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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대 적응훈련, 2주효과가 고작

 

올림픽을 2연패한 에디오피아의 마라토너 아베베.


전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될 98 프랑스 월드컵 본선 진출 32개국이 확정, 조추첨이 끝났다. 이 가운데 우리는 유럽의 전통 강호인 네덜란드와 벨기에, 그리고 중남미 최강 멕시코 등 모두 한수위의 전력을 갖고 있는 팀과 한조에 편성됨으로써 힘겨운 싸움을 벌이게 됐다.

우리가 16강 진입을 위해 반드시 꺾어야 할, 또 꺽을 수 있는 것으로 꼽고 있는 팀은 멕시코.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 사이에서는 멕시코와 우리의 싸움은 절대적으로 우리에게 불리하다는 게 중론이다. 그 이유 가운데는 멕시코 선수들이 고지대에서 훈련을 쌓았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60년대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고도는 다른 날씨 요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구가 덜 된 분야였다. 그러나 1960년 열린 17회 로마올림픽과 다음에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에디오피아의 아베베가 마라톤 우승을 차지하고, 케냐의 게이노 등 고지대 출신 선수들이 장거리 육상 분야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더욱이 19회 대회의 개최지가 멕시코시티로 확정되자 전세계 스포츠 과학자들은 고지대에서의 스포츠 능력에 관한 연구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해발 2천2백40m 높이에 위치한 고원도시인 멕시코시티는 열대에 위치해 있지만 월평균 기온은 최고인 5월에도 17℃, 최저인 1월은 12℃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고도가 1천m 오를 때마다 기온은 6℃씩 하강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 결국 이전까지 연구가 상당 수준 진척돼 있던 온도 보다는 고도가 경기 성적을 좌우하는 핵심으로 떠오른 것이다.

고도가 높은 지역은 산소가 부족하기 때문에 평지에 살던 사람이 고지에 오르면 숨이 가빠지고 두통과 안구 통증을 느끼기 쉽다. 그러나 고지에 살던 사람이 평지에 내려오면 오히려 운동능력이 훨씬 좋아진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고도는 1천2백m부터로, 1천6백m부터는 작업능력이 10% 감소한다. 특히 갑작스럽게 2천1백m 이상되는 곳에 가면 도착 후 12-36시간 내에 고산병을 앓을 수 있다.

문제는 이같은 제반조건들을 고려해 가장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 어떤 훈련방법을 택해야 하는가인데, 상식적이면서도 가장 확실한 방법은 미리 현지에 도착해 적응 훈련을 하는 것이다. 고지대에서 보통 2-3주 정도 훈련을 하면 부족한 산소를 많이 섭취하기 위해 평상시 혈액 1cc 안에 평균 5백만개 정도(남자의 경우. 여자는 4백50만개 정도)이던 적혈구 숫자가 7백50만개까지 불어난다.

그러나 고지대 적응력은 아무리 훈련기간이 길다 해도 2주 정도 지속될 뿐 그 이후에는 다시 평지에서와 같은 상태로 돌아오고 만다. 이 때문에 일부 연구자들은 고지대 훈련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참고로 완전하게 고지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2개월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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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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