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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의 회전, 바이킹의 낙하, 범퍼카의 충돌, 급류타기 배의 시원함. 생각만으로도 짜릿함을 제공하는 이런 놀이기구도 자동차나 지하철과 마찬가지로 타는 것 뿐인데 사람들을 훨씬 흥분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놀이기구들이 시간에 따른 속도 변화율, 즉 가속도가 변화무쌍하기 때문. 놀이기구들은 기차나 자동차에 비해 빠르기나 운동 방향의 변화가 매우 다양하다는 것이다.

구르고, 회전하고, 올라가고, 떨어지는 놀이기구의 운동은 기본적으로 뉴턴의 운동법칙을 만족시키고 또 에너지가 전환되는 현상일 뿐이다. 다양한 운동으로 우리들을 환상적인 모험의 세계로 안내하는 놀이기구의 운동을 과학적으로 풀어본다.
 

롤러 코스터


롤러 코스터
에너지보존법칙과 원심력


1천 m 이상되는 길이를 시속 70km 이상의 속도로 3분여 만에 질주해내는 롤러코스터는 도르래 같이 생긴 여러 개의 바퀴가 레일 사이를 굴러가도록 함으로써 탈선이 일어나지 않도록 만들어진 엔진없는 기차다.

롤러코스터는 모터에 의해 지상에서 일정한 높이까지 끌어올려짐으로써 일정한 위치에너지를 얻는다. 일정한 높이까지 올려진 후에는 중력에 의해 아래로 떨어지면서 가지고 있던 위치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변화시키기 때문에 점점 속력이 빨라진다.

바퀴와 레일사이의 마찰을 무시한다면 위치에너지가 감소하는 것만큼 운동에너지가 증가하고 전체적인 역학적 에너지(운동에너지+위치에너지)는 보존된다. 이것이 에너지보존 법칙이다. 즉 물체가 가지고 있는 전체 에너지는 위치나 물체의 속력이 달라져도 그 에너지 전체의 합은 항상 일정하다.

그러나 실제로는 마찰이 존재해 열이나 소리의 형태로 위치에너지가 전환되므로, 운동에너지로 전환되는 에너지는 작아진다.

또하나 롤러코스터에서는 희안한 현상이 일어난다. 청룡열차나 서울랜드에 있는 은하열차 888이라는 이름의 놀이기구는 공중에서 두바퀴 회전하면서 사람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간다. 그렇다면 열차가 공중에서 회전하는데도 사람들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은 그 이유가 원심력 때문이라고 말한다. 물이 든 양동이에 끈을 매달고 돌리면 물이 쏟아지지 않는 경험을 되새기면서 말이다.
양동이의 물에 힘이 작용하지 않으면 그 상태를 유지한다. 즉 직선 운동을 계속하려한다. 이것은 양동이 끈을 놓쳐버리는 경우로 생각할 수 있다. 이 때 양동이는 원의 중심방향과 반대인 방향으로 튕겨나가지 않고 원모양을 이루며 운동한다.

이는 그 방향으로 힘이 작용했다는 말이다. 여기서 우리는 물체의 운동을 살펴 힘의 작용방향을 유추할 수 있다. 운동 방향과 작용하는 힘의 방향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경우 원운동에서 물체에 작용하는 힘의 방향은 원의 중심이다. 즉 원의 중심방향으로 작용하는 구심력이 원의 접선 방향으로 날아가려는 양동이의 운동을 일정한 원운동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3백60도 회전할 때 원 바깥으로 잡아당겨지는 느낌은 무엇일까. 여기서 작용하는 힘은 회전하는 좌표계에서 생기는 원심력으로 가상적인 힘이다. 즉 좌표계가 움직이면 원래 작용하는 힘의 방향과 반대방향으로 작용해 생겨나는 가상력(fictitious force)인 것이다.

