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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전쟁 2라운드 - 해리 포터와 반지의 제왕

신화와 역사의 화학 반응 마법의 세계

‘해리 포터’와 ‘반지의 제왕’이 첫 개봉에 이어 두번째 개봉에서도 겨울철 극장가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두 영화는 접근성과 파급 효과가 크다는 영화의 특성을 살려 판타지라는 장르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에게 마법을 거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두 영화는 판타지 소설을 한번도 읽어본 적이 없는 관객에게는 이해되지 않는 장면을 많이 갖고 있다. 반지의 제왕에서 요정족 ‘레골라스’와 난장이족 ‘김리’가 함께 여행하는 것이 로한의 기사들에게 이상하게 보였던 이유는 무엇일까. 해리 포터에서 양말을 선물받은 집 요정 ‘도비’가 자유의 몸이 된 이유 역시 이해하기 힘들다.

두 영화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화려한 특수 효과와 압권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전쟁 장면을 이용해 장르 영화의 취약함을 보강하고 있다. 그러나 하룻밤 자고 나서 생각해보면 기억에 남는 장면들은 아나콘다 보다 거대한 괴물 뱀이 쉭쉭 소리를 내며 기어다니는 장면과 수천명의 엑스트라가 동원된 전쟁 장면 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지면에서는 두 영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판타지에 대한 정보를 가볍게 다뤄보자.

해리 포터와 반지 제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마법이다. 판타지에 등장하는 마법사는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 고대 유럽에는 신과 자연의 정령을 섬기는 ‘드루이드’라는 제사장이 있었다. 드루이드는 제정이 뚜렷이 구분되지 않은 고대사회에서 법을 만들고 신탁을 받아 부족의 우두머리를 뽑는 실질적인 부족의 리더였다. 그들은 정령을 소환해 병든 사람을 고치고, 전투에 임하는 전사들에게 주문을 걸어 용감하게 싸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영화 ‘아스테릭스’에 등장하는 부족의 마법사를 보면 드루이드의 모습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이들이 바로 판타지에 등장하는 마법사들의 원조일 것이다.


핵심적인 요소는 마법이다. 마법은 근대 화학과 의학을 성장시킨 모태라고 할 수 있다.


의학 발전으로 이어진 연금술

예전에 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됐던 애니메이션 ‘스머프’에 등장하는 파파 스머프 역시 각종 마법에 능통하고 스머프족의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보아 드루이드로 볼 수 있다. 참고로 마법사가 사용하는 떡갈나무 지팡이는 고대의 드루이드가 갖고 있던 권위의 상징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기독교의 전파와 함께 유럽의 토속 신앙은 탄압의 대상이 됐고 드루이드는 몰락의 길을 걸었다.

중세로 들어서면서 종교적인 권위를 잃어버린 마법사들은 진리를 추구하는 학자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그들은 드루이드로부터 물려받은 토속 신앙과 유대교의 신비주의인 ‘카발라’를 융합해 새로운 마법을 탄생시켰다. 이 시대의 가장 유명한 마법사는 아더왕의 전설에 등장하는 궁정 마법사 ‘멀린’이다. 멀린은 현명한 참모이자 천재적인 전략가로 아더왕이 영국을 통일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아더왕의 시대가 전설이 돼버린 이후에도 멀린에 대한 숭배는 끊임없이 이어져 19세기에는 교황청이 멀린과 관련된 장소들을 순례하는 것을 금지시킬 정도였다고 한다. 현재 영국의 곳곳에는 궁정 마법사 멀린의 전설이 전해지는 장소들이 관광 상품으로 개발돼 있다.

중세 마법의 전성기는 십자군 원정 이후 시작됐다. 고대 이집트에서 탄생해 아라비아로 건너갔던 연금술이 십자군 전쟁과 함께 유럽으로 유입되면서 마법사들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이론에 머물러 있던 주술들을 수준 높은 마법으로 발전시켰다. 이 시대의 마법사들은 마법의 가루를 만들어 병자들을 치료하거나 인간의 피를 이용해 ‘호문쿨르스’라는 인간과 비슷한 생명체를 만들어 냈다고 주장했다.

이후 연금술과 마법은 근대 화학의 모태로 성장한다. 황금과 마법의 돌을 만들어내려던 수많은 실험들이 근대 화학 실험의 토대가 됐던 것이다. 한편 마법사들은 인간의 몸 역시 물, 불, 바람, 흙의 네가지 원소로 이뤄져 있다고 생각했다. 마법사들은 인간의 몸 속에서 네가지 원소의 균형이 깨지면 질병이 발생한다고 믿었고, 깨져버린 균형을 맞추기 위해 약초를 사용하거나 피를 뽑는 등 다양한 치료 방법을 개발했다. 그런 치료 방법들은 근대 의학으로 발전했다.

