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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비의 꿈을 꾸는 것인가, 나비가 나의 꿈을 꾸는 것인가.

중국 전국시대 사상가인 장자의 유명한 일화 ‘호접몽(胡蝶夢)’은 장자가 어느 날 나비가 돼 날아다니는 꿈을 꾸었는데, 그 느낌이 너무도 생생해 자신이 나비인지, 나비가 자신인지 혼란스러웠다는 얘기다. 그런데 그로부터 24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존재의 리얼리티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컴퓨터 속 가상세계를 현실이라고 믿고 살아가는 영화 ‘매트릭스’나, 나비족 아바타와 인간 제이크 사이에서 갈등하는 영화 ‘아바타’가 모두 이런 고민에서 나온 영화들이다.

현실처럼 리얼한 가상세계, 그리고 여기서 혼란스러워하는 인간상은 현실에서도 나타난다. 영화 속 배역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우울증을 겪는 배우나 유체이탈을 경험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런 특수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현실 같은 가상, 가상 같은 현실을 경험하고 있다. TV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를 보면서 저들이 진짜 사귀는 것이 아닐까 의심을 하고,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는 드라마 대사에 100% 공감을 하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캐리커처를 보면 실물보다 더 생생하다고 느낀다. 이런 느낌을 단순히 착각이나 심리적인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뇌 두정엽에서의 리얼리티

어떤 것을 ‘현실’이라고 느끼는 이유는 그것에 현실감, 즉 ‘리얼리티’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리얼리티라는 말을 많이 쓴다. ‘리얼 버라이어티’, ‘리얼 초콜릿’처럼 보통은 허구나 상상과 대립되는 뜻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정확한 개념은 모호하다. 진짜 100% 사실, 우리가 리얼리티라고 믿는 것, 실제가 아니라고 알고 있지만 리얼리티를 느끼게 하는 것, 가상세계가 가진 리얼리티…. 이처럼 리얼리티의 종류도 다양하다. 우리가 현실에서 느끼는 리얼리티는 우리가 믿고 있는 리얼리티에 해당되고, 드라마나 가상현실 게임에서 리얼리티를 느끼는 현상은 현실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리얼리티와 유사한 느낌을 받는 경우다.

리얼리티를 ‘느낀다’는 것은 보고, 듣고, 만지는 감각과 연관이 깊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처럼 눈으로 직접 보면, 또는 눈으로 본 것이 만져지고 냄새도 나고 맛도 느껴지면서 모든 감각이 일치하면 그 존재가 더 리얼하게 느껴진다.

이와 관련해 20세기 초에 활동하던 영국의 신경과학자 러셀 브레인과 헨리 헤드는 신경학 저널 ‘브레인’에서 인간은 근육, 눈, 피부 등 온몸의 감각점을 뇌의 두정엽에 저장하고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이때 머리나 엉덩이의 감각점은 두정엽 위쪽에, 혀나 턱의 감각점은 아래쪽에 재현되는 식으로 여러 가지 감각이 두정엽의 각기 다른 부위에 대응된다. 그 뒤부터는 어떤 자극이 주어지면 그 자극이 두정엽에 전달되고, 두정엽의 특정 부위가 활성을 띠며 감각자극을 지각할 수 있다. 감각자극을 지각하면 우리 뇌는 대상을 실제 같다고 느낀다.


하지만 오감이 아닌, 마음으로 느끼는 리얼리티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아프면 마치 자신의 몸이 아픈 것처럼 고통을 느끼고, 게임 속 아바타에 강한 동질감을 느끼면서 가상의 게임세계가 현실 같다고 느끼는 경우다. 감각적으로는 분명히 나와 대상이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대상이 마치 자신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실제로 2008년 11월 영국의 한 여성은 남편이 가상현실 사이트 ‘세컨드라이프’에서 불륜에 빠졌다며 이혼청구소송을 제기했고, 같은 해 7월 국내에서도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이 아바타로서 맺어진 커플 관계를 실제 관계로 착각하고 가출하는 사건이 있었다.

