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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 24시

쌈장의 전설에 도전

'V챔프'라는 게임전문지가 중고생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50%의 중고생이 프로게이머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게임을 즐기는 청소년들에게 게임을 하면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은 무엇보다 매력적이다.21세기 새로운 직종으로 청소년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 프로게이머의 실체는 무엇인가.

90년대부터 불기 시작한 다양한 문화에 대한 관심은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을 거쳐 이제는 컴퓨터 게임을 향해 맹렬하게 치닫고 있다. 특히 게임 산업은 인터넷과 결합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이제는 게임이 영화로 제작되고 소설로 재구성되기에 이르렀다. 인기가 높은 툼레이더 게임이 미국에서 영화화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스타크래프트가 소설과 음반, 만화로 거듭나고 있다. 프로게이머 이기석(ID ssamjang)은 텔레비전 CF에 출연하면서 스타가 됐으며, 영화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되기도 했다. 특히 PC방의 확산과 게임층이 두터워짐에 따라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게임은 이제 청소년이나 게임마니아들만의 것이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해진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하루 종일 좋아하는 게임을 하고 그 대가로 돈을 받는다면 그것보다 더 좋은 게 어디 있겠는가.” 게임마니아들과 게임을 즐기는 청소년들에게 불기 시작한 프로게이머에 대한 열풍을 단적으로 표현해주는 말이다. 특히 성인이 된 이후에도 게이머로 생활하고 돈을 벌 수 있다면 환상적일 것이다. 때문에 매 대회마다 새로운 프로게이머가 탄생하고, 또 각종 대회가 새로 생겨나면서 프로게이머에 도전하고픈 마니아들을 유혹하고 있다.

정규 프로리그 탄생
 

가정용 게임기로 어린이들에게 널리 보급된 비디오 게임에 열중하는 외국 청소년들.


지난 한해 동안 국내에서는 수십여 게임대회가 열렸다. 대기업과 게임대회 주관단체가 협력해서 우승 상금도 몇천만원에 달한다. 방송으로 중계된 규모가 큰 대회부터 대학과 지역 단체나 PC방에서 개최한 소규모 대회까지 매우 다양하다. 급기야 올해에는 한국인터넷게임리그(KIGL)와 코리아프로게임리그(KGL), 그리고 PKO트라이엄프리그가 축구나 야구처럼 정규적인 프로리그로 인정되기에 이르렀다.

게임 종목을 보면 대부분의 대회가 ‘스타크래프트’에 치우쳐 있긴 하지만, ‘피파 2000’ ‘퀘이크 3’ ‘레인보우 6’도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프로게임리그 종목으로 진행되고 있다. ‘타이베리안 선’ ‘로그스피어’ ‘언리얼’ ‘에이지오브킹’ 등도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제는 게임 개발사와 게임대회 주관사, 관련기업들이 서로 협력해 새로운 게임을 출시하면서 동시에 이를 위한 대회를 추진한다.

현재와 같은 게임대회 열풍은 90년대 초 비디오 게임기 대회로 그 연원이 거슬러 올라간다. 소니와 닌텐도같은 비디오 게임기 회사가 대규모 대회를 열곤 했다. 프로게이머 열풍을 몰고 온 신주영(본명 박창준)도 비디오 게임기 세대이다. 그러나 PC의 성능이 좋아지고, 사람간의 경쟁이 도입된 멀티 플레이 게임이 나타나기 시작한 90년대 후반부터 PC 게임의 열풍은 게임대회를 PC게임대회로 바꿔놓았다. 특히 네트워크로 게임이 진행되면서 도입된 게임 랭킹제는 각자의 게임 실력을 가늠할 수 있게 했다. 이로 인해 승부에 대한 치열함이 더해지면서 게임인구와 게임대회의 수가 점차 증가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스타들이 바로 프로게이머들이다. 프로게임리그에 참가하는 프로게이머들에게는 게임 횟수에 따라 대전료나 출연료를 받게 되며, 우승자에게는 몇천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특히 프로게이머들이 텔레비전을 통해 일반시청자들에게 보여지면서 연예인과 같은 스타로 대접을 받기에 이르렀다. 이제 프로게이머는 부와 명예를 함께 쥘 수 있는 21세기의 새로운 유망 직종이 된 셈이다. 하지만 그 길이 결코 평탄하지는….

