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알바니대 고고학과의 제니퍼 로우밀러-뉴먼 박사팀은 7~9세기의 마야 토기에서 니코틴을 검출했다. 토기 겉에도 ‘담배’라는 문자가 쓰여 있었다. 이렇게 마야 토기에 쓰인 문자와 실제 내용물이 일치하는 경우는 20년 만에 처음이다.
토기에 남은 흔적은 고대인이 어떤 음식을 먹고 살았는지를 알려주는 실마리다. 때로는 토기에 쓰인 문자가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지만, 실제로 토기가 그런 용도로 쓰였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화학 성분을 분석하는 데도 어려움이 따른다. 흙 속의 다른 성분에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고, 실험실에서 물에 씻겨나갈 수도 있다. 오랜 세월 동안 토기가 여러 가지 용도로 쓰였을 가능성도 있다.
연구팀은 미국 의회도서관 소장품인 마야 토기의 안쪽에 남아 있는 흔적을 채취해 분석했다. 음식의 흔적이 오염되지 않도록 사용한 도구는 미리 알코올로 소독한 뒤 깨끗이 닦았다. 그 결과 ‘담배’라고 쓰인 토기에서 니코틴을 발견했다. 서기 700년경 멕시코 남부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토기였다. 그 외의 토기에서는 니코틴이 나오지 않았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렌슬리어공대의 드미트리 자고레프스키 박사는 “특정 용도로 쓰였던 고대 토기는 드문 사례”라며 “이 연구는 마야의 문자를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화학 분석법을 고고학에 응용한 사례라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