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동안 사람의 유전자는 ‘메틸화’라는 과정 때문에 작동 스위치가 켜지기도 하고, 꺼지기도 한다. 그리고 메틸화는 ‘유전자 각인(gene imprinting)’이라는 과정을 통해 평생 남기도 한다. 연구팀은 어떤 후천적 요인이 이 유전자 각인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내기 위해 출생 배경과 성별, 인종이 다양한 실험참가자 92명을 모았다. 그리고 이들의 구강 표피세포와 백혈구 세포를 채취해 DNA 속 시토신(C)과 구아닌(G)의 위치를 분석했다. 시토신과 구아닌은 DNA의 구성요소로, 구아닌 다음에 시토신이 등장하는 특정 서열(CG사이트)의 빈도는 메틸화와 관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 결과 성별과 노화를 비롯해 어렸을 적 가난 같은 환경 차이가 유전자 각인 과정을 통해 DNA에 영구적인 변화를 준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특히 연구팀은 “면역을 담당하는 백혈구 세포의 DNA에 변화가 일어난 만큼 어렸을 적의 경제 상황이 성인이 된 후 면역 반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