낙타 바늘구멍 통과하기

프로게이머는 여느 프로스포츠 선수처럼 ‘대회에 출전해서 받는 대전료와 상금만으로 사는 사람’을 말한다. 현재 50여명 정도가 프로게이머로 활동하고 있지만 게임대회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점과 프로게임리그가 3개씩이나 진행되는 현재의 상황으로 볼 때 그 수는 더욱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앞으로 증가할 대회 수에 비해 프로게이머를 희망하는 중고생들의 수는 가히 폭발적이다. 조만간 정식 프로보다는 후보선수들이 무수히 많아지게 될 것이 뻔한 상황이다. 그렇게 되면 프로스포츠에서 프로선수가 되지 못할 경우 그 길을 포기해야 하는 것처럼 게이머들도 자신을 선택해주는 프로게임구단이 나타나지 않아 프로의 길을 포기해야 하는 일이 현실이 될 것이다.

또한 기존에 성적이 좋았던 프로게이머에게는 예선을 거치지 않고 본선에 진출하는 혜택이 주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새롭게 프로가 되려고 하는 사람들의 관문은 그만큼 좁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미 프로게이머가 된 선수들의 경우 체계적인 훈련과 반복연습을 할 수 있는데 반해 프로게이머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주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 어려운 조건 속에서 도전해야 한다.


단체전 게임에 열중하는 길드 게이머와 이를 구경하는 게임마니아들.


선수 수명 짧아

다행히 프로게이머가 됐다고 하더라도 현실은 매우 냉정하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크게 두 종류의 프로게이머가 있다. 소속팀이 있어서 후원기업으로부터 정규적인 연봉을 받고 부수적으로 상금을 챙기는 프로게이머와 소속 단체가 없거나 PC방 소속으로 대회 상금이나 게임 외적인 일인 비정규적인 수입원으로 살아가는 프로게이머다. 다수의 게이머가 PC방형에 속한다. 소속팀이 있는 경우에도 대회성적이 나쁘면 그 다음해에 퇴출당하게 된다.

게임은 그 속성상 수명이 짧다. 지금 인기를 끌고 있는 스타크래프트의 경우에도 게임의 수명이라고 할 수 있는 인기도가 점차 감소하는 추세로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현재 스타크래프트 고수라고 할지라도 늘 새로운 게임을 익혀야 한다. 하지만 대회성적에 따라 장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대회에 집중하다보면 새로운 게임을 준비할만한 여유가 생기지 않는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끄는 대부분의 게임이 주로 전략적인 측면보다는 손가락의 움직임에 의해 게임의 승부가 좌우되는 경향이 더 강해서 손의 순발력이 떨어지게 되거나 손가락에 무리가 오면 게임을 그만둬야 한다. 즉 10년 이상 게임을 계속하기 어려우며, 계속해서 순발력이 좋은 젊은 청소년들의 도전을 견뎌내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다양한 게임을 다뤄보지 못한 탓으로 게임에 대한 지식과 감각 등이 부족해서 게임 스토리 작가, 게임 해설가, 게임 개발 등의 게임산업분야에 종사하기도 어렵다. 만약 다른 일은 전혀 안하고 게임만 했다면 그의 미래를 책임질 곳은 아무데도 없다는 말이다.

한가지만 잘하면 된다?

외국의 경우는 어떤가. 프로게이머는 그들의 삶에서 일시적이거나 게임마니아에 대한 명예일 따름이다. 그러므로 게임을 그만두더라도 먹고 사는 문제와는 별개다. 특히 외국게이머들은 우리나라의 게이머들처럼 한두 가지의 게임만을 잘하는 게 아니라 롤 플레잉, 전략시뮬레이션, 1인칭 액션게임 등 여러 장르와 다양한 게임을 통해 게임 전반에 대한 지식과 감각을 키우기 때문에 오래도록 경쟁력을 가지며 게임 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프로그래머, 연구원, 학생, 게임 테스터, 개발자 등의 본업을 가지고 그 일에 충실하면서 게임을 즐기는 외국게이머들은 한국의 프로게이머들을 볼 때 손놀림의 대가나 한 게임만 잘하는 외골수로 생각할 뿐 게임의 고수로 평가하지는 않는다.