단 여기서 주의해야 할 사실은 가상력은 롤러코스터 내부에 있는 사람만이 느낀다는 점이다. 롤러코스터 바깥에서 그냥 바라보고 있는 사람에게는 회전하는 롤러코스터에서 관찰되는 것은 마찰을 무시하면 구심력과 중력뿐이라는 것을 잊지말아야 한다.

롤러코스터가 회전의 정점에 있을 때 롤러코스터 내부에 있는 사람은 중력과 구심력의 합력에 해당하는 원심력을 반대방향으로 받기 때문에 떨어지지 않는다.
 

급류타기 배는 물이 흐르면서 이동하게 된다. 하지만 사람들은 가끔 이 사실을 혼동한다.


급류타기 배
운동과 정지


낙차가 있는 수로를 따라서 움직이는 배를 타고 스릴을 만끽하는 놀이기구가 급류타기 배다. 이 배를 탄 사람이 관측하는 물의 흐름은 운동상태일까 정지상태일까.

배 밖에서 구경하는 사람이 보면 물은 움직이는 것일까, 정지해 있는 것일까. 후룸라이드로 불리는 급류타기 배는 배안의 사람이 보면 물이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밖에서 보면 물과 배가 같은 속도로 움직인다. 물이 흐르면서 배가 이동하는 것이다.

운동의 반대되는 개념은‘정지’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타고 갈 때 가로수가 뒤로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도 우리는 가로수가 움직이지 못한다는 단순한 사실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우리가 앞으로 간다고 당연하게 생각한다. 심지어는 어떤 경우든지 정지와 운동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정지란 움직임의 반대말처럼 인식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지해 있으면 힘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정지=힘이 없다’라는 인식이 힘과 운동의 개념에 대한 적절한 이해를 방해하는 하나의 요인이다. 왜냐하면 관찰자의 움직임에 따라 운동이 정지로, 정지가 운동으로 관찰된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운동은 관측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관측된다. 배를 타고 있는 사람은 물이 정지해 있는 것으로 느낀다. 이것이 후룸라이드의 흥미를 배가시킨다. 따라서 운동과 정지를 완전하게 구별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범퍼카


범퍼카
작용 반작용의 법칙


범퍼카는 바닥과 천정에 연결된 선이 직류전원 역할을 해 움직인다. 가속 페달과 핸들을 이용해 다른 차와 충돌하면서 스릴을 만끽하는 놀이기구로 여기에도 힘의 원리가 숨어 있다. 자신이 탄 차가 정지한 다른 차에 부딪치면 자신의 차는 속도가 줄어들고 다른 차는 속도가 늘어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정지해 있는 다른 차에 부딪치면 그 차에 충격(충돌하는 아주 작은 시간 동안 주는 힘이라고 해두자)을 주었으므로 속도가 생길 것이다. 그런데 왜 자신이 몰던 차의 속력은 줄어드는가. 바로 반작용 때문이다.

본인의 차가 주는 충격 뿐만 아니라 자신의 차도 상대방의 차에 의해 힘을 받기 때문이다. 이때 힘의 방향은 반대이므로 자기 차의 속도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마찰력이 움직이는 물체의 반대방향으로 작용하면 속도를 줄이는 것과 똑같다.

만약 움직이던 두 차가 정면충돌하면 두 차 모두 상대방의 차의 충격으로 인한 반작용 때문에 운동방향과 속도가 변한다. 이제 충돌의 상태를 가만히 살펴보자. 어떤 각도, 어떤 속도로 충돌하는가에 따라 충돌 후 운동이 결정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바이킹
무중력 상태


배 모양의 탈 것으로 시계추 처럼 공중에서 약 70도의 각도를 가지고 왕복 운동하며 사람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놀이기구가 바로 바이킹이다.

바이킹의 배 밑에는 모터가 연결된 롤러가 달려있다. 이 롤러는 그네를 더 큰 각도로 왕복시킬 때 진행방향으로 시간을 맞춰 배의 밑 부분을 밀어준다. 그러면 이 롤러는 배를 공중으로 밀어 올리고 정상에 올라간 배는 중력에 의해 내려오고 롤러는 다시 배를 민다. 이런 식으로 바이킹은 움직이고 배에 탄 사람은 속도의 변화 즉 가속도를 느끼면서 괴성을 지르고 환호한다.

