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충류인 도마뱀은 잘린 꼬리가 다시 생긴다. 그런데 북반구 온대지방에 살고 있는 양서류인 영원은 한술 더 떠 다리가 잘려도 새 다리가 나온다. 최근 영원의 조직 재생 메커니즘이 밝혀져 재생의학 분야에 영감을 주고 있다.
영원은 신경계를 이루는 섬유세포, 근육, 골격 등의 세포가 줄기세포로 역분화해 다리를 재생할 수 있다. 다리가 잘리면말단에 미분화된 줄기세포 덩어리인 ‘아체’(blastema)가 생긴다. 이때 잘린 다리의 신경말단에서 신호를 받으면 아체가 분화해 새로운 다리를 만든다.
영국 런던대(UCL) 생화학·분자생물학과 제러미 브라케스 교수는 “조직이 재생되는데 신경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신경과 재생하는 조직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분자를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신경말단에서 발현되는 nAG라는 단백질이 그 주인공이라고 ‘사이언스’ 11월 2일자에 발표했다. 신경말단에서 발현된 nAG는 아체의 표피세포도 nAG를 발현되도록 유도한다.
한편 잘린 다리의 말단에 생긴 아체는 잘려 나간 부분으로 정확히 분화해야 한다. 다리의 위치 정보를 주는 단백질은 프로드(Prod) 1로 다리 위에서 아래로 갈수록 농도가 높아진다. 연구팀은 nAG가 아체 표면에 분포하는 프로드 1에 달라붙어야 아체가 조직으로 분화를 시작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nAG는 분화를 명령하고 프로드 1은 재생할 정확한 부분을 알려주는 셈이다. 브라케스 교수는 “포유류에는 양서류의 아체에 해당하는 조직이 없다”며 “아체에서 일어나는 일을 분자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면 재생의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