프로스포츠가 극대화된 미국의 경우에도 그들은 스포츠를 하면서 학업을 게을리하지 못하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을 하고 있다. 즉 그 선수가 프로선수가 되지 못하더라도 학업을 통해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는 기본적인 교육을 받는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하나만 잘하면 된다는 사고에 의해 인생을 거는 식의 ‘도박성’ 도전이 강하다. 따라서 그것이 실패했을 경우 그의 미래는 캄캄해질 수밖에 없다.


시합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는 프로게이머들.


기능이 아닌 감각을 키워라

국내 게임 산업이 발전하고 확산되면서 몇몇 대학에서는 게임학과를 개설해서 프로게이머를 희망하는 학생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또한 게임 방법을 가르쳐주는 게임학원에서 프로게이머를 강사로 채용하기도 하지만 프로게이머를 희망하는 사람수에 비하면 여전히 선택의 폭이 매우 좁다.

게임 전문 채널이 만들어질 정도로 게임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퍽 기대되는 일이다. 특히 홍보 효과를 고려해서 프로구단을 만들려는 벤처기업이나 통신업체들이 많아져 프로게이머의 길은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향이 일시적일 수도 있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아직 게이머라는 직업이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우선 게이머들은 자신의 본업에 충실하며, 다양한 게임을 통해 게임에 대한 해석과 이해, 감각을 키워야 한다. 아울러 우리 사회가 게임 산업의 경제성을 고려해 프로게이머를 육성하고자 한다면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 특히 게임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게임개발사와 네트워크, PC 업체 등 게임확산으로 인해 이득을 보는 수많은 기업들이 프로게이머를 지향하는 많은 수의 청소년들의 앞길을 열어줘야 할 것이다.


게임상식 5가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 것

 

①스타크래프트 배틀넷을 해보자 현재 인기 최고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은 테란,저그,프로토스라는 세 종족이 우주에서 자신들의 세력확장을 위해서 전쟁을 벌이는 게임이다.각 종족마다 나오는 건물과 유닛 생성 방법 등에서 많은 차이가 있으며,또 각각의 유닛들이 서로 맞물리면서 어느 한 종족이 우위에 서지 않도록 구성됐다.따라서 플레이어들의 특성에 따라 사용 종족이 달라지고,게임 상대에 따라 종족이 바뀌지만 많은 게이머들이 유닛 커트롤이 어려운 테란보다는 프로토스와 저그 종족을 더 많이 사용한다.


스타크래프트 게임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데는 배틀넷을 통해 전세계의 모든 사용자들이 함께 게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다른 나라에 있는 게이머와 경기를 하고 싶으면 네트워크로 연결된 배틀넷 서버에 접속해서 게임을 하면 된다.모뎀이 설치된 가정집의 경우에는 네트워크 접속 서비스는 통해 컴퓨터로 인터넷을 할 수 있게 만든다.그런 다음 멀티플레이 옵션에서 배틀넷을 선택하면 된다.하지만 집에서 배틀넷을 하게 되면 그 시간 동안 전화를 사용할 수 없게 되고,또 요금도 상당히 많이 나올 가능성이 크므로 이러한 점을 생각하고 게임을 해야 한다.PC방은 네트워크가 항상 연결돼 있고 속도가 좋기 때문에 배틀넷을 할 때 주로 이용되고 있다.

 

