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만년 전 펭귄의 천국은 남극이 아닌 적도 부근의 따뜻한 지역이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줄리아 클락 박사팀은 페루에서 3500만 년 전의 거대한 펭귄 화석을 발견했다고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6월 29일자에 발표했다. 펭귄이 살았을 당시 페루는 따스한 온대 지역이었다.
연구팀은 ‘이카딥테스 살라시’(Icadyptes salasi)라는 이 거대 펭귄의 몸길이가 약 1.5m, 몸무게는 60kg 이상인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가장 큰 펭귄인 1.2m짜리 황제펭귄보다 더 컸던 셈이다. 이카딥테스의 가장 큰 특징은 20cm의 뾰족하고 긴 부리다. 이들은 이 부리를 이용해 물고기를 잡아먹고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부분의 펭귄은 추운 극지방에서 산다. 그나마 현재의 펭귄 가운데 가장 따뜻한 지역에 살고 있는 갈라파고스 펭귄도 차가운 바닷물이 없으면 살 수 없다. 하지만 이번 발견으로 예전의 펭귄은 후손에 비해 온대지역에 잘 적응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뉴질랜드 오타고대의 고생물학자 이완 포다이스 박사는 “지금까지는 펭귄이 원래 극지방에 살다가 빙하기인 800만년 전 온대지역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따뜻한 지역에서도 펭귄 화석이 발견된다고 생각했다”며 “이번에 발표된 화석은 펭귄이 빙하기 이전부터 온대지역에 널리 분포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