가상의 세계에 빠져드는 관객들


판타지에서 세계관을 구성하는 작업은 매우 어렵고 중요하다.‘ 해리 포터’는‘마법사와 함께 살아가는 현대의 영국’이라는 간단하고도 이해하기 쉬운 세계관을 갖고 있다.‘ 반지의 제왕’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세계인‘중간계’를 배경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해리 포터의 마법 학교 ‘호그와트’와 반지 제왕의 ‘중간계’(Middle earth)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세계다. 그럼에도 우리는 허구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음모와 전쟁을 진지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것은 두 영화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세계가 잘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판타지 장르를 다룰 때 가장 어려운 작업은 세계관을 구성하는 것이다. 세계관이란 이야기 속의 세계를 존재하고 움직이도록 하는 모든 설정을 뜻한다. 세계관이라는 말은 너무 방대해서 신화와 종족, 정치와 계급, 시장의 분위기와 화폐, 동네 대장장이의 물품 목록 등 수 많은 것들을 내포하고 있다.

반지 제왕의 원작자인 J.R.R. 톨킨이 위대한 작가로 꼽히는 첫번째 이유는 평생에 걸쳐 흩어진 언어의 조각들과 잊혀진 북유럽 신화들의 파편을 집대성해 중간계라는 세계를 구성했기 때문이다.

중간계의 사람들은 요정족, 난쟁이족과 더불어 산다. 곡식의 수확 철이 다가오면 오크족의 침입에 대비해야 한다. 전사들은 활과 검과 갑옷으로 무장했고, 마법사들은 강력한 마법으로 몬스터를 물리치거나 나쁜 마법을 이용해 사람들의 정신을 조종한다.

톨킨 이후 수많은 판타지 작가들이 중간계의 세계관을 빌려쓰고 있다.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작업이고, 톨킨의 세계만큼 완벽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세 영국의 한적한 시골 도시’라는 짧은 문장만으로도 훌륭한 세계를 구성할 수 있다. 복잡한 세계관이 이렇듯 간단해질 수 있는 것은 중세 영국의 시골 도시가 존재했던 세계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의 상상 속에 쉽게 그려지기 때문이다.

해리 포터는 ‘마법사와 함께 살아가는 현대의 영국’이라는 간단하며 이해하기 쉬운 세계관을 갖고 있다.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말썽꾸러기 집 요정 ‘도비’라든가 악당 ‘리들’이 키우는 거대한 뱀 ‘바실리스크’ 등은 우리의 도깨비 방망이만큼이나 그들의 정서에서 익숙한 존재들이다. 영국 사람들은 이유 없이 접시가 깨지거나 의자 다리가 부러지면 집 요정이 장난을 쳤다고 말한다.

판타지 속의 전쟁사

세계관 얘기가 나온 김에 반지 제왕과 해리 포터의 이해를 돕기 위한 몇가지 이야기들을 나눠보자. 반지 제왕에서 로한의 왕 데오든이 사루만의 공격에 대비해 백성들과 함께 헬름 협곡으로 피하려 했을 때 아라곤이 반대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 속의 헬름 협곡은 난공 불락의 요새다. 누가 생각해도 제대로 된 방어 시설을 갖고 있지 않은 로한의 도시보다는 헬름 협곡이 안전해 보인다. 그러나 중간계의 로한 종족에 대해 알고 있다면 아라곤이 반대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영화 속에서 잠깐 보여졌듯이 로한은 기마 민족이다. 성을 지키는 것보다는 말을 타고 초원을 달리며 적들과 싸우는 것에 익숙한 전사들이다. 게다가 마법사 사루만이 헬름 협곡의 성벽을 허물만한 준비를 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그런 이유 때문에 아라곤은 헬름 협곡에 몸을 숨기고 요새를 지키는 것보다는 초원에서의 전투를 건의했던 것이다. 그러나 아라곤이 옳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아무리 기마전에 익숙해도 몇백명의 병력으로 만명이 넘는 적들과 싸워서 이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여자와 어린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안전한 대피 시설을 갖고 있는 헬름 협곡으로 가야 한다는 데오든 왕의 판단이 옳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떠한 공격에도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헬름 계곡의 성벽들이 모두 무너지자 데오든 왕은 막 떠오르는 아침 햇빛에 의지해 말을 타고 전장으로 달려나간다. 그리고 절체절명의 순간 정확한 시간에 맞춰 도착한 로한의 기병대는 사루만의 오크 부대를 전멸시킨다.

