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이공계에 진학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의 장래희망은 무엇일까. 예전이나 지금이나 ‘과학자’는 인기 있는 직종이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를 연구하는 과학자라고 대답하는 학생은 많지 않다. 그렇다면 과학자들은 어렸을 때 꿈이 무엇이었을까. 지금 하고 있는 연구는 상상도 못한 채 막연히 ‘과학자’가 되겠다는 꿈만 꾸고 있지는 않았을까.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하 기초연)에서는 과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초·중·고등학생과 대학생에게 연구원에서 실제 어떤 장비로 어떤 실험을 하는지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바로 199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첨단장비활용 청소년과학활동지원사업인 ‘엑스사이언스(X-Science)’다. 기초연 대외협력부장 황병상 박사는 “우리 연구원에는 현재 첨단장비가 340여 종(1200억 원 규모)갖춰져 있다”며 “엑스사이언스는 이를 활용해 학생들에게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라고 밝혔다.
진짜 연구원처럼 MRI나 레이저 현미경으로 실험
엑스사이언스는 1년 내내 진행되는 사업이지만 월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실험실을 개방해 과학자들이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 장비를 사용하는 방법, 이 장비를 통해 앞으로 할 수 있는 연구 등을 소개한다.
참가하고 싶은 학생들은 엑스사이언스 홈페이지(xscience.kbsi.re.kr)에서 원하는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다. 지금 신청해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자기공명촬영장치(MRI)를 이용한 동물 실험’ ‘질량분석기를 이용한 단백질 분석’ 등이다.
기초연 본원은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있지만 다른 지역의 청소년도 엑스사이언스에 쉽게 참가할 수 있다. 엑스사이언스 프로그램이 서울센터, 부산센터, 광주센터, 대구센터, 충북 오창캠퍼스 같은 지역 센터를 합해 총 10군데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각 센터마다 연구 부서가 다르고 장비가 다르기 때문에 자기가 관심 있는 프로그램을 고르면 좋다.
엑스사이언스라는 이름은 어떻게 지어졌을까. 황 부장은 “실험(experiment), 탐구(exploring), 체험(experience)에 들어 있는 엑스(X)에 과학(science)을 합쳐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청소년들이 엑스사이언스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실험하고 탐구하고 체험하면서 과학에 친근감을 느끼고 과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중·고등학생들과 대학생들이 각각 ‘청소년연구프로그램’과 ‘대학생인턴십’을 신청하면 학생들은 4~8주 동안 연구원과 함께 연구 주제를 정해 기초연에 있는 첨단장비들을 활용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연구 목표와 실험 방법, 결과 등을 적은 보고서를 제출해 1차 심사를 거친 뒤 2차 평가로 연구 내용을 발표한다. 심사 기준은 학생들이 구체적인 목표를 정했는가, 연구 내용과과정을 충분히 이해했는가, 연구원과 논의를 잘 했는가 등이다.
지난해 8월, 춘천여고 2학년 이혜지, 서예나 학생은 춘천센터의 권승해 연구원의 지도 아래 ‘환경에 따른 세포의 적응’에 대한 연구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들은 환경요인으로 자외선을 정하고 세포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실험을 했다.
두 학생은 세포에 자외선을 쪼인 뒤 춘천센터에서 공초점 레이저 현미경으로 세포 모양을 관찰했다. 이 장비는 형광물질을 넣은 세포에 레이저를 쪼여 형광물질이 흥분될 때 나오는 빛을 컴퓨터로 시각화한다. 이때 세포의 각도를 바꾸면서 이미지를 여러 장 찍으면 컴퓨터로 3차원 이미지를 합성해 관찰할 수 있다.
그리고 ‘세포독성도 조사 실험(MTT 분석)’으로 자외선이 세포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파악했다. MTT 분석에서는 세포호흡으로 유기 화합물을 분해해 에너지(ATP)를 얻는 미토콘드리아의 활성도를 측정한다.
미토콘드리아에는 세포호흡 과정에 관여하는 여러 효소가 있는데, 그 중 숙신산탈수소효소는 테트라졸리움염(MTT)을 포마잔이라는 결정체 형태로 환원시킨다. 두 학생은 자외선을 쪼인 세포 안에 MTT를 넣은 뒤 포마잔이 생기지 않는 걸 확인했다. 결국 그들은 자외선이 세포를 손상시켜 미토콘드리아가 더 이상 활동하지 않고 파괴됐다고 결론지었다.