고무손 느낌과 유체이탈의 진실

그런데 우리가 느끼는 리얼리티가 반드시 사실인 것은 아니다. 2004년 8월 6일자 ‘사이언스’에 실린 영국 런던대 헨릭 어슨 박사팀의 고무손 실험은 리얼리티를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실험에서 연구팀은 실험참가자의 오른손을 보이지 않게 테이블 아래에 숨기고 가짜 고무손을 눈앞에 둔 뒤 두 손을 동시에 붓으로 건드리면서 실험참가자의 뇌를 기능성자기공명영상장치(fMRI)로 촬영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고무손이 마치 자신의 진짜 손인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fMRI 촬영 결과, 고무손 착각을 경험하는 동안 참가자들의 뇌는 그렇지 않은 때에 비해 감각을 인지하는 전운동피질이 활성화됐다.




이와 비슷한 실험이 2008년 12월 2일자 ‘플로스 원(PLoS ONE)’에 실린 ‘신체 만들기(Body Shaping)’란 유체이탈 실험이다. 어슨 박사는 스웨덴 스톡홀름 카롤린스카연구소의 발레리아 페트코바와 함께 진행한 이 실험에서 폐쇄회로 TV를 이용해 실험대상자가 마네킹을 자신의 몸처럼 느끼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마네킹의 얼굴에 폐쇄회로 카메라 2대를 장착해 실시간으로 마네킹의 배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영상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실험참가자에게 배를 내려다보는 것처럼 고개를 숙이게 한 뒤 준비한 영상을 보여줬다. 연구팀이 실험참가자의 전기피부반응(GSR)을 측정하면서 마네킹의 배를 칼로 찌르는 듯 위협하자 참가자는 마치 실제로 위협을 느끼는 것처럼 피부에 땀이 증가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의 자아가 마네킹으로 넘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손과 배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실제 몸의 일부처럼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도 출신의 세계적인 신경과학자 빌라야누르 라마찬드란 박사는 이런 현상이 뇌의 독특한 인지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자신의 저서 ‘라마찬드란 박사의 두뇌실험실’에서 뇌는 입력되는 여러 감각 정보들을 종합해 일관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즉 고무손이 자극되는 모습을 봤는데, 그에 상응하는 촉감을 실제 손에서 느끼면 뇌는 모순되는 두 감각을 합쳐서 ‘고무손에서 촉감이 느껴진다’는 엉뚱한 결론을 내리고 여기서 리얼리티를 느낀다는 얘기다. 고무손 착각 실험을 진행한 어슨 박사는 실험에서 활성을 띤 전운동피질이 여러 감각 정보를 통합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집에서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착각실험


준비물 : 의자 2개, 도우미 A, B
방법 : 의자 2개를 앞뒤로 나란히 놓는다. 뒤에 있는 의자에 앉아 눈을 가리고 도우미 A를 앞 의자에 앉힌다. 도우미 B에게 한 손으로는 내 손을 가져가 앞에 앉은 도우미 A의 코를 건드리고 다른 손으로는 내 코를 건드리게 한다. 이때 코를 건드리는 두 자극은 정확히 일치해야 한다. 자극이 불규칙할수록 효과가 좋다. 30~40초간 지속한다.
결과 : 내 코가 도우미 A의 코가 있던 자리까지 길어졌고 손은 그것을 만지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느낀다.