오크는 돼지 얼굴에 날카로운 이빨을 갖고 있는 몬스터로, 난폭하고 지능이 낮다. 사루만은 오크를 개량해 ‘우르크 하이’라는 강력한 몬스터를 만들어 냈다. 힘에 따라 무리의 서열이 정해지는 오크는 종종 자신의 종족을 잡아먹기도 한다. 반지 제왕에서 메리와 피핀을 잡아 사루만에게 돌아가는 오크 무리가 서로 잡아먹는 장면이 나온다.

재미있는 사실은 사루만의 오크 부대가 대 기병용 무기인 ‘파이크’로 무장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파이크는 5-7m 정도의 길이를 가진 창으로, 15세기의 스위스 병사들이 당시 최강이라 불리던 오스트리아 기병들을 물리치면서 유명해진 무기다. 영화 ‘브레이브 하트’에서도 파이크를 이용해 영국의 기병대를 물리치는 스코틀랜드 전사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종족을 잡아먹을 정도로 머리 나쁜 오크들은 파이크의 사용법을 몰랐던 것은 아닐까.

개발론자 난쟁이와 환경운동가 요정

오크를 불태우고 돌아오는 로한의 기사들이 요정인 레골라스와 난쟁이 김리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중간계의 난쟁이족은 지하의 광물을 채집해 다양한 금속 세공품과 무기 등을 만들며 살아가는 종족이다. 그들은 광물을 채집하기 위해 땅 속 깊이 동굴을 파고 그 동굴 속에 도시를 건설한다. 그런 도시 중 하나가 바로 반지의 제왕 1편에 소개됐던 ‘모리아’다.

그렇다면 땅 속에서 캐낸 광물을 제련해 금속으로 만들 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불을 피우기 위한 나무다. 그래서 난쟁이들은 평생 동안 도끼를 이용해 수많은 나무들을 잘라낸다. 난쟁이 김리가 도끼를 무기로 이용하는 것까지 설명된다. 그렇다면 김리가 나무의 목동으로 불리는 앤트의 숲에 들어갔을 때 불안감에 떨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평소에 나무들에게 지은 죄가 많았기 때문이다. 반면 요정들은 아름다움과 무한의 생명을 지닌 종족으로 변화를 거부하며 자연과 동화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 요정들에게 땅을 파헤치고 숲의 나무를 자르는 난쟁이들은 당연히 원수처럼 보일 것이다.

이번에는 해리 포터를 보자. 양말을 선물 받은 집 요정 도비가 자유의 몸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도비는 ‘홉 고블린’이라 불리는 장난꾸러기 집 요정이다. 유럽에서 집 요정은 우리 나라의 도깨비만큼이나 흔한 존재인데, 집안에 사는 집 요정에게 우유나 식사를 대접하면 그 때부터 곡물을 빻아 놓거나 바닥을 청소하는 등 집안 일을 도와준다고 한다. 그러나 장난기가 심해 맛있게 숙성되고 있는 포도주를 식초로 바꿔버리거나 버터를 거꾸로 저어 망쳐버리기도 한다. 그런데 집 요정에게 옷을 선물하면 신이 나서 뛰어다니며 옷 자랑을 하기 위해 집 바깥으로 뛰어나간다고 전해진다.

고려 인삼 본뜬 듯한 맨드레이크

해리 포터에 나오는 바실리스크는 뱀들의 왕으로 불리는 몬스터로, 머리 부분에 왕관 모양의 무늬가 있다. 치명적인 독을 갖고 있어서 그 숨결만으로도 식물이 말라죽으며 눈을 마주치면 그 자리에서 돌처럼 굳어버리거나 죽게 된다. 고대 아폴로의 신전에는 거미를 퇴치하기 위해 바실리스크의 시체를 걸어뒀다고 전해진다.

이것을 생각해보면 해그리드가 애완용으로 키우던 거대 거미 아라고그가 숲으로 도망친 이유를 알 수 있다. 국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온라인 게임인 ‘리니지’의 바실리스크는 여섯개의 다리를 갖고 있는 도마뱀 모양이다. 리니지의 플레이어들은 해리 포터의 바실리스크에 의문을 갖겠지만 바실리스크가 시대에 따라 다른 모습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금새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고대의 바실리스크는 해리 포터에 등장하는 것처럼 거대한 뱀의 모습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몬스터의 모습도 시대에 따라 변하게 마련. 중세에 들어서면서 바실리스크는 수탉과 뱀을 합쳐놓은 모습을 갖게 됐고, 16세기에는 리니지에서 표현된 것처럼 여러개의 다리를 가진 도마뱀의 모습을 갖췄다.

