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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시계 없이 무인ㄷ에 떨어진다면? 그리고 어느 시간에 배가 무인도에 떨어진 자신을 찾으러 온다고 한다면 어떻게 그 시간을 맞출 수 있을까. 과거 선조들이 사용했던 해를 이용한 시계를 만든다면 어떨까.

따뜻한 봄날. 오랜만에 모험이와 슬기는 엄마, 아빠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낚시터 중 하나인 추자도를 찾아갔다. 추자도는 제주도 보다 북쪽에 위치한다. 이곳 주위에는 낚시할만한 여러 작은 섬이 있다. 가족은 새벽에 일어나 배를 타고 추자도의 작은 섬 중 하나에 내렸다. 오후 3시까지 여기에서 월척의 꿈을 꾸고 있으면, 배가 다시 그들을 내려놓은 장소로 데려온다고 했다. 작은 섬치고는 꽤 커서, 가족은 둘러보고 자리를 잡기로 했다. 그러는 어 느 순간 모험이의 머리에 스쳐 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모험 : 아빠, 엄마! 시계 가지고 계세요?
엄마∙아빠 : 아니 없는데…. 너도 시계 차고 있지 않니?
모험 : ….
슬기 : 저도 없어요.
온가족이 시계가 없는 세상 속에 빠져버린 것이다.
슬기 : 우리 어떻게 배가 올 시간을 맞춰요?
모험 : 내린 장소에서 낚시도 못하고 죽치고 있어야 해요?
엄마 : 이렇게 실망만 하고 있을 수 없지. 아무래도 우리 선조들이 사용 했던 해시계를 만들어야겠다.
아빠 : 아! 그래. 세종대왕이 만든 앙부일구를 응용해서 만들면 돼. 너희 가방에 종이랑, 가위가 있지?
슬기 : 제 가방에 있어요. 이걸로 어떻게 해시계를 만든다는 거예요?
엄마 : 여기서 당신 나침반 열쇠 고리를 써먹게 됐네요.

해시계 만들기

왜 그럴까?!
 

해시계 평면도


해는 동쪽에서 떠서 남쪽 하늘을 거쳐 서쪽으로 진다. 그렇다면 그림자는 어느 쪽부터 생길까? 아침해는 동쪽에 있으므로 해시계의 이쑤시개 그림자침의 그림자는 서쪽으로 생긴다. 해시계의 이쑤시개 그림자침을 북쪽으로 향해 놓으면 그림자는 서쪽인 왼쪽 편부터 생기기 시작된다. 이렇게 북쪽을 향해 놓으면 그림자의 위치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평면도의 세로선을 살펴보면 왼쪽부터 6, 7 … 11, 12, 1, 2, … 5, 6까지 숫자가 쓰여있다. 바로 이것이 시간을 가리키는 것이다. 왼쪽부터 아침 6시부터 시작돼서 오른쪽 끝 저녁 6시까지 해가 떠있는 동안에는 시간을 읽을 수 있다.

한편 여기서 만든 해시계로 날짜를 알 수도 있다. 해시계 평면도에서 살펴보면 날짜는 가로선을 따라 읽으면 된다. 이것은 그림자의 길이가 해의 고도에 따라 달라지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지구는 23.5˚로 기울어져 공전한다. 따라서 일년을 주기로 해의 고도는 달라진다. 해의 고도가 가장 높을 때는 하지이며 가장 낮을 때는 동지이다. 따라서 동지 때그림자의 길이가 가장 길어진다. 이 해시계의 가로선을 살펴보면 중앙은 3월22일(춘분)과 9월22일(추분)에 맞춰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가장 위의 가로선은 그림자가 가장 긴 동지를, 그리고 가장 아래쪽은 그림자가 가장 짧은 하지를 가리킨다. 따라서 해의 그림자 길이가 달라지므로 그림자침의 끝을 읽으면 날짜를 알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지구의 자전으로 우리는 매일 해의 일주운동을 보는 셈이다. 따라서 해시계의 그림자 침을 일주권의 중심인 지구 자전축이 있는 천구의 북극으로 맞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선 나침반을 사용해 북쪽을 찾은 후 그림자침이 북쪽을 가리키도록 놓는다. 그런 후 천구의 북극을 맞추기 위해서 해시계의 받침을 위도로 맞춘다. 이는 위도가 북극성의 고도(지평선으로부터 북극 사이의 각)와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침반으로 맞춘 북쪽은 지구의 자전축이 가리키는 북쪽이 아니다. 나침반이 가리키는 북쪽은 자북이라고 해서 실제 북쪽(진북)과 자북은 일치하지 않는다. 이때 진북과 자북의 차이를 편각이라고 하는데, 서울의 경우 편각은 6.5˚W(진북에 대해서 자침이 가리키는 북쪽이 6.5˚서쪽을 가리킨다)이다. 따라서 진북을 찾으려면 나침반이 가리키는 자북에서 6.5˚ 동쪽 방향을 찾아야 정확한 북쪽이 된다.

이제는 모험이와 슬기 가족이 걱정 없이 낚시를 즐길 수 있게 됐다. 만약 독자 여러분 중 시계 없이 시간을 맞춰야 한다면 자연이 말해주는 해시계를 이용해보길 바란다.

손목시계로 방향 찾기

만약 모험이와 슬기가 시계는 있지만 나침반이 없는 상황에서 방향을 찾아야 하는 반대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어떨까. 이 경우에도 해와 시계를 이용해서 간단하게 방향을 알 수 있다.

우선 시계를 평평한 곳에 놓고 짧은 바늘을 해가 비치는 쪽으로 맞춘다. 그런 다음 시계의 중앙으로부터 짧은 바늘과 숫자 12 사이의 중간 지점을 통과하는 선을 그린다. 이 선이 가리키는 방향이 바로 남쪽이다. 그리고 그 반대쪽이 북쪽이다.

12시 전에는 짧은 바늘과 12 사이에 시계 반대방향으로 생기는 각을, 12시 후에는 시계방향으로 생기는 각을 이등분하면 된다.
 

손목시계로 방향 찾기

왜 그럴까?!

이렇게 간단하게 방향을 알 수 있다는 것이 새삼 놀랍지 않는가. 여기에는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자연현상을 이용했다. 바로 해는 아침에 동쪽에서 떠서, 점심 때 남쪽 하늘을 거쳐, 저녁에 서쪽에서 지는 사실을 말이다.

만약 아침 9시라면 해는 어느 쪽에 있을까? 보통 6시 정도에 해가 동쪽에서떠서 12시면 남중하므로 9 동쪽과 남쪽의 중간에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시계를 들어 9시를 가리키는 짧은 바늘을 해가 있는 쪽으로 놓으면 12시의 긴 바늘과 9시의 짧은 바늘은 90˚를 이루므로 그림에서와 같이 가운데가 남쪽을 가리키게 된다.

그러면 12시에는 어느 쪽이 남쪽일까? 정오에 해가 남쪽에 있으니까 짧은 바늘을 해가 있는 쪽으로 향하면 바로 그 쪽이 남쪽이다.
 

손목시계로 방향 찾기 해시계 평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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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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