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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팀이 강팀을 이기는 점수는 1 : 0 아니면 2 : 1
축구 경기를 보다보면 소위 약팀이 강팀을 이길 때가 있다. 월드컵 역사에 남아 있는 약팀들의 반란을 보면 대부분 1 : 0 아니면 2 : 1이다. 이런 경험은 양팀 전략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혹시 약팀이 강팀을 이기는 점수가 정해져 있는 건 아닐까.
영국의 프리미어리그를 바탕으로 약팀이 강팀을 이기는 경우의 수를 따져 봤다. 시즌이 끝날 무렵 이전의 4시즌 동안 하위 5개 팀과 상위 5개 팀을 골라 평균 경기당 득점률을 비교하였더니 대략 3대 7정도의 비율로 나왔다. 즉, 하위 팀 하나가 3점을 득점하면 상위팀 하나는 7점을 득점한다. 이러한 득점 비율을 근거로 경기에서 각 팀이 승리할 확률을 산출해 볼 수 있다. 경기에서 약팀이 득점할 확률은 0.3이며, 강팀이 득점할 확률은 0.7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실제 경기에서 나온 골이 한골뿐이라면, 약팀이 득점해서 경기에서 승리할 확률은 30%, 즉 0.3이다. 또한, 강팀이 점수를 내고 이길 확률은 70%, 즉 0.7이다.
만약 경기에서 두 골이 나올 경우 한 팀이 이기려면 두 골을 모두 한 팀이 가져가야 한다. 약팀이 두 골을 모두 넣을 확률은 0.3×0.3=0.09 다. 반면, 강팀이 2득점 할 확률은 0.7 × 0.7=0.49다. 두 골이 터져 나오면서 양팀이 비결 확률은 1-0.09-0.49=0.42. 놀랄 일도 아닌 것이 약팀이 강팀을 상대로 한 골로 이길 확률은 0.3인데 비해, 두골을 득점하고 이길 확률은 0.09이다. 세 골 이상이 나왔을 때 경기에서 이길 확률은 더욱 줄어든다.
양팀 모두 득점을 하면서 무승부로 끝나는 1 : 1, 2 : 2, 3 : 3의 상황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중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점수는 1 : 1이다. 2 : 2의 경우보다는 1.5배 이상 높은 확률이다. 또 3 : 3으로 끝나는 것보단 1 : 1의 점수로 끝날 확률이 2배 이상 높다. 즉 골이 많을수록 약팀이 불리하다(프리미어리그의 값은 ‘축구의 과학(J.Wesson, The Science of Soccer)’을 참고했다).
위에서 따져본 이론은 약팀과 강팀의 전력이 3:7 정도일 때 얻은 것이다. 하지만 현대 축구에서는 팀간 전력이 평준화돼 일방적인 실력차를 보기가 힘들다. 7:3 정도의 객관적 실력차이가 나더라도 양 팀 모두 기록한 총 골수만 2골로 잡아둘 수만 있다면 무승부 확률은 42%다. 이는 축구 경기 결과의 의외성 또는 수비 전술의 중요성을 의미한다. 심지어 총 2골이 난다 해도 9%의 확률로 약팀이 승리를 거둘 수도 있다.
프란체스코 토티 선수는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전 직전에 “한국을 이기기 위해서는 단 한 골이면 충분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탈리아 팀은 실점하지 않을 것이고 1득점으로 8강에 오르겠다는 것이었다. 위의 약팀, 강팀 조건을 사용한다면, 이탈리아 입장에서는 2 : 0보다는 1 : 0의 상황이 일어날 확률이 1.4배 정도 높다. 하지만 당시 한국과 이탈리아의 전력이 누가 평가하더라도 3:7 정도보다는 차이가 작았다는 것이 함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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