이혜지 학생은 1차 심사 때 제출했던 보고서에서 “연구 활동을 하면서 고리타분할 것이라 생각했던 연구실이 얼마나 즐겁고 활기찬 곳인지 깨달았다”고 밝혔다. 엑스사이언스가 청소년이 과학을 직접 체험하면서 연구 현장을 좀 더 친근하게 느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기초연의 바람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황 부장은 “연구원들도 엑스사이언스를 통해 배우는 것이 많다”며 “학생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얻거나 문제 해결점을 찾기도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엑스사이언스를 더욱 발전시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청소년 과학축제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하 기초연)에서는 과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초·중·고등학생과 대학생에게 연구원에서 실제 어떤 장비로 어떤 실험을 하는지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바로 199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첨단장비활용 청소년과학활동지원사업인 ‘엑스사이언스(X-Science)’다. 기초연 대외협력부장 황병상 박사는 “우리 연구원에는 현재 첨단장비가 340여 종(1200억 원 규모)갖춰져 있다”며 “엑스사이언스는 이를 활용해 학생들에게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라고 밝혔다.
진짜 연구원처럼 MRI나 레이저 현미경으로 실험
엑스사이언스는 1년 내내 진행되는 사업이지만 월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실험실을 개방해 과학자들이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 장비를 사용하는 방법, 이 장비를 통해 앞으로 할 수 있는 연구 등을 소개한다.
참가하고 싶은 학생들은 엑스사이언스 홈페이지(xscience.kbsi.re.kr)에서 원하는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다. 지금 신청해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자기공명촬영장치(MRI)를 이용한 동물 실험’ ‘질량분석기를 이용한 단백질 분석’ 등이다.
기초연 본원은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있지만 다른 지역의 청소년도 엑스사이언스에 쉽게 참가할 수 있다. 엑스사이언스 프로그램이 서울센터, 부산센터, 광주센터, 대구센터, 충북 오창캠퍼스 같은 지역 센터를 합해 총 10군데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각 센터마다 연구 부서가 다르고 장비가 다르기 때문에 자기가 관심 있는 프로그램을 고르면 좋다.
엑스사이언스라는 이름은 어떻게 지어졌을까. 황 부장은 “실험(experiment), 탐구(exploring), 체험(experience)에 들어 있는 엑스(X)에 과학(science)을 합쳐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청소년들이 엑스사이언스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실험하고 탐구하고 체험하면서 과학에 친근감을 느끼고 과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중·고등학생들과 대학생들이 각각 ‘청소년연구프로그램’과 ‘대학생인턴십’을 신청하면 학생들은 4~8주 동안 연구원과 함께 연구 주제를 정해 기초연에 있는 첨단장비들을 활용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연구 목표와 실험 방법, 결과 등을 적은 보고서를 제출해 1차 심사를 거친 뒤 2차 평가로 연구 내용을 발표한다. 심사 기준은 학생들이 구체적인 목표를 정했는가, 연구 내용과과정을 충분히 이해했는가, 연구원과 논의를 잘 했는가 등이다.
지난해 8월, 춘천여고 2학년 이혜지, 서예나 학생은 춘천센터의 권승해 연구원의 지도 아래 ‘환경에 따른 세포의 적응’에 대한 연구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들은 환경요인으로 자외선을 정하고 세포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실험을 했다.
두 학생은 세포에 자외선을 쪼인 뒤 춘천센터에서 공초점 레이저 현미경으로 세포 모양을 관찰했다. 이 장비는 형광물질을 넣은 세포에 레이저를 쪼여 형광물질이 흥분될 때 나오는 빛을 컴퓨터로 시각화한다. 이때 세포의 각도를 바꾸면서 이미지를 여러 장 찍으면 컴퓨터로 3차원 이미지를 합성해 관찰할 수 있다.
그리고 ‘세포독성도 조사 실험(MTT 분석)’으로 자외선이 세포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파악했다. MTT 분석에서는 세포호흡으로 유기 화합물을 분해해 에너지(ATP)를 얻는 미토콘드리아의 활성도를 측정한다.
미토콘드리아에는 세포호흡 과정에 관여하는 여러 효소가 있는데, 그 중 숙신산탈수소효소는 테트라졸리움염(MTT)을 포마잔이라는 결정체 형태로 환원시킨다. 두 학생은 자외선을 쪼인 세포 안에 MTT를 넣은 뒤 포마잔이 생기지 않는 걸 확인했다. 결국 그들은 자외선이 세포를 손상시켜 미토콘드리아가 더 이상 활동하지 않고 파괴됐다고 결론지었다.
이혜지 학생은 1차 심사 때 제출했던 보고서에서 “연구 활동을 하면서 고리타분할 것이라 생각했던 연구실이 얼마나 즐겁고 활기찬 곳인지 깨달았다”고 밝혔다. 엑스사이언스가 청소년이 과학을 직접 체험하면서 연구 현장을 좀 더 친근하게 느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기초연의 바람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황 부장은 “연구원들도 엑스사이언스를 통해 배우는 것이 많다”며 “학생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얻거나 문제 해결점을 찾기도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엑스사이언스를 더욱 발전시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청소년 과학축제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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