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학년 회원인 ‘신동호’씨 이름을 따서 붙였다. 자전거처럼 페달을 밟아 앞으로 나아가는 인력선이다.
‘연인 자전거’처럼 앞뒤 선수가 호흡을 맞춰 페달을 밟아야 한다.
프로펠러
알루미늄 합금의 하나인 ‘두랄루민’으로 만든다. 원하는 방향으로 배가 나가도록 정밀히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프로펠러 하나에 약 500만 원이 든다.
헬리오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태양의 신 ‘헬리오스’의 이름을 붙인 솔라보트. 태양광으로 약 초속 3m의 속력을 낸다.
태양광 전지판
태양광으로 만든 전기에너지를 배터리에 전달해 모터를 움직인다.
전차
마치 큰 배의 갑판처럼 생겼지만 배를 끌어 빠르게 움직인 뒤 배의 속력과 배가 받는 저항을 분석하는 ‘예인전차’다.
모모 회원들은 줄여서 전차라 부른다. 전차는 파도도 일으킬 수 있다.
날개
물에서 부력을 일으켜 배를 뜨게 만든다. 원래 이름은 ‘하이드로 포일’. 회원들이 3일 밤낮을 사포로 갈아 날개를 만들었다.

“호흡을 맞춰 페달을 좀 더 세게 밟아 봐.”
자전거 페달을 밟자 인력선 ‘신동호’가 움직였다. 서울대 모형선박제작모임(이하 ‘모모’) 회원 5~6명이 태양광으로 움직이는 ‘솔라보트’와 함께 배의 속도를 점검하느라 분주했다.
공과계열 1~2학년 학부생들과 조선해양공학과 학생들 14명으로 구성된 모모는 1994년 생겼다. 모형 배에 관심을 가진 학생 5~6명이 조선소에서 설계도를 얻어와 모형 배를 만든 것이 시작이었다. 모모는 1999년 대한조선학회에서 주최하는 선박설계콘테스트에서 우수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00년에는 충남대가 주최하는 인력선 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했으며 같은 대회에서 2001년 준우승을, 2002년에는 다시 우승을 차지했다.
길이 3m의 배 한 척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송형도(07학번) 씨는 “중형차 한 대와 맞먹는 2000만 원 정도가 들지만 조선해양공학과의 지원을 받아 학생들 부담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배가 받는 저항과 속력을 분석하는 첨단 장비(전차)도 자유롭게 사용한다. 조아라(06학번)씨는 “우리나라 최고의 배를 설계하고 싶다”며 “그 꿈을 모모에서 키운다”고 말했다.
모모는 8월 15일과 16일 이틀간 대전 갑천에서 열린 ‘인력선-솔라보트 축제’에 참가했다. 학기 중에는 선박제작용 캐드(CAD)의 한 종류인 ‘이지십’(EzShip)으로 배를 설계했고 방학에는 제작에 매달렸다. 하루 평균 8시간씩 꼬박 두 달 동안 노력한 끝에 ‘신동호’와 ‘헬리오스’ 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대회 당일 비가 많이 와서 순위를 가리지 못했다.
모모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선박 설계 자료와 제작 노하우를 많이 쌓았지만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다. 동아리를 만든 지 5년 만인 1998년에는 비행기와 배가 결합한 형태의 위그선을 제작해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위그선은 물 위에서 뜬 채로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최첨단 선박이다. 모모는 다른 동아리들이 선체가 두 개로 이뤄진 쌍동선을 만들 때 선체가 세 개로 이뤄진 삼동선에도 도전했다. 삼동선은 보조선체가 쌍동선보다 하나 더 많아 안전성이 높지만 배의 방향을 바꾸기 힘들어 경주에는 오히려 불리하다. 회장 이재훈(06학번) 씨는 “단순히 경주에서 이기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라며 “모모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새로운 형태의 배를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조선해양공학 분야차세대 리더를 꿈꾸는 모모 회원들의 ‘무한도전’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