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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타자 돌아온 이종범, 달라진 타법

긴 스윙과 짧은 스윙의 차이

타자가 홈런을 치는 순간 관중은 일제히 소리를 지르며 열광한다. 뿐만 아니라 감독, 코치, 선수들도 홈에서 기다렸다가 홈런을 친 타자에게 축하를 해준다. 홈런을 치려면 타자는 방망이를 어떻게 휘둘러야 할까.

기아 타이거즈의 출범과 동시에 한국프로야구 구장으로 돌아온 야구 천재 이종범. 그는 8월 2일 SK전을 시작으로 8월 16일 현재 11경기 연속 안타를 쏟아내면서 3할3푼3리의 타율을 자랑하고 있다. 여전히 그의 실력은 살아있다.

하지만 예전과는 다른 모습을 타석에서 보여주고 있다. 이종범 선수는 과거에 왼쪽 팔을 몸에 붙인 채로 최대한 힘을 실어 강한 손목 힘을 이용해 스윙을 크게 해서 강한 타구로 비거리가 상당했다. 그러나 지금은 크게 휘두르기보다 짧게 끊어치는 타법을 위주로 한다. 이종범 선수는 왜 긴 스윙에서 짧은 스윙으로 타법을 바꿨을까. 일본 프로야구는 날아오던 공이 타자 앞에서 뚝 떨어지는, 낙차가 큰 변화구를 주무기로 한다. 이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언제라도 방망이가 나갈 수 있는 짧고 간결한 스윙에 익숙해져야 했다. 크게 휘두르기보다 짧게 끊어치는 타법을 위주로 하고 있다.

온몸을 돌리기만 해서는 안된다 
 

양손 힘의 방향과 방망이 회전


일반적으로 타자는 타석에 들어섰을 때 어깨를 투수와 일직선을 이루도록 몸을 틀고 약간 앞으로 기울인다. 이 동작은 테니스 선수의 준비자세와 비슷하다. 이후 투수가 공을 던지면 타자는 천천히 뒷발에 몸무게를 60% 실으면서 공의 구질을 읽는다. 타이밍에 맞춰 무릎, 엉덩이, 어깨 등 온몸이 조화를 이루면서 어느 부위가 앞서는 것 없이 앞으로 돌리면서 방망이를 휘두른다.

이같은 동작은 투수가 공을 던질 때와 비슷하다. 이는 온몸이 방망이와 함께 돌아감으로써 단순히 서서 방망이를 돌리는 것보다 방망이에 더 큰 힘을 실어줘 빠른 속도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타자에게 빠른 속도의 방망이는 중요한 문제다. 방망이가 빠를수록 날아온 공을 멀리 쳐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장타자의 경우 방망이의 속도가 시속 1백50km 이상이다.

이처럼 어마어마한 방망이의 속도를 내는데 단순히 온몸을 방망이와 함께 회전시키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장타자에게는 관중의 눈에는 잘 띄지 않는, 여느 타자와 다른 방식으로 방망이를 휘두른다고 한다.

대개 방망이를 휘두를 때 몸과 함께 돌아가는 동안 방망이를 쥔 양손이 같은 방향으로 힘을 준다고 생각할 수 있다. 과연 맞을까. 방망이를 쥔 양손을 살펴보자. 두손이 방망이를 잡은 방향은 반대다. 이를 통해 방망이를 휘두르는 처음부터 각각의 손에 주는 힘의 방향을 달리한다. 이는 양손의 중심을 기준으로 방망이 자체를 회전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야구 방망이가 진행하는 방향의 속도에 방망이 자체의 회전 속도가 더해져 방망이 끝의 속도가 더 빨라진다.

타자가 타석에 들어설 때나 자신의 타석을 기다리는 동안 방망이를 앞뒤로 흔들거나 방망이를 위로 든채 손목으로 빙빙 돌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방망이에 좀더 속도를 주기 위해 양손이 서로 반대방향으로 힘을 주도록 연습하는 것은 아닐까.

메이저리그 홈런왕의 타율은 고작 1할9푼
 

바람도 고려해야 할 요인이다.


그러나 이같은 타법에 문제가 있다. 방망이를 날아오는 공쪽으로 움직이면서 방망이 자체에 회전을 주려면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즉 긴 스윙이 되는 것이다. 빠른 방망이는 잘 맞으면 바로 홈런과 같은 장타로 연결되지만 헛스윙일 가능성이 높다. 방망이가 빨리 움직이기 때문에 타자가 투수의 공을 정확히 판단하기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메이저리그의 홈런왕인 마크 맥과이어의 경우 올해 시즌의 타율이 고작 1할9푼에 불과하다. 그러나 38개의 안타 중 홈런이 무려 20개로, 맞으면 넘어가는 셈이다. 따라서 타자가 높은 타율을 바란다면 짧은 스윙이 효과적이다. 현재 이종범 선수의 3할대의 높은 타율은 짧은 스윙이 한몫하는 셈이다. 하지만 타자가 타율을 높이는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타이밍을 맞추는 일이다. 아무리 빨리 방망이를 휘두른다고 해도 공중에서 헛스윙을 한다면 아웃 행렬을 면치 못할 터이다.

박찬호 선수가 시속 1백60km로 마운드에서 18.44m 떨어진 타석으로 던진다고 할 때 공이 타석까지 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0.4초. 타자가 야구공이 어떤 구질로 다가오는지 확인하고 방망이를 휘두를 수 있을까. 투수가 야구공을 던짐과 동시에 타자는 공의 구질을 본능적으로 읽고 방망이를 휘두를 준비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눈 깜짝할 사이에 공은 이미 타자의 눈앞에 와 있고 만다. 따라서 타자가 타율도 높이면서 홈런을 잘 치려면 어떤 공이 날아오는지 빨리 파악해야 한다.

한편 타자는 공을 어떻게 날려보내야 가장 멀리 날아갈까. 날아가는 공에 중력 외에 다른 어떤 힘도 작용하지 않는다면 야구공은 포물선을 그린다. 따라서 45°일 때 가장 멀리 날아간다. 그러나 공기 저항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그보다 더 낮은 30-40°를 쳐야 가장 멀리 날아간다.

바람도 고려해야 할 요인이다. 만약 타자가 친 공이 날아가는 방향과 바람이 반대이면 체공시간이 길수록 불리하므로 더 낮게 쳐야 하고, 바람과 같은 방향이면 체공시간이 길수록 유리하므로 더 높게 쳐야 한다.

공에 회전을 주면 더 멀리 날아가거나 반대로 더 적게 날아갈 수 있다. 만약 공의 진행방향에 대해 반시계방향으로 회전시키면 회전이 없을 때보다 더 멀리 날아가고, 반대인 경우는 더 적게 날아간다. 이는 회전하는 공이 주위 공기의 흐름에 변화를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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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박승호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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