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14일,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의 연구진은 제주도 북쪽 바다에서 찍은 사진 속 돌고래 한 마리에게 식별번호를 붙였다. JBD009라는 이름이 붙은 이 돌고래는 ‘제주도 근처에서 확인한 9호 남방큰돌고래’라는 뜻이다. 이빨고래에 속하는 몸 길이 2.7m의 돌고래로, 비슷한 종인 큰돌고래와 혼동되다가 새 종으로 분류된 지 10여 년밖에 되지 않았다. 제주 해역과 일본, 호주 근처에 소수만 산다.
해를 거듭해 조사를 했지만, 한반도 바다에서는 오직 114마리만 관찰된다. 고래연구소는 고래 조사를 수시로 한다. 돌고래 떼도 수시로 만난다. 그때마다 망원렌즈로 사진을 찍고 지느러미 모양을 확인한다. 고래의 등지느러미는 마치 사람의 지문처럼 각기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등지느러미만 보면 개체를 구분할 수 있다. 만약 처음 보는 지느러미라면 새로운 식별번호를 붙인다. 이전에 봤던 지느러미라면 그 개체가 잘 살고 있다는 뜻이다. 남방큰돌고래 8호도, 10호도 그랬다. 하지만 9호는 아니었다. 사람들이 JBD009를 다시 발견한 것은 제주 바다가 아닌 경기도 과천에 있는 서울대공원 수족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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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 - 단군은 혹등고래 타고 동해 건넜을까
4차원 - 4000만 년 전 바다의 최대 포식자, 원시고래
5차원 - 고래는 죽어서 바다 정원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