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중학생 30개팀 토론축제 한마당

제1회한국청소년과학탐구토론대회(KYST)

꽃이 다양한 색깔을 갖고 있는 이유는 뭘까. 구름은 어떻게 일정한 높이에 떠있을까. 딱 부러지는 해답이 나올 것 같지 않은 문제들을 놓고 과학영재들이 마치 과학자의 학술발표회를 연상케 하는 열띤 논쟁을 벌였다. 바로 지난 8월 11일부터 15일까지 부산 장영실과학고에서 열린 제1회 한국청소년과학탐구토론대회 (KYST, Korean Young Scientists Tournament)에서다.

올해 처음 열린 KYST는 협동을 바탕으로 한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을 겨루는 대회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지난 6월 1일 물리, 화학, 생물, 지구∙우주과학, 정보과학 등 과학 전 분야를 아우르는 문제가 공개됐다. 관심분야가 다양한 중학생 6명이 팀을 구성해 두달여 동안 출제 문제를 공동으로 연구한 후 대회에 참가했다.

전국 30개팀이 참여한 이번 KYST에서 영예의 대상인 과기부장관상은 인천과학영재 교육원팀이 차지했다. 금상은 진바모노팀, 은상은 미래의 꿈팀과 Sirius팀, 동상은 뉴 아인스팀, 한마루팀, 비상팀에게 돌아갔다. 이번 대회는 고등과학원 한국영재학회 동아사이언스 주최로, 전국과학영재교육원 협의회 주관, 과학기술부 한국과학재단 후원으로 열렸다.

스포츠 경기처럼 박진감 있는 진행


KYST 결승에 오른 4팀 학생들이 발표, 반론, 평론을 주고받 고 있다.


중학생 과학영재들이 정보탐색, 문제해결에서 토론 능력까지 겨루는 KYST는 룰을 알고 나면 더욱 흥미로워진다. 대회에서 각 팀은 발표와 반론, 그리고 평론 역할을 번갈아 한다. 각 역할을 하면서 출전팀들이 공격과 방어를 주고 받기 때문에 전략이 필요하며 스포츠 경기처럼 박진감 있게 진행된다.

일단 발표팀은 반론팀이 제시한 문제를 풀지 말지 결정한다. 3차례까지 거부할 수 있지만 더이상 거부하면 점수가 감점된다. 따라서 반론팀은 발표팀이 까다로워할 문제를 선택하는데, 충분히 소화하지 못한 문제라면 나중 토론 때 곤경에 처할 수도 있다. 문제가 확정되면 발표팀은 준비해온 자료로 발표한다.

반론팀은 발표를 들은 후 반론을 제기할 기회를 갖는다. 문제 해결 방법에서 어디가 잘못됐고 미흡했다는 식이다. 이후 발표팀과 반론팀의 논쟁이 진행된다. 평론팀은 발표와 반론을 지켜본 후 각 팀의 장단점을 분석해 평가한다. 마지막으로 발표팀은 결론을 내린다.

모든 진행과정은 정해진 시간 동안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대회장에 놓여있는 커다란 전광판 시계가 시간을 측정한다. 마치 체조경기처럼 6명의 심사위원들은 모든 과정을 지켜본 후 각팀의 발표, 반론, 평론 능력을 평가한다. 평가점수에서 최고점과 최저점을 제외한 점수의 평균이 팀이 획득하는 점수다. 결국 한 팀의 점수는 발표와 반론, 평론 역할을 하면서 받은 점수를 50%, 30%, 20%의 비율로 합산한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예선은 30개팀이 3팀씩 10개조로 나눠 진행됐다. 예선에서 1등을 차지한 10개팀과 2등을 차지한 팀 중 심사위원 점수가 높은 2개팀이 와일드카드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에 진출한 팀은 공주, 뉴 아인스, 미래의 꿈, 비상, 웅진, 인천과학영재교육원, 진바모노, 카오스, 타키온, 한마루, DUREA, Sirius였다.

3팀씩 4개조로 나눠 펼쳐진 준결승 역시 예선과 마찬가지로 진행돼, 각 조에서 우승한 4팀이 결승에 올랐다. 대회 마지막날 진행된 결승은 예선과 달리 4팀이 참여해, 3팀이 발표, 반론, 평론 역할을 하고 한팀은 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학교수업도 토론 방식으로 이뤄져야


대상을 차지한 인천과학영재교육원팀이 발표하는 모습.


우승을 차지한 인천과학영재팀은 미래의 꿈팀이 제시한 천체에 물이 존재할 조건과 그때 물의 상태를 묻는 지구과학 문제를 발표했다. 지구 이외의 태양계 행성에 물이 있을 가능성과 상태를 꼼꼼히 다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 인천과학영재팀은 진바모노팀이 구름이 일정한 높이에 떠있는 이유 문제를 발표했을 때 반론을 맡아서 끝까지 물고 늘어져 관객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예상보다 많은 팀이 참여해 정해진 일정 동안 대회가 진행되다 보니 아쉬운 점도 눈에 띄었다. 참가팀은 예선에서 단 한번만 발표, 반론, 평론 역할을 할 기회가 주어졌다. 이 때문에 오랜 기간 동안 준비한 팀도 단 한번의 실수로 탈락한 경우가 있었다. 운이 아닌 실력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참가팀을 제한하거나 지역별로 예선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이번 KYST 조직위원장 경남대 이상천 교수는“1회 대회인 만큼 운영상 미진한 점이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고 하면서도“아쉽게 떨어진 팀이 서로 격려하고 진출한 팀을 응원하면서 진정한 축제가 됐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참가한 학생들은 서로 협동해야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깨우치는 소중한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사위원장인 고등과학원 김정욱 원장은“과학이란 객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과도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한다”면서“앞으로 학교 교육도 이 대회처럼 암기보다는 학생들이 토론하면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학생 과학영재들이 모여 기량을 겨룬 1회 KYST가 끝난 현재 벌써부터 내년에 펼쳐질 2회 대회가 기대되고 있다. 올해 대회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심한 준비를 통해 더 풍성한 토론축제 한마당이 펼쳐질 것이라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03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김홍재 기자

🎓️ 진로 추천

  • 물리학
  • 생명과학·생명공학
  • 지구과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