또한 해리 포터에는 병든 닭처럼 보이는 늙은 불사조가 등장한다. 마침 해리 포터가 교장실로 들어갔을 때 수명을 다한 불사조는 저절로 불에 타 한줌의 재가 된다. 그리고 재 속에서 불사조의 새끼가 태어난다. 론 위즐리의 집에 들어갔을 때 선을 보인 마법의 식기세척기 수준의 소품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던 불사조는 해리 포터의 후반부에 가장 중요한 배역으로 등장한다. 해리 포터가 마음놓고 싸울 수 있도록 바실리스크의 눈을 쪼아댔고 무기도 가져다줬다. 바실리스크에게 물린 해리 포터의 상처를 눈물로 치료해 준 후, 무거운 물건을 운반할 때 사용한다는 덤블도어 교장 선생님의 말을 증명하듯 해리 포터와 지니를 집고 날아오른다.

신화 속의 불사조 역시 매우 힘이 센 것으로 알려졌다. 고대의 불사조는 아버지 새가 죽기 직전 태어나며 아버지가 죽을 때 그 시체를 이집트로 운반하기 위해 무거운 돌을 들고 하늘을 나는 연습을 한다고 한다.

이밖에 해리 포터에는 화분에 심겨진 맨드레이크를 뽑기 전에 귀마개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맨드레이크는 사람 형태의 뿌리를 갖고 있는 식물로, 만병통치약으로 쓰인다. 맨드레이크가 땅에서 뽑힐 때 지르는 비명 소리를 들으면 놀라서 죽기 때문이다. 그래서 맨드레이크를 채취할 땐 맨드레이크의 줄기에 줄을 걸어 개의 목에 걸어둔다. 물론 목줄을 잡아당겨 맨드레이크를 뽑은 개는 죽어버린다. 뛰어난 약효에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는 뿌리. 혹시 실크로드를 통해 유럽으로 전파된 고려의 인삼이 맨드레이크의 전설을 만들어 낸 것은 아닐까.

판타지의 악당들

판타지에는 다양한 악당들이 등장한다. 해리 포터의 악당 볼드모트는 호그와트의 학생으로 장래가 유망한 마법사였다. 그러나 슬리데린의 후계자가 되면서 금지된 힘을 얻기 위해 비밀의 방을 열게 되고, 그 이후 악인의 길을 걷는다. 스타워즈의 아나킨 스카이워커 역시 처음부터 악인은 아니었다. 아직 에피소드 3가 개봉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나킨이 다스 베이더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는 보물이 선한 사람을 악인으로 바꾸기도 한다. 반지 제왕의 사루만은 백색의 마법사로 불리던 중간계 최고의 마법사였다. 그러나 우연히 얻게 된 사우론의 수정 구슬은 모든 이에게 존경받던 마법사를 악마의 하인으로 만들어 버렸다(참고로 백색 마법사 사루만의 역을 맡은 배우 ‘크리스토퍼 리’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2에서 사루만과 거의 비슷한 캐릭터인 변절한 제다이의 기사 두크 백작 역을 맡아 제다이의 스승 요다와 결투를 벌인다).

마법을 갖고 있는 물건 때문에 악인이 된다는 설정은 컴퓨터 게임인 ‘워 크래프트 3’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네크로맨서의 흑마법으로 인해 좀비가 돼버린 백성들을 학살한 후 언데드 종족의 강력한 힘에 무력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아써스(Arthas) 왕자는 백성들을 구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얻기 위해 악마의 검 프로스트모운(Frostmourne)을 구하게 된다. 그러나 아써스 역시 나약한 의지를 가진 인간이었기에 검의 마성에 지배당할 수 밖에 없었다. 아써스 왕자는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다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후 데쓰 나이트(Death knight)로 다시 태어난다. 사루만과 아써스 왕자를 악인으로 만든 것은 마법을 가진 보물이 아닌 이전보다 훨씬 강해진 그들의 능력이 아닐까.

절대 반지 역시 마찬가지다. 반지가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반지를 통해 새롭게 얻은 강력한 힘으로 인해 억눌려 있던 욕망이 자라나며 반지의 주인을 악인으로 변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반면 반지 제왕의 절대 군주 사우론은 모든 것을 지배하고 모든 생명체를 파괴하려는 절대악이다. 절대악은 욕망에 지배당하면서도 양식의 가책 때문에 파괴의 대상이 될 뿐 심판받을 수 없다. 스타 워즈의 '다스 베이더'처럼 마지막 순간에 선한 사람으로 되돌아올 가능성도 없다. 그리고 소멸돼도 언젠가 부활해 모든 것을 지배하려고 달려든다. 영화 속에 등장한 절대 악으로는 제 5원소의 검은 행성, 에어리언 시리즈의 괴물 등을 들 수 있다.

2003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노성래 온라인게임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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