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미래에 벽 뒤의 물체를 꿰뚫어 보는 초능력 ‘휴대전화’가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미국 달라스대 연구팀은 최근 꿈의 주파수 대역이라 불리는 ‘테라헤르츠파’와 소형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CMOS 마이크로전자칩’을 이용한 영상장치를 개발했다고 2012 국제반도체회의(ISSCC)에서 발표했다. 이를 이용하면 휴대전화로 벽이나 나무, 플라스틱, 종이 등 물건을 투시할 수 있다.
마이크로파와 적외선 사이에 있는 테라헤르츠(THz, 1Hz의 1조 배)파는 가시광선이나 적외선보다 파장이 길다. 테라헤르츠파의 물질 투과성을 이용하면 투시카메라를 만들 수 있다. 렌즈의 카메라가 아닌 테라헤르츠파가 만들어 내는 신호에 의해 이미지를 만드는 방식이다. 몸 속 종양을 찾아내거나 공기 중의 독소, 호흡기 질환을 연구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연구팀의 케네스 오 박사는 “CMOS와 테라헤르츠파를 접목한 칩을 휴대전화에 사용하면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고도 외부의 물체를 찍어 영상으로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사생활 침해를 우려해 약 10cm 이내 범위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중이다. 이 기술은 특히 벽 속의 물체 감지나 위조지폐 감지 등에 이용할 수 있다. 다른 주파수의 전자기파가 의료, 방송·통신 분야 등 널리 쓰이는 것과 달리 테라헤르츠파는 최근 주목받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