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과학의 달을 기념해 과학동아와 천문연구원이 공동 주최하는 천체사진 공모전에서 올해는 동두천고등학교 교사인 오성진(38세)씨의 ‘태양 흑점’이 대상을 수상했다. 오씨는 처음 출품한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하지만 오씨는 준비된 수상자였다는 것이 주위의 평.
지난해 ‘구상성단 M13’으로 대상을 차지한 윤재룡씨와 함께 경기지역 교사들의 천문모임인 ‘별 만세’ 회원으로 10여년 동안 활동해온 베테랑이다. 하지만 이번 공모전에서도 떨어질까 무서워 출품을 망설였다는 후문이다. 오씨는 수업시간에 학생들과 함께 태양 흑점을 관측하는 실험을 진행하면서 찍은 사진으로 대상을 받게 되자, “함께 수업했던 학생의 진지한 태도가 좋은 결과를 만든 것 같다”며 소감을 피력했다.
이번 공모전을 담당한 천문연구원 정보연구실의 김봉규 박사는 “좋은 사진을 찍었으면서도 과거에 수상한 경력이 있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천체사진 공모전을 ‘사진 잘 찍기 경쟁’보다는 ‘우리나라 천문인들의 축제’로 만들고자 하는 천문연구원은 기존의 수상자보다는 새로운 공모자들에게 기회가 더 돌아가도록 배려하기 때문이다. 김봉규 박사는 “남들의 실력이나 장비에 주눅들지 말고, 구형 사진기 하나를 가지고도 자기만의 스타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좋은 망원경이 있어야 찍을 수 있는 심우주 천체들도 좋지만, 오히려 고목나무와 함께 어울러진 북두칠성이나 달처럼 친근한 대상들이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공모전 출품작은 약1백여점.특히 이번 공모전에는 외국에 나가 일식을 찍어오는 등 관측지역과 대상이 넓어지고,연령으로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출품해서 우리나라 아마추어 천문학의 폭이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시상식은 4월 중순 천문연구원에서 있을 계획.천문연구원은 해마다 열기를 더하는 공모전에 계속해서 신인들이 등장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