②고수가 되는 길 유닛 조절이 승부를 가른다


많은 게이들이 게임을 잘하기 위해서 분석하고 노력하는데,과연 프로게이머들은 어떻게 게임을 하기에 잘하는 것일까?그들은 일반적으로 게임에 대한 분석이 철저하다.스타크래프트를 예롤 들면 각 유닛의 특징을 모두 파악해서 각각의 장단점을 익힌다.또한 각 유닛이 만들어지는 시간과 자원 소모량을 치밀하게 계산한다.이러한 기초적인 분석을 기반으로 날마다 다양한 전략과 전술로 유닛을 생산하고 조합해서 게임에 적용하는 연습을 한다.즉 농구에서 다양한 공격방법과 수비를 연습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이러한 연습만으로 프로게이머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대회에 나가면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이와 같은 방식으로 준비를 하고 나온다.즉 승부의 갈림길은 결국 현장에서의 전술과 얼마나 유닛들을 적절하게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프로게이머 1호로 알려진 신주영의 손놀림은 매우 빠르고 환상적이어서 '신의 손'이라 불린다.대부분의 전략과 전술이 노출돼 있기 때문에 승부는 상대의 전략을 빨리 파악해서 공격과 수비에서 각 유닛을 얼마나 잘 조절(컨트롤)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프로게이머들의 말을 들어보면 자기보다 잘하는 사람을 만나면 그들을 직접 만나거나 게임을 통해서 그들의 좋은 방법을 익힌다고 한다.즉 자기보다 게임을 더 잘하는 사람에게 배우는 것이 고수가 되는 지름길이라는 얘기다.

 

③게임으로 사람 사귄다 클랜과 길드에서 협동심 키워


네트워크를 통해 게임을 하다보면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이러한 사람들 중에 마음이 맞고 생각이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 소모임을 구성하게 되는데 이를 클랜(clen)이라고 한다.규모가 커지면 길드(guild)가 된다.


이처럼 함께 게임을 하고 정보를 나누며,게임에 대한 지식도 공유하고,개인적인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상대를 만나면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 바뀌게 된다.즉 게임을 통해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게임에 이기는 것보다 더 기쁨을 줄 수 있다는 말이다.뜻이 맞는 사람과 함께 게임을 하고,생각과 의견을 교환하며,서로 배울 수 있다는 점은 게이머들이 게임을 하는 또 다른 매력이다.


배틀넷에는 다양한 클랜과 길드가 존재한다.초기에는 주로 실력이 좋은 사람들,즉 게임을 잘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특성을 보였는데,요즘은 서로의 관심사나 매너,생각이 같은 사람이 모여 길드 본연의 의미를 살리는 방향으로 모임이 형성되고 있다.

 

④어떤 게임이 재미있나 국내 외 인기 게임들


현재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게임은 스타크래프트,창세기전3,에이지 오브 엠파이어2,레인보우 식스,퀘이크3,피파2000,타이베리안 선,대항해시대4,언리얼 토너먼트 등이다.반면 해외에서는 히어로즈오브마이트앤매직3,에이지 오브 엠파이어2,언리얼 토너먼트,발더스 게이트,알파센타우리(에어리언 크로스파이어),플레인 스케이프:토먼트,재기드 얼라이언스2,하프 라이프(어포징포스),홈월드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에서는 남들이 많이 하는 게임을 주로 하는 집단적인 성향이 강하고,또 전략시뮬레이션과 1인칭 게임 등 몇몇 게임에 집중되는 것이 특징이다.반면 해외는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골고루 인기를 끌고 있다.이와 같은 차이는 해외에서 출시되는 게임이 국내에서는 출시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또 출시 시기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문화적인 특성으로 좋아하는 게임 장르에서 차이가 나는 것도 이유이다.아무튼 외국게이머들이 한국게이머들보다는 훨씬 다양한 게임을 즐기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반면 우리나라 게이머들은 하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과 수입되는 게임이 제한적이어서 몇종류의 게임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쓰는 스타크래프트의 경우 많지 않은 유닛의 조합으로 이뤄지는 게임 스타일로 마우스와 빠른 손놀림에 의해 게임이 진행된다.특히 마법 기능의 유닛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마우스의 빠른 동작이 중요해지는데,이러한 점 때문에 게임이 전략적이기보다는 순발력에 의해 좌우된다는 평가를 받는다.특히 승부의 개념이 명확하고,게임의 속도가 빠르며 결과에 집착하게 되는 경향이 한국의 사회분위기와 맞물려 있다.반면 외국에서 인기를 끄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의 경우 유닛이 1백개가 넘어 많은 전략과 복잡한 설계로 게임이 진행되며,오랜 시간 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순간적인 재치보다는 다양한 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분석을 통해 익혀진 게임 감각과 머리싸움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⑤이제는 바뀌어야 할 게임 문화 예절은 필수


많은 게이머와 게임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게임문화의 가장 문제점은 역시 게임예절,바로 매너이다.우리나라 상당수 게이머들은 게임예절이 부족하다고 평가받는다.이러한 경향은 일시적이기보다는 문화적인 현상으로 파악된다.우리나라 게이머들은 가상공간을 실제 생활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서 게임에 지게 되면 격한 반응을 보인다.또한 현실에서 하지 못하는 좋지 않은 표현들을 네트워크의 익명성을 악용해 나타내려고 한다.