인간의 사고는 주먹구구식

뇌는 왜 하필 고무손에서 촉감이 느껴진다고 할까. 시각과 촉감이 동시에 전해질 때 시각이 더 우위에 있는 것일까. 연세대 심리학과 이도준 교수는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를 보면 시각적인 피드백은 다른 어떤 감각보다 강하다. 하지만 대부분 시각에 초점을 두고 진행된 실험이기 때문에 실제로 뇌가 이야기를 꾸밀 때 어떤 감각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성균관대 심리학과 이정모 교수는 “인간이 현실을 인식하는 현상은 뇌신경 수준에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이는 인간이 휴리스틱(heuristic)한 사고를 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휴리스틱한 사고란 인간이 완벽한 사고를 하는 것이 아니라 주먹구구식, 어림짐작으로 생각한다는 의미다. 이 개념은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인지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의 ‘판단과 의사결정’ 이론에서 부각됐다. 카너먼은 경제학의 기본 입장인 ‘인간은 항상 합리적인 사고 과정을 거쳐 선택을 한다’는 전제가 실제 인간의 행동을 잘 설명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인간은 흔히 자신의 경험에 바탕을 둔 편향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우리가 인지하는 현실은 100% 완벽한 사실이 아니다”라며 “현실에서 추출한 80~90%의 정보에 이미 머릿속에 들어 있는 지식을 추가해 그럴듯하게 재구성한다”고 말했다. 단적인 예로 책들이 여러 권 꽂힌 책장을 언뜻 본 뒤 어떤 책이 있었는지 떠올려보면 제목이 한글로 쓰인 책들은 기억이 나지만 영어나 기타 외국어로 쓰여 있던 책들은 기억하기 힘들다. 이는 우리가 한국어를 가장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캐리커처를 실물보다 더 생생하게 느끼는 현상도 마찬가지다. 그림에 대상의 특징 몇 가지만 나타나 있으면 나머지는 경험에 비춰 실제 인물처럼 상상해서 보게 된다. 이는 실물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에겐 캐리커처가 큰 감동이 없는 이유와도 관계가 있다.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의 여명숙 박사는 “인간이 현실(사물)을 인지하기 위해서는 유사한 것들과 비교해 분류할 수 있는 판단기준이 필요한데, 경험이 그러한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또 “우리 뇌는 여러 가지 판단기준을 연관 지어서 사물을 인지하기 때문에 그 연결망에 일부 감각자극만 주어지더라도 사물을 적절히 인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간이 경험에 비춰 휴리스틱한 사고를 한다는 설명은 뇌가 입력된 정보들로 그럴듯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신경과학분야의 설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연세대 이도준 교수는 “뇌가 현실을 판단할 때 시각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시각적인 경험의 가치를 크게 두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라마찬드란 박사도 자신의 저서에서 “뇌는 잉여적이고 쓸모없는 정보들을 대량으로 폐기하고 특정 속성들을 강조하는 일종의 분류 작업을 한다”고 밝혀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했다.

아바타를 나의 분신으로 느낄 때

그렇다면 가상현실에는 리얼리티가 얼마나 있을까. 가상현실 속 아바타가 실제 나처럼 느껴질까. 이도준 교수는 “우리가 아바타를 움직이다가 그것에서 감정을 느끼면 뇌에서는 마치 자신이 아바타인 것처럼 인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게임 속 아바타가 다쳐서 ‘고통’을 느꼈다면, 아바타를 보고 듣는 다른 감각자극과 고통이라는 감각자극을 합쳐 아바타와의 강한 동질감을 형성한다는 얘기다. 이는 고무손 착각 실험에서 뇌가 시각과 촉각을 합치는 현상과 같은 원리다.




이 교수는 “우리가 느끼는 고통은 감정적인 고통과 감각적인 고통으로 나뉘는데, 자신이 분신처럼 생각하는 대상이 다치면 감정적인 고통뿐만 아니라 감각적인 고통까지도 느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자식이 다치면 제 몸이 다친 것처럼 느끼는 부모의 마음이나, 자동차를 자신의 분신처럼 아끼는 심정도 모두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간은 보통 자아가 신체 내부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앞서 설명한 뇌의 사고방식대로라면 자아의 범위는 신체를 넘어서 얼마든지 확장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성균관대 이정모 교수는 “가상현실 속 아바타에 자신을 대표하는 요소가 표현돼 있다면, 아바타를 실제 자신처럼 리얼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아바타로 살아온 경험이 머릿속에 들어 있다가 아바타에 투사되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아바타와 교류할 때도 단순히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몸을 이용하면 리얼리티를 더 많이 느낀다. 예를 들어 마우스로 클릭을 해서 아바타를 걷게 만드는 게임과 내 다리를 직접 움직여야 아바타가 움직이는 게임이 있다고 하면 다리를 직접 움직이는 경우 리얼리티가 훨씬 더 높아진다는 뜻이다. 이 교수는 “몸에서 느끼는 감각적인 리얼리티가 마음에서 느끼는 리얼리티를 강화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성찬을 상상해 배고픔 달랠 수는 없다”

셰익스피어는 “단지 성찬을 상상함으로써 배고픔을 달랠 수는 없다”는 말을 남겼다. 이는 내적인 이미지가 아무리 사실 같아도 실제를 대체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이처럼 리얼리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완벽한 리얼리티란 있을 수 없고 우리가 그것을 느낄 수도 없다. 또 같은 리얼리티라도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얼리티의 본질을 탐구하는 일이 의미가 있을까.

