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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8회를 맞은 전국 학생 과학 발명품 경진대회(동아일보 소년동아·과학기술처 주최, 한국야쿠르트 협찬)가 질과 양에서 눈에 띄게 향상돼 과학 한국의 앞날을 밝게 해주고 있다.

지난해 7회 때부터 대회의 대상(大賞)을 국무총리상에서 대통령상으로 격상시킨것과 올해부터 은상 이상의 입상자에게 해외 유학 자격이 주어진 것 등이 대회를 활성화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된다.

이번 전시회(10월 14~28일·국립과학관 전시실)에는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출품된 5천5백1점의 작품 가운데 각 시·도 예선을 거쳐 본심에 오른 2백46점(생활과학 1백16, 학습용품 86, 과학완구 44점)이 선보였다.

14일 전시회개막식에는 이태섭 과학기술처 장관, 김상만 동아일보 명예회장, 김성열 동아일보 사장, 윤쾌병 한국야쿠르트사장을 비롯한 많은 관계 인사가 참석해 개막 테이프를 끊고 우수 입상자들을 격려해 주었다.

김병주군 대통령상
 

대통령상 '시각 장애자를 위한 한글점자 학습 장치' 김 병주(부산 전자공고 2년)

이번 대회에서 영예의 대통령상(장학금 2백만원)은 김병주군(부산전자공고2년)이 출품한 학습용품 부문의 ‘시각 장애자를 위한 한글 점자 학습 장치’가 차지했고 국무총리상(장학금 1백만원)은 노훈래군 (충남 보령 장은국교6년)의 생활과학 작품인 ‘곡식마대 꿰매는 편리한 가구’가 각각 차지했다. 그리고 금상(장학금30만원)은 생활과학 부문에서 김병열군(경북 구룡포 동부국교6년)의 ‘신기한 새 기능의 전화기’, 학습용품 부문에서 정은경양(경북 현풍여중 2년)의 ‘분자확산 관측기’, 과학연구 부문에서 김정곤군(부산 성동중 1년)의 ‘중력타를 이용한 글라이더’가 각각 뽑혔다.

이밖에 은상 12명, 동상 30명, 장려상 1백39명이 선정됐다.

이번 대회의 대통령상 수상자와 지도교사 정태열씨(부산전자공고), 국무총리상 수상자와 지도교사 이선재씨(충남 장은국교), 금상 수상자 3명 등 7명에게는 장학금 외에 미국항공우주국(NASA) 휴스턴 기지를 비롯, 워싱턴에 있는 스미소니언 박물관, 디즈니랜드와 일본 도쿄의 과학기술관 등을 2주일간 견학하는 특전이 주어진다.

또 이 대회의 은상 이상 입상자에게는 해외 유학 자격의 특전이 부여된다.

 

국무총리상 '곡식마대를 꿰매는 편리한 기구'노훈래(충남 보령 장은교 6년)


컴퓨터 이용한 점자학습장치

이번 대회의 대통령상 수상 작품 ‘시각 장애자를 위한 한글 점자 학습 장치’는 현대 과학기술의 총아인 컴퓨터를 이용하여 점자를 쉽게 배울 수 있게 창안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그 동안 마땅한 점자 학습장치가 전혀 없어 점자를 익히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 시각 장애자들의 교육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된다.

소형 컴퓨터와 타자기의 원리를 응용한 점자 출력 장치를 결합시켜 교사가 옆에서 컴퓨터의 문자판을 누르는데 따라 그 글자에 해당하는 점자가 튀어나와 시각 장애자가 손 끝으로 감촉할 수 있게 돼 있다.

이 장치는 점자의 기본뿐 아니라 입력 시키기에 따라서 점자 문장도 익힐 수 있으며, 시각 장애자가 점자를 올바로 읽었는지 스스로 점검할 수도 있다.

모든 소프트웨어는 턴키시스템으로 제작돼 있어 컴퓨터를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조작이 가능하다.

국무총리상 수상 작품 ‘곡식 마대 꿰매는 편리한 기구’는 가마니 대신 마대의 사용이 늘어나고 있는 농가에서 손쉽게 곡식 마대를 꿰맬수 있도록 고안한 생활과학용품.

시중에서 흔히 사용하는 호치키스 형태에 재봉틀의 실 꿰는 원리를 도입해서 만든 휴대용 수동식 기구로 빠른 시간 내에 깨끗하게 마대를 꿰맬 수 있다.

미싱용 바늘과 마대를 끼울 수 있는 받침대, 실 채는 바늘이 갖춰진 몸체는 알루미늄으로 호치키스 형태로 만들어져 가벼울 뿐 아니라 마대를 밑실 없이 한가닥으로 박음질해 실을 풀 때는 쉽게 풀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대회는 지난 1979년 동아일보사 소년동아일보와 과학기술처가 세계 아동의 해를 맞아 어릴 때부터 ‘자연의 이치’를 관찰하는 습관을 길러주고 이를 슬기롭게 과학적으로 이용하는 재능을 키우기 위해 ‘발명하는 새싹 키워 공업 한국 이룩하자’는 표어를 내놓고 처음 실시했다.