배가 정상에서 떨어질 때 사람은 자신을 받치고 있는 배의 존재를 느끼지 못하면서 불안해하고 간이 콩알만해지는 느낌을 갖는다. 낙하할 때는 무거운 배와 가벼운 사람이 같이 떨어지기 때문에 중력의 영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중력에 의해 낙하하는 물체의 속도는 물체의 질량과 관계없다. 그래서 우리는 바이킹이 내려올 때 순간이나마 무중력을 경험한다.

무중력 상태는 지구 주위를 선회하는 인공 위성에서 실제로 구현된다. 여기서는 중력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없는 것처럼 보이게 돼(중력+구심력=원심력) 아주 무거운 물체도 가볍게 들 수 있다.

또 종이 비행기를 던지면 우리가 늘 보는 것처럼 복잡한 궤적을 그리며 떨어지지 않고 똑바로 일직선으로 날아간다. 이러한 무중력 공간에서는 운동의 제 1법칙인 관성의 법칙이 성립한다는 것을 명백히 알 수 있다.
 

바이킹/무중력 상태


마법의 양탄자
관성


마법의 양탄자는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의자가 설치된 양탄자 모양의 구조물 전체를 시계 방향으로 혹은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시켜 양탄자 위에 앉아있는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주는 놀이기구이다. 끔찍한 상상이지만 이 기구에서 안전띠를 매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런 비유를 생각해보자. 비오는 날 우산 손잡이를 돌려서 우산 표면에 맺혀 있는 물방울이 어떻게 날아가는지 본적이 있을 것이다. 물방울은 우산이 만드는 원과 접선 방향으로 날아간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운동의 제 1법칙인 관성의 법칙 때문이다. 우산 표면에는 물방울을 붙들어 두는 힘이 작용하지 않으므로 관성의 법칙에 의해 하던 운동(접선 방향의 운동)을 계속한다.

마찬가지로 마법의 양탄자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운전자들이 안전띠를 매는 이유도 마찬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만약 양탄자가 움직이고 있을 때 안전띠를 매고 있지 않는다면 양탄자 바깥으로 튕겨나갈 수밖에 없다. 이것은 회전운동을 하는 대부분의 놀이기구에서 반드시 안전띠를 착용해야하는 이유다.
 

화전하는 양탄자에서 안전띠를 매지 않는다면 관성 때문에 바깥으로 튕겨나간다.


왕문어춤
공전과 자전


왕문어춤은 가운데 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문어발 끝에 자체적으로 회전하는 의자가 매달린 것으로 순식간에 공전과 자전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놀이기구다. 2분여 동안 운행되는 이 놀이기구를 타고 난 사람들은 몸이 사방으로 잡아당겨지는 느낌을 받으며 어지럼증으로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어진다. 무엇이 사람들을 이렇게 어지럽게 하는 것일까.

왕문어춤과 비슷한 상황은 지구의 운동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리가 살고있는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1년 단위로 공전하고 있으며, 지구 자전축을 중심으로는 하루를 주기로 자전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구의 공전과 자전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지구의 자전 속도는 0.47km/초, 공전속도는 29.78km/초로 매우 크다. 실제 왕문어춤의 회전속도가 이보다 훨씬 작다. 그렇다면 지구 속에 있는 우리들은 어지럼증을 더 크게 느껴야 할텐데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는 지구라는 닫혀있는 공간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지구에서도 왕문어발에 달린 의자처럼 바깥의 정지공간과 회전하고 있는 공간을 모두 느낄 수 있다면 아마도 사람들은 어지러워 살 수 없을 것이다.

또 왕문어춤 의자의 회전 방향은 수시로 변한다. 이 때문에 생기는 가속도가 어지럼증에 한몫하는 더 큰 이유다.
 

왕문어춤/공전과 자전

 

1998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김재우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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