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환경재단 주최로‘반쪽이의 고물자연사박물관’이라는 재미난 전시회가 열렸다. 만화가이자 정크아티스트인 최정현 씨가 고물로 빚어낸 작품들을 대중에게 공개한 것. 키보드로 만든 몸에 마우스‘ 알’을 품은 코브라와 방충망 날개를 단 파리처럼 쓸모없던 쓰레기도 그의 손만 거치면 놀라운 상상력으로 되살아난다. 비싼 재료보다 산전수전 다 겪은 물건이 좋다는 그는 앞으로 고물자연사박물관을 여는 것이 목표다. 손때 묻고 흠 많지만 한편으로는 정겨운 그의‘분신’들을 지면에서 만나보자.
파리
낡은 방충망이 파리의 날개로 다시 태어났다.‘ 방충’(防蟲)이라는 단어에서 보듯 파리를 막는 임무를 충실히 하던‘녀석’이 죽어서는 파리에게 자유를 주려나보다. 동그란 전구는 파리에게 반딧불이 같이 환한 빛을 선물했다.
네티즌1
키보드 자판으로 만든 코브라가 입을 쩍 벌리고 있다. 그 아래 놓인 수많은 마우스들도 험악한 분위기다. 익명성과 댓글로 상징되는 네티즌의 공격성을 비판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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