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그린 '모나리자'는 웃는 듯 마는 듯 신비한 미소로 유명하다. 혹시 모나리자의 신비한 미소는 인간의 뇌 때문일까. 최근 '뇌, 아름다움을 말하다'를 펴낸 한성대 미디어디자인컨텐츠학부 지상현 교수는 "그렇다"고 말한다.

모나리자의 얼굴은 코를 중심으로 왼쪽과 오른쪽 입이 조금씩 다르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 왼쪽 입은 일직선으로 다물고 있어 무표정하다. 오른쪽 입은 입 꼬리가 약간 올라가 웃는 표정이다. 사람은 흔히 화면의 왼쪽 얼굴을 중심으로 전체 표정을 인식한다. 모나리자의 경우 왼쪽 얼굴의 무표정한 모습을 우세하게 느끼고 언뜻언뜻 오른쪽 얼굴의 웃는 표정을 보기 때문에 웃는 듯 마는 듯 하는 신비한 미소를 느끼게 된다. 모나리자의 좌우 입술을 서로 바꿔 실험한 결과 웃는표정이 우세해지고 신비감이 떨어졌다.

모나리자 뿐만이 아니다. 지 교수는 "명화의 아름다움은 뇌의 신비로움에 달려 있다"고 주장한다. 생생한 사례 하나.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를 그린 그림은 하나같이 예수의 얼굴이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왜 그럴까. 모나리자와 비슷하다. 비언어적 정보는 시야의 왼쪽에 있을 때 그 의미를 잘 파악할 수 있으므로 관람객이 볼 때 왼쪽, 즉 오른쪽으로 고개를 떨어뜨린 예수를 화가가 그린 것이다.

현대 화가들은 모든 형태를 간단한 형태소로 환원할 수 있다고 믿었다. 바로 직선이다. 몬드리안, 밀레비치, 칸딘스키 등은 직선과 색채 만드로 화면을 구성했다.

대뇌의 시각피질에는 특정한 방향의 선에 선별적으로 반응하는 신경세포(뉴런)가 있다. 이 뉴런들이 시각정보를 종합해 형태를 구성한다.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 이 뉴런은 몬드리안 등의 그림을 볼 때 가장 활발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저자는 우리가 미술작품을 즐기는 이유는 '사랑'의 감정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뇌에는 아름다운 얼굴에 주목하는 시스템이 있다. 아름다운 얼굴은 진화적으로 번식과 양육에 유리한 특징을 갖는 얼굴이다. 이런 시스템을 자극하는 어떤 것, 예를 들어 대칭과 균형성 등을 미술작품이 갖고 있을 때 우리는 아름다움을 느낀다. 독특한 개성을 가진 이성을 좋아하듯 뇌를 긴장하고 각성하게 만드는 그림에 대해서도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다.

뇌의 신비로움을 이해하면 실생활에도 도움이 된다. 고객과 계약을 맺으려 하거나 누군가를 설득할 때, 맘에 드는 이성과 처음 만날 때 상대방이 내게 호감을 갖고 있는지를 어떻게 알까. 만일 상대방이 자주 내 왼쪽을 바라본다면 그는 지금 기분이 좋은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오른쪽을 자주 본다면 기분이 나쁜 상태다. 좌뇌는 긍정적인 정서, 우뇌는 부정적인 정서를 처리하기 때문이다. 각각의 뇌는 반대쪽 눈의 근육을 활발하게 만들고 시선은 그 쪽으로 치우친다. 뇌를 알면 삶이 깊어진다.
 

뇌, 아름다움을 말하다^지상현 지음(해나무, 248쪽, 2만5000원)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05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김상연 기자

🎓️ 진로 추천

  • 미술·디자인
  • 심리학
  • 미술사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