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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6일 한국과학창의재단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한국과학문화재단의 정윤 이사장은 앞으로 재단이 해야 할 역할을 힘주어 강조했다. 지난 5월초 한국과학문화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지 4개월여 만에 명칭도 다소 생소한 한국과학창의재단을 이끄는 중책을 맡게 된 그를 베이징올림픽이 한창인 8월 11일에 만났다.
한국과학문화재단보다 예산이 2배가량 늘어날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어떤 곳이 될지, 정 이사장과 인터뷰하며 가늠해볼 수 있었다.
한국과학창의재단으로 거듭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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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창의재단은 ‘과학기술기본법’ 제30조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와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오는 9월 6일 출범하게 됐다. 정 이사장은 “과학기술부와 교육인적자원부가 교육과학기술부로 통합되면서 한국과학창의재단은 국가연구재단(가칭), 국가장학재단(가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탄생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연구재단(가칭)은 국가 R&D를 기획, 관리, 평가하는 연구재단이고 국가장학재단(가칭)은 대학생에게 학자금과 장학금을 지원하는 장학재단인 반면, 한국과학창의재단은 과학문화의 저변을 확대하고 청소년에게 창의성 교육을 지원하는 재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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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는 단순히 과학기술에 대한 청소년의 흥미와 관심을 높인다는 차원이 아니라 국가가 필요로 하는 창의적 인재를 양성한다는 차원에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까 하는 문제를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립서울과학관을 과학창의센터로
창의적 인재는 어떻게 육성할까. 이에 대해 묻자 정 이사장은 난데없이 세계 3대 프로축구 리그 중 하나인 영국 프리미어리그 얘기를 꺼냈다(어릴 때 그의 꿈은 국가대표 농구선수였고 축구나 100m 달리기에도 재능이 있었다고 한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빗대어 창의적 인재 육성에서 재단의 역할을 설명하고자 했던 것.
세계 프로축구클럽 중 제일 잘 나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전 세계에서 우수한 인재를 선발할 뿐 아니라 이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장(場), 선수 개개인을 잘 훈련시키고 전술을 가르치는 프로그램, 이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 같은 지도자를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정 이사장은 “우리의 경우 우수 인재(영재)가 많고 과학고나 영재학교, 대학 영재센터나 영재교육원처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장도 갖추고 있지만, 교과과정이나 입시제도가 복잡하며 교사의 사기가 떨어져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앞으로 과학교사 연수를 지원하고 과학창의센터를 신설해 운영할 계획이다. 그는 “수학, 과학을 중심으로 전문성과 경쟁력을 갖춘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과학창의센터는 어떤 역할을 할까. 미국의 경우 전시관이나 학교의 과학교육프로그램 같은 과학 리소스를 개발하고 확산하는 국립사이언스리소스센터(NSRC)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운영할 과학창의센터는 미국 NSRC를 벤치마킹한 한국사이언스리소스센터(KSRC)로 국가 과학창의교육 리소스를 개발하고 확산하는 중심이 될 전망이다.
정 이사장은 “국립서울과학관의 전시물이 거의 모두 과천국립과학관으로 옮겨지면 국립서울과학관을 리모델링해 연구 기능과 교사연수 기능을 갖춘 과학창의센터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과학창의센터를 현재 서울대에서 운영 중인 첨단과학교사연수센터, 수학·과학교육 연구단, 전국시도교육과학연구원의 총괄 지원센터로 만들어 과학창의교육 네트워크도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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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과 문화예술 만남, 적극 지원
창의성 교육은 수월성(excellence)만 강조하는 엘리트 교육이 아닐까. 정 이사장은 “수월성과 대중성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경진대회나 과학축전 개최, 차세대 교과서 개발 같은 기존 과학문화 사업을 계속 진행해 대중성을 확보한 바탕 위에 수월성을 중심으로 한 창의성 교육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 전체에서 창의성이 발현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의 만남을 주선하려는 시도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물론 한국과학문화재단에서도 과학과 예술의 만남, 과학과 종교 등 다양한 융합 사업을 펼쳐 왔다. 지난 8월 초 전주예술고 학생들이 대한민국과학축전에서 선보였던 과학 단막극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좋은 예다. 앞으로 한국과학창의재단은 과학고와 예술고 학생들의 창의적 융합 활동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정 이사장은 “과학, 수학 실력이 뛰어난 영재에게 문화, 예술, 체육 등도 열심히 가르쳐야 한다”며 “과학기술, 교육, 문화예술을 융합한 교육, 새로운 문화가치 창출 사업을 집중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기후변화, 화석연료 고갈, 식량 및 물 부족, 질병 치료, 우주개발 문제처럼 과학기술과 관련된 논의가 늘고 있다. 토머스 프리먼의 ‘지구는 평평하다’, 존 나이스비트의 ‘2010 메가트렌드’처럼 세계 동향이나 미래 예측에 관련된 책을 즐겨 읽는다는 그는 “앞으로 이공계 출신이 연구계나 산업계뿐만 아니라 법조, 언론, 외교 분야에서도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 정부의 주요 국정 목표 가운데 하나가 ‘인재강국’이다. 9월 새롭게 출범할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추진하는,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움직임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