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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놈프로젝트가 끝나 전체 염기서열이 밝혀져도, 모든 유전자의 기능이 저절로 밝혀지지는 않는다. 애기장대는 모두 약 2만5천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돌연변이체를 만들어 정상과 비교해 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유전자는 많아야 10%인 2천5백개 정도다. 나머지 90%의 유전자는 돌연변이가 일어나도 별다른 표현형을 나타내지 않는다. 다행히 이중 약 60%의 유전자는 박테리아나 동·식물의 유전자와 부분적으로 유사한 염기서열을 가지고 있어, 그 기능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기능이 전혀 짐작되지 않는 수수께끼 같은 유전자가 약 40% 정도가 남는다.

모든 유전자의 기능을 분석·확인하려는 시도가 바로 게놈프로젝트에 이어 등장한 기능유전체학(functional genomics)이다. 기능유전체학은 매우 다양하고 포괄적인 접근 방법을 취하고 있다. 현재 유전자의 특허권은 기능이 확인된 유전자에만 제한적으로 인정되고 있기 때문에 기능유전체학이 21세기 생명공학산업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미국과학재단이 애기장대 기능유전체 연구를 내세운 ‘2010프로젝트’에 선뜻 5억달러의 연구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2010프로젝트는 쟁쟁한 미국의 과학자들이 모여 애기장대의 모든 유전자들에 대한 기능을 2010년 이내에 밝혀내고 인터넷상에 가상식물(virtual plant)을 창조하겠다는 프로젝트이다.

2010프로젝트에서는 전체 유전자의 기능을 밝히기 위해, 2만5천개 유전자 모두에 대한 돌연변이체를 만들 예정이다.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표현형이 나타나지 않지만, 특수한 환경에서만 나타나는 돌연변이체가 있다. 예를 들어 염분농도가 높은 토양에서 잘 자라는 돌연변이체를 얻게 되면 그 유전자의 기능을 유추할 수 있다.

또한 모든 유전자의 발현시기와 발현부위를 연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잎과 뿌리세포의 구조와 기능이 서로 다른 이유는 동일한 유전정보에서 서로 다른 유전자들이 발현돼 결과적으로 서로 다른 단백질을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정 유전자가 언제 어디에서 발현되느냐는 그 유전자의 기능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인터넷상에서 유전자 백과사전 제작

DNA 칩 또는 마이크로어래이(microarray)가 이 정보를 얻기 위해 활용된다. 이 기술은 DNA에서 단백질을 생성할 때 DNA의 복사본인 RNA를 이용해 단백질을 만드는 원리를 활용해서, 어떤 RNA 분자가 각 조직 또는 기관에서 생성되는지를 대량으로 확인하는 기술이다. 2010 프로젝트에서는 각 유전자가 조직수준에서 발현되는 정확한 부위를 확인하기 위해 생체 내에서 실험을 병행하고 있다.

식물의 조직과 기관에서 실제 생산되는 단백질을 밝히는 프로테오믹스(proteomics)도 중요하다. 이와 함께 메타노믹스(methanomics)는 각 조직과 기관에서 생성되는 모든 대사물질을 밝히는 연구이다.

2010프로젝트로 인터넷상에 가상식물이 제작되면, 과학자들은 식물의 특정 조직을 클릭해 그곳에서 발현되는 유전자와 단백질, 대사물질들에 대한 모든 정보를 백과사전처럼 알 수 있다. 농생명공학에 각 유전자원을 적절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정보가 필수적이다.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알아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0프로젝트의 접근방법은 유전자 기능을 분석하기 위해 수행하는 모든 연구방법을 망라하고 있다.2010프로젝트는 세계에 흩어져 있는 각 연구실에서 서너개의 유전자 기능을 분석해오던 지금까지의 연구방법을 획기적으로 전환시킬 것이다.그러나 10년 뒤에 모든 생물학적 의문이 풀리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유전자 기능의 분석이 끝나고 생물학의 넓은 영역을 생각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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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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