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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2 거침없이 하이브리드

엔진과 전기모터의 친환경 합작품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의 화두는 환경이었다. 각국의 정상과 기업 CEO들은 어떻게 하면 에너지 효율을 높여 오염을 줄일지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지난 5차례 연설에서 한 번도 지구온난화를 언급한 적이 없는 미국의 부시 대통령도 이번 연설에서는 에너지 문제를 거론하며 특히 하이브리드자동차연구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01‘프리우스’는 1997년 세계 최초로 등장한 하이브리드자동차다.


CO₂ 배출량 확 줄이려면

세계에는 약 8억6000만대의 자동차가 있고, 매년 약 6000만대의 새차가 판매된다. 특히 중국, 인도 등 제3 세계에서 자동차보급량이 늘고 있어 증가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자동차 수가 늘면서 석유 고갈에 대한 두려움과 대도시의 환경오염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번 겨울에 나타난 이상고온의 주범 역시 온실 가스라는 분석이 있다. 온실 가스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산화탄소(CO₂)는 대부분 자동차 배기가스가 내뿜은 것이다.

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최근 유럽연합(EU)은 2012년까지 신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30g/km수준으로 감축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현재 신차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평균량은 160~168g/km. EU는 2009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40g/km로 줄인 뒤 2012년까지 단계적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는 EU에서 생산되는 자동차는 물론, EU에수출되는 한국산 자동차에도 적용된다.

130g/km의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지금보다 20% 가까이 줄여야 한다.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동력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는 뜻이다. 친환경디젤차는 휘발유차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30%,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는 40~50%까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는 여러 면에서 앞으로 20~30년 동안 주요한 운송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비가 뛰어날 뿐 아니라 친환경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는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세계 유명 자동차회사들이 앞다퉈 다양한 형태의 하이브리드자동차를 선보였다.
 

02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운행 중인 하이브리드버스. 디젤 엔진과 전기 모터로 움직인다.


정지하면 엔진 꺼져

휘발유나 디젤차는 엔진과 변속기(트랜스미션)로 구성된 동력전달장치(파워 트레인)가 차를 움직인다. 이 경우 엔진의 효율은 자동차의 주행 상태에 따라 많이 변한다.

저속으로 시내를 주행할 때는 효율이 낮고, 신호 대기 중이나 차가 막혀 서있을 때는 효율이 거의 0이다. 차는 정지하고 있어도 엔진은 계속 돌아 연료를 그냥 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연료에서 나오는 에너지의 18~23%만 실제로 자동차를 움직이는데 사용되고 나머지는 버린다고 보면 된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는 모터와 엔진을 동시에 구동해 동력을 얻는다. 엔진의 모든 동력을 전기에너지로 바꿔 이를 다시 모터로 변환해 동력을 얻거나(직렬형), 엔진과 모터를 상황에 따라 적절히 작동하도록 조절해 동력을 얻을 수도 있다(병렬형).

이 두 가지 방식을 섞은 형태가 복합형이다. 1997년 세계 최초로 등장한 하이브리드자동차인 도요타의 ‘프리우스’(Prius)가 이 방식이다. 시속50km 이하의 저속에서는 배터리를 이용한 모터로, 시속50km 이상에서는 휘발유 엔진으로 움직인다.

예를 들어 엔진이 움직이면 자동차를 구동시켰던 배터리가 충전되고, 속도를 줄일 때는 운동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바뀌어 배터리에 저장된다. 또 차가 정지하면 엔진이 저절로 꺼졌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엔진이 켜진다.

즉 하이브리드자동차는 엔진 이외에 동력을 생산하는 전기모터를 사용한다는 점을 최대한 활용해 연료 손실을 최소로 줄인다. ‘ 프리우스’는 출근 시간 복잡한 시내 도로에서도 연비가 리터당 약 22km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 기술이 가장 앞선 나라는 일본이다. 도요타는 ‘프리우스’ 이후 2004년 동급 차량과 비교해 74% 가까이 연비가 뛰어난 ‘프리우스 II’를 출시했다. ‘프리우스 II’는 휘발유 1리터로 최고 35km를 달린다. 혼다는 1999년 ‘인사이트’(Insight)를 시작으로 ‘시빅’(Civic) 하이브리드, ‘아코드’(Acord) 하이브리드자동차를 출시하며 도요타에 이어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이브리드자동차 vs. 수소연료전지자동차^하이브리드자동차는 휘발유(또는 디젤) 엔진과 전기 모터를 함 께 사용해 연비를 높이고, 수소연료전지자동차는 수소와 산소 가 반응할 때 생기는 전기에너지를 동력으로 쓴 뒤 수증기(물) 를 배출한다. 때문에 두 자동차는 최근 대표적인 친환경차량으 로 주목받고 있다.


하이브리드 엔진 특허는 일본에?

국내에서도 현대자동차가 최초로 ‘클릭’(Click) 하이브리드자동차를 개발해 2004년 10월 환경부에 50대를 공급했다. 당시 ‘프리우스’의 누적 판매량이 30만대를 돌파했다는 점에 견줘 보면 늦은 감이 있지만 한국도 드디어 하이브리드자동차 생산국의 대열에 합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클릭’ 하이브리드자동차는 1리터로 18km를 달릴 수 있다. ‘클릭’ 휘발유 차량이 리터당 12.1km를 달린다고 하니 50%가량 연비를 향상시킨 셈이다. 차가 출발하거나 가속할 때 전기모터로 출력을 높여 연료 소모를 줄였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세계적인 수준에 맞췄다. 현재 ‘클릭’ 하이브리드자동차는 경찰청 업무용 차량으로 운행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클릭’에 이어 2005년에 내놓은 ‘베르나’(Verna) 하이브리드자동차 역시 휘발유 모델보다 연비를 50%정도 높여 리터당 18.9km를 달릴 수 있다. ‘베르나’ 하이브리드는 2005년 환경단체가 국내에서 판매되는 117종의 승용차를 대상으로 실시한 환경등급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며 대표적인 친환경차량으로 자리 잡았다.

하이브리드자동차는 세계적으로 1997년 200대가 생산된 이후 2004년 16만대로늘었다. 매년 평균62%씩 하이브리드자동차 수가 늘고 있으므로 올해는 약 50만대가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브리드자동차가 성장하는데 한 가지 걸림돌은 일본이 하이브리드엔진 특허를 많이 갖고 있다는 점이다. 자국 기술로 새로운 형태의 하이브리드엔진을 개발하지 않는 이상 일본에 비싼 특허료를 지불하고 사와야 한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는 연료 효율이 높은 디젤엔진을 개발하려는 시도도 있다. 저압으로 분사되던 연료를 고압으로 분사해 완전연소시키는 것이다. 폴크스바겐의‘ 골프’(Golf) 디젤차는 고속으로 달릴 때 프리우스 연비의 약 86% 수준까지 따라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앞으로 10년 안에 하이브리드자동차가 세계의 도로를 점령할 날이 올 것이다.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대폭 줄이고 연료비까지 절반으로 낮출 수 있는 하이브리드자동차의 매력을 거부하긴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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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민경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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