연세대 이도준 교수는 “오감과 같은 신체의 여러 가지 감각과 신체 각 부위의 위치, 감정과 같은 신체 내부의 신호들이 일치할수록 사람은 리얼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며 “영화가 아무리 리얼해도 현실과 동등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감각 정보들 간에 불일치하는 부분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균관대 이정모 교수는 “과거에 인간은 호랑이 그림자와 비슷한 것만 보고도 호랑인 줄 알고 도망쳐야 살아 남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사람의 인지특성은 체험적으로 진화해왔기 때문에 사람마다 경험이 다르고, 이야기를 추론해내는 능력도 다르다”고 말했다. 즉, 리얼리티를 느끼는 정도도 차이가 있다는 뜻이다.

철학에서는 리얼리티를 ‘실재(實在)’라고 번역하고, ‘인식주체의 감각과 인식조건의 제약을 넘어서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서울대 여명숙 박사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지만 모든 현상의 배후에서 인과적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존재자들을 찾는 것이 지난 수천 년간 이어져온 철학적 탐구의 중심”이라며 “이 같은 고민은 일부 철학자들의 몫이었지만, 가상세계와 현실세계가 융합된 21세기에서는 일상의 문제”라고 말했다. 무엇을 현실이라고 하고, 무엇을 가상이라고 할 것인가. 리얼리티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정체성까지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리얼리티를 재구성할 수 있게 된 지금, 정말 중요한 문제는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일이 아닐까.
 
세컨드라이프 유저 취재기

전 세계 17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생활한다는 3D 가상세계 ‘세컨드라이프’. 과연 제2의 삶이라 할 만큼 리얼리티가 높은지, 어떤 요소가 리얼리티를 높이는지 세컨드라이프 유저 로드림 존(Rodream John, 남, 거주 1년 차)과 준 에드윈(June Edwyn, 여, 거주 1개월 차)에게 물었다. 인터뷰는 2월 21일 e메일로 진행했고 기사는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했다.

세컨드라이프가 실제 현실 같을 때는 언제인가요?

준 : 거리를 걷고 있을 때 가끔 그런 착각을 합니다. 게임을 1인칭 시점으로 바꾸면 내 아바타는 보이지 않고 화면이 아바타가 세상을 보는 시점으로 보이거든요. 그러면 몰입이 더 잘되는 것 같아요.

로드림 : 저는 세컨드라이프 안에서 다른 사용자들과 상호작용할 때 비슷한 느낌을 받습니다. 아바타가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라 영혼이 들어 있는 ‘사람’으로 느껴져요.그럴 땐 정말 세컨드라이프가 형태만 달라진 또 하나의 현실 같죠.

반대로 실제 삶과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 즉 리얼리티가 떨어지는 부분은?

준 : 3D 효과나 3D 아바타 캐릭터들이 조금 구식인 것 같아요. 현실에서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을 때도 좀 어색하죠. 지금은 날아다니는 게 많이 익숙해졌지만요.

로드림 : 이질감이 가장 클 때는 역시 내가 컴퓨터 앞에 앉아서 화면을 쳐다보고 있다고 알아차릴 때예요. 키보드로 의사소통하는 데 한계가 있을 때나, 유저가 자리를 비운 사이 아바타가 그 자리에서 꼼짝 않고 있을 때 지금 있는 곳이 현실이 아니라는 걸 느끼죠. 세컨드라이프가 외국에서 만들어졌다 보니 한국 유저들은 언어 장벽을 느낄 때도 많아요. 물론 해외로 이민 갔다고 생각하면 되지만요.

세컨드라이프가 좀 더 리얼해지려면 어떤 점이 개선돼야 할까요?

준 : 3D 캐릭터를 좀 더 리얼하게 바꿨으면 좋겠습니다. 또 화상채팅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세컨드라이프에서 회의를 하거나, 공부를 하거나 아무튼 새롭게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질 것 같아요.

로드림 : 모든 것이 가능한 세컨드라이프도 좋지만 ‘성 산업’에는 규제가 조금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오히려 그게 더 현실적이기도 하고요. 단순히 가상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일 뿐이지만 이를 접하는 사람들의 생각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아바타에게 어느 정도 동질감을 느끼나요? 현재 아바타에 만족하시나요?

준 : 그럼요. 제 아바타는 제가 늘 꿈꾸던 이상형으로 만들었으니까요.

로드림 : 네. 세컨드라이프는 가면을 쓰고 제2의 삶을 사는데, 자신이 원하는 가면을 선택할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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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리얼리티의 재구성
상상까지 현실로 창조하라, 리얼리티 테크놀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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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이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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