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고래는 목구멍으로 소리를 들을지도 모른다. 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 테드 크랜포드 박사팀은 이빨고래류의 하나인 민부리고래가 목구멍을 통해 음파를 수신한다는 연구결과를 영국물리학회가 발행하는 생체모방 관련 국제저널(Bioinspiration & Biomimetics) 온라인판 2월 4일자에 발표했다. 이는 음파가 고래의 아래턱뼈를 거쳐 귀에 전달된다는 기존 학설과 배치된다.
크랜포드 박사팀은 민부리고래의 머리 부분을 컴퓨터 단층촬영한 뒤 이를 컴퓨터에서 입체구조로 나타냈다. 연구팀은 해부학적인 구조는 물론 뼈와 조직 밀도 같은 물리적인 특성도 고려해 음파가 민부리고래에 정면으로 도달할 경우 머리 속에서 어떻게 전달되는지 시뮬레이션 했다. 그 결과 음파는 아래턱뼈가 아니라 그 아래로 들어가 턱 뒤쪽 목구멍을 관통한 뒤 귀 근처에 도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민부리고래를 포함해 돌고래, 범고래, 향유고래 같은 이빨고래류는 수심 1000m가 넘는 바다에서도 소리로 사물의 크기, 위치, 모양을 알아낸다. 크랜포드 박사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빨고래류가 아닌 다른 종류의 고래들도 목구멍을 통해 소리를 들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