로 바뀌어서 대기 중으로 방출되고 있지요. 대기로 이산화탄소가 방출된다? 과학동아 독자라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거예요. 온실효과가 발생해 지구온난화를 더 심하게 만들 거예요.
그런데 동토층이 녹으면 지구온난화 현상만 일어나는 건 아니에요. 북극 기온이 증가하면 식물의 성장기간이 늘어나고 남쪽에 살고 있던 식물이 이전에 살 수 없었던 북쪽으로 이동하게 되죠. 남쪽에 살고 있는 식물도 예전보다 광합성을 활발하게 하기 때문에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능력이 증가해요.
즉 동토층이 녹으면 이산화탄소 또는 메탄을 방출하는 양과 식물에 의한 광합성 증가가 서로 충돌하면서 대기 중 온실 기체는 증가할 수도 있고, 감소할 수도 있어요. 그럼 어느쪽이냐고요? 아직은 정확히 몰라요. 이 과정은 넓은 북극 동토층에서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데 아직 관측이 부족 하거든요.
극지연구소에서는 북극 다산과학기지를 포함하여 최근 미국 알래스카, 캐나다 캠브리지 베이에 온실가스의 방출 또는 흡수를 감시할 수 있는 관측 장비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어요. 연구팀은 앞으로 관측지를 그린란드와 시베리아로도 확장할 계획이라고 해요. 연구팀은 온실가스만 감시하는 건 아니에요. 다양한 기후, 지리, 식생 조건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북극 동토층의 환경 변화를 감시하고 그 과정을 이해하는 게 연구 목적이지요.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 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서 진행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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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아, 훠이~훠이
그럼 수찬이와 제가 직접 다산기지에서 본 모습을 알려드릴게요. 먼저 이산화탄소 플럭스를 조사해요. 플럭스는 공기 흐름의 양과 성질이라고 이해하면 되는데요, 기후변화에 따라 영구동토지역에 서 이산화탄소가 얼마나 발생하고 있으며 발생량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지켜보고 있답니다. 또 이산화탄소 자동관측시스템을 이용해 토양, 식물, 대기 사이에 교환되는 이산화탄소 양(플럭스)도 관측하고 있어요.
긴 기간은 아니지만 연구팀은 주목할만한 성과도 거뒀어요. 먼저 빙하의 후퇴시기에 따라 식물의 분포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아냈어요. 빙하가 막 녹아서 없어지는 지역에는 식물이 없고, 시간이 흐를수록 자주범의귀 같은 개척자 식물이 띄엄띄엄 살아간다는 사실을 발견했답니다. 즉 빙하가 물러난 땅에 가장 먼저 자리를 잡는 식물이 자주범의귀인 셈이에요. 자주범의귀는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는 땅위를 기는 형태로 많이 자라요. 안정적인 서식처에서는 곧게 선 직립형으로 자라죠. 환북극 동토층에서 빙하가 최근 후퇴한 지역에는 기는형의 자주범의귀가 주로 발견되고 있어요. 아직 환경이 충분히 안정적이지는 않다는 증거지요.
연구팀은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들려줬어요. 다산기지가 있는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는 북극곰이 종종 나타나는 지역이에요. 특히 북극곰의 먹이가 점점 줄어들고 환경이 악화되면서 북극곰이 인간 가까이 다가오는 경우도 많죠. 이러한 위험을 막기 위하여 기지 외부로 나갈 때에는 반드시 총을 갖고 가야 해요. 총기는 현지에서 하루동안 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받는데 교육비는 약 40만원이랍니다.
또다른 연구지역인 알래스카 카운실은 북위 64도 51분, 서경 163도 42분에 있어요. 툰드라 지역이지만 침엽수가 자랄 수 있는 한계선(수목의 북방한계선) 부근이라서 다양한 식물이 살고 있어요. 남극 세종기지에서도 볼 수 있는 이끼류(선태류)와 지의류 외에 다양한 꽃과 키는 작지만 나무(관목)도 살고 있지요.
이곳에서도 기후변화에 따라 이산화탄소가 얼마나 발생하고 있는지 조사하고 있어요. 이곳에서는 연구가 좀더 진행되서 낮에는 식물이 흡수하는 이산화탄소 양이 약간 많고, 밤에는 토양에서 대기로 나가는 양이 약간 많다는 사실을 알아냈어요. 다른 고위도 극지와 비교할 때 이산화탄소 교환이 활발하다고 해요. 이유경 박사님은 “동토층을 연구하면 앞으로 북극 생태계가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주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