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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eer] 서울공대카페 21 조선해양공학과 “커다란 고래 같은 공학”






▶ 과학의 고래

바다와 만나 진화한 첨단과학



Q 오랫동안 바다를 연구해온 교수님은 바다가 어떻게 보이시나요?


A 저도 보통사람과 똑같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지평선을 보면서 바다의 크기에 놀라고, 시원한 바다를 보면 뛰어들고 싶습니다. 바다를 공부하게 된 것도 바다를 좋아해서입니다. 바다를 좋아한다면 조선해양공학을 공부하길 추천합니다.


조선해양공학은 과학의 고래 같은 학문입니다. 지상의 포유류가 바다 속에서 진화한 것이 고래입니다. 마찬가지로 전자, 기계, 구조, 유체역학 같은 지상의 첨단 과학기술이 바다와 만나 완성된 것이 조선해양공학입니다.


즉 조선해양공학을 잘 하려면 전자, 기계, 유체역학 등을 잘 해야 합니다.


Q 조선공학과 해양공학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A 조선공학은 배를 만드는 학문입니다. 축구장 네 개 크기의 유조선, 컨테이너선, 영화 속 호화 유람선을 만들고 설계합니다. 배가 받는 힘을 계산하기 위한 유체역학과 배를 설계하기 위한 구조역학 등을 공부하니 수학이나 물리를 잘하면 좋습니다.


해양공학은 바다 전체를 활용하는 학문입니다. 바다 속 광물이나 어업자원을 효과적으로 채집하는 방법을 연구합니다. 파력이나 풍력 같은 에너지도 연구합니다. 바다의 넓은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도 배웁니다. 바다 위에 거대 구조물을 짓거나 수중 도시를 짓는 공간 활용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같이 환경에 위협이 되는 물질을 바다에 저장하는 것을 연구합니다.


▶ 바다의 박쥐
음파를 이용해 바다 속을 탐사한다



Q 수중음향을 연구한다는 말씀을 들었는데 어떤 분야인지 자세하게 설명해주세요.



A 수중음향은 바다에 파동을 쏴 바다 속을 탐사하는 학문입니다. 인간은 오감을 통해서 정보를 얻습니다. 보통 외부 정보의 70%를 시각으로, 20%를 청각으로 얻습니다. 그런데 어두운 바다 속에서는 시각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두운 동굴에서 박쥐가 길을 찾는 것처럼, 청각과 음파에 의지해 바다 속을 탐사해야 합니다.



제가 학생 때 국내에는 수중음향을 연구하는 분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걸 연구하면 교수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Q 수중 음향 연구는 어떤 곳에 활용되나요?


A
우리는 우주를 모르는 것 이상으로 바다를 잘 모릅니다. 제대로 된 바다 속 해저지형 지도조차 없습니다. 수중 음향 탐사를 이용하면 바다 밑까지 직접 내려가지 않고도 바다의 지형을 탐사할 수 있습니다. 지형탐사는 바다를 연구할 때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반드시 필요한 분야입니다. 이 탐사 방법을 이용하면 석유나 광물 같은 해저 자원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수중 음향 기술이 가장 활발히 쓰이는 곳은 군사 분야입니다. 잠수함이나, 군함에는 적 탐지를 위해 수중 음향 장비가 필수입니다.



▶ 조선업의 호랑이

한국 조선공학의 저력



Q 한국 조선업이 향후 30년간 세계 1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사실인가요?


A
중국의 성장세에 달렸습니다. 여러분이 걱정하는 것처럼 조선분야에서 중국이 우리를 추월한 것은 아닙니다. 중국이 양적으로는 우리를 뛰어 넘었을지 모르지만 질적으로는 아직 한참 모자랍니다. 우리 기술은 중국에 20~30년 가까이 앞서있습니다. 우리 조선 산업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Q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한 선배들은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A 대형 조선사에서 많이 일하고 있습니다. 조선 분야는 우리나라 기업이 최고이기 때문에 세계 최고의 기업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을 가지며 일할 수 있습니다. 자기만의 개성을 살려서 창업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학교에 남아서 연구를 계속 하거나, 선박연구소나 국방과학연구소 같은 연구소에서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연구와 기업의 중간 형태로 선급협회에서 일할 수도 있습니다. 선급협회는 상선의 등급을 매기고 선박의 자격을 심사하는 세계적인 항만회사들의 모임입니다. 조선해양공학과 출신만이 일할 수 있는 곳입니다.

 

 

Q 김하람(동래여고 1학년)
저는 평소에 해저도시에 관심이 많습니다. 언제쯤 해저도시에 살 수 있을까요?


A
해저도시 연구는 1960년대부터 시작했습니다. 특히 프랑스의 자코스터라는 유명한 해양학자는 당시에 바다 속에서 2달 정도 지내기도 했습니다. 현재도 세계 곳곳의 바다 속에서 장기간 생활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곤 합니다. 바다 속에서 오랫동안 지내면서 인간의 몸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도 충분히 연구됐습니다. 인간이 들어가 살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마친 셈입니다. 그러나 대규모 해저도시 건설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인간이 굳이 해저에서 생활할 이유가 아직 없기 때문입니다.


Q 윤다슬(동래여고 2학년)
고래들도 음파를 이용해 대화를 합니다. 고래도 연구하시나요?


A
수중 음파 연구에는 제가 연구하는 공학적인 응용 분야와 자연을 연구하는 생체 음향 분야가 있습니다. 이 둘을 융합해 공학적인 도구로 자연과학적인 사실을 밝혀내기도 합니다. 저는 공학에 집중하기 때문에 고래를 직접 연구하지는 않습니다. 같은 연구실에서 일했던 동료 중 몇몇은 실제 바다 속 동물을 연구하기도 합니다.

2014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송준섭 기자
  • 사진

    이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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