참가 대상은 국민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등 각급 학교 학생으로 한했고, 출품 종목은 ▲생활과학(가정 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생활 용품으로 널리 보급할 가치가 있는 창작품) ▲학습용품(학생들의 학습 활동에 필요한 학습 용품으로 널리 보급할 가치가 있는 창작품) ▲과학완구(어린이의 정서 순화·지능 계발 및 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완구로 과학적이고 위험성이 없으며 널리 보급할 가치가 있는 창작품)으로 정했다.

전국 과학 전람회라는 정부에서 주관하는 권위 있는 대회가 있는 터에 학생 과학 발명품 경진 대회가 과연 학생들과 학교측에 얼마나 관심을 끌까 주최측은 걱정을 했었다.

그러나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첫 대회 인데도 전국 11개 시도에서 무려 1천5백32점이 출품된 것이다.

해외 견학의 매력

물론 이렇게 많은 작품이 출품되기까지 주최측은 혼신의 힘을 쏟았다. 소년 동아일보는 대회와 관련된 기사를 연중 기획물로 실었다.(대회 알림 및 참가 안내 기사, 발명가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피땀어린 슬기의 열매’, 각 학교장이 집필한 ‘생각하는 마음·과학하는 새싹 ’등).

또한 주최측은 전국 각 시도 교육위원회 및 학생과학관을 방문, 대회의 취지를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다.

학생과 지도 교사의 입장에서 보면 우수 입상자에게 해외 견학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이 호기심을 끌었는지도 모른다.

첫 대회 작품 전시회 도중인 그해 11월 15일 국립과학관에서 화재가 발생, 전시 작품 중 8점이 불에 타는 불상사가 났으나 불난 집이 흥한다는 말처럼 대회는 해가 갈수록 출품 수가 늘어나고 작품의 수준 또한 향상됐다.

이 대회는 6회까지 대상(大賞)이 국무총리상이었으나 7회 때인 1985년도부터는 대통령상으로 격상돼 대회의 권위를 드높였다. 또한 올해부터는 이 대회의 은상 이상 입상자에게는 해외 유학 자격 특전이 부여되는 등 전국 과학 전람회와 쌍벽을 이루는 대회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 대회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우리 나라 과학의 앞날을 걸머지고 있는 학생들에게 과학을 탐구하는 마음과 자연을 슬기롭게 이용하는 연구심을 길러주는데에 있다.

당장에 어떤 획기적인 과학 작품을 찾는 데에 있지 않고 과학 풍토 조성, 과학 저변 확대에 목적을 두고 있다.

해가 갈수록 과학기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정부당국자들은 이렇다 할 부존 자원이 없는 우리가 살 길은 과학 기술의 발전뿐이라고 서슴없이 말하고 있다.

어떤 분야든지 높은 수준에 이르자면 장구한 시일이 걸리기 마련이다. 과학 기술 분야 또한 예외가 아니다.

이 대회는 과학 한국의 앞날을 예비하기 위해 마련됐다는 점에서 각계로부터 많은 찬사를 받고 있다.

올해 총 출품작은 5천5백1점으로 지난 7회 대회의 2천7백35점에 비해 2배 이상이나 증가했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과학의 꿈나무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음을 볼 때 우리의 앞날은 매우 밝다고 전망할 수 있겠다.

해외교포 환대받으며 견학

이 대회의 역대 대상 수상자들을 살펴보면 1회 대회에서는 생활 과학 부문에 ‘연탄 연소 가스 배기 장치’를 출품한 이희순양(인천여상고 3년)이 차지했다.

2회 때는 생활 과학 부문에서 ‘간편한 실내 공기 정화기’를 출품한 김기하 군(경북 진보종합고 2년), 3회 때는 역시 생활과학 부문에 ‘혼자도 탈 수 있는 회전 만능 시이소오’를 출품한 김진숙 양(강원 도암중 2년)이 차지했다.

그런데 3회 때의 대상 수상자 김진숙 양을 지도한 지도 교사 김 석규 씨는 김 양의 아버지로서, 부녀가 해외 견학을 하는 행운을 누렸다.

4회 때는 국민학생인 춘천교대부속국민학교 4학년 김희준 군이 과학 완구 부문의 ‘물의 힘으로 움직이는 건설 중장비’로, 5회 때는 부산전자공고 3학년 안창호 군이 생활 과학 부문의 ‘자동 온도 조절을 위한 연탄 화덕 공기 조절 장치’로 각각 대상에 뽑혔다.

그리고 6회 때는 생활 과학 부문에 ‘고막 까는 기구’를 출품한 박남연군(전남 광주 효동국민학교 6년)이, 7회 때는 학습 용품 부문에 ‘전기가 없는 곳에서도 실험할 수 있는 진공 속의 낙하 운동 장치’를 출품한 김호영 군(대구 경운중학교 2년)이 각각 대상을 차지했다.

그런데 올해 대통령상 수상자 김병주군(부산전자공고)을 지도한 지도 교사 정태열 씨는 지난 5회 때 대상을 차지한 안창호 군을 지도한 지도 교사로서, 정 교사는 두 번째로 해외 견학의 영광을 갖게 되었다.

특히 이 자리를 빌어 밝혀두고 싶은 것은 우수 입상자 해외 견학 중에 현지의 대사관·영사관·교민회가 베풀어주는 따뜻한 환대가 과학 꿈나무들에게 커다란 격려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견학 코스가 일정하여 해마다 찾게 되는데도 이들은 고국의 영재들을 위해 파티를 열어주고 안내를 자원하는 등 봉사를 하는 것이다.

1986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성인환 소년동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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