이처럼 게임문화가 나빠지게 된 까닭은 게임 구성에도 있다.즉 게임 속에서 사람을 죽이고,이를 통해 상대방의 능력을 빼앗아오는 게임 구성은 사람과의 싸움을 조장한다.이로 인해 네트워크 게임문화가 혼탁해지기 시작했고,이것이 새로 게임을 배우고 즐기는 사람들에게까지 퍼지게 된 것이다.이제는 게임을 즐기는 개개인 스스로가 현재의 승부에 집착하는 경향을 버리고,게임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것'이라는 의식의 전환이 절실하다.

 

(표)주요 PC 게임대회


프로게이머 만나보기 하나로 통신'에이스'팀

 

프로게이머들도 이제 연예인 스타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고,그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최진우가 포함된 프로게임구단인 하나로통신 에이스팀을 만나보자.매니저 박숭철이 PC방을 운영하면서 만난 게임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로 구성된 프로팀이다.

 

'99스타크래프트 챔피언 최진우


최진우(19세)는 '99프로게이머 코리아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이름이 알려졌다.텔레비전 광고로 유명해진 '쌈장' 이기석을 준결승에서 3대2로 힘겹게 이기고 올라온 최진우는 결승에서도 강자로 알려진 국기봉을 누르면서 프로게이머 정상의 반열에 올라섰다.


현재 최진우는 하나로통신(주)의 에이스 소속으로 매니저 박숭철과 팀장 김도형,김대호,현일,여성게이머 김경미 등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이들은 대학로의 한PC방에서 매일8시에서 12시까지 정기적인 연습을 가지며 여러 게임대회와 프로리그에 출전하고 있다.


"게임에 지면 참기 어려워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지금은 지게 되면 '져야 실력이 는다'는 식으로 좋게 생각해요"라고 말하며 게이머로서 성숙해진 모습을 보이는 최진우도 게임 이력은 여느 게이머나 마찬가지다.초등학교 들어갈 때부터 오락실에서 게임을 했으며,PC게임은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했다.하지만 요즘은 게임을 심하게 하다보니 몸도 피곤하고,손도 아프고,친구도 못 만나고,건강도 나빠졌다.


프로게이머가 된 이후에는 낮1시에서 2시쯤에 일어나서 e메일 확인,게임연습,채팅,인터넷 검색 등을 한다.특히 오후 8시부터 12시까지가 팀 연습시간인데 이와 같은 팀활동에 자신의 생활스케줄을 맞추는 것이 제일 힘들다.친구들을 만나는 개인 활동을 좋아하기 때문이다.팀 연습이 끝나면 다시 개인연습으로 새벽 4시쯤 하루 일과를 마무리한다.하지만 취침 시간은 매우 불규칙적이다.게임이 길어지면 다음날 아침까지도 게임을 하게 되므로.


"프로게이머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최진우의 직업평이다.하지만 프로게이머도 때로는 게임이 지겹다.특히 몸이 안 좋거나 친구들을 만날 수 없을 때는 더욱 그렇다.해외에서 인기를 얻는 게임이 '퀘이크3'와 '언리얼 토너먼트'같은 1인칭 액션 게임이어서 따로 이들을 확실하게 익히고 싶지만 대회준비 때문에 시간이 부족하다.하지만 감각이 좋고 자신감이 있어서 새로운 게임으로도 승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진우요,게임 감각이 탁월해요.게임을 한두 번 해보면 상대방을 금방 파악해버리거든요." 최진우에 대한 동료들의 평이다.


현재 게임에 몰두하기 위해서 고3휴학중인데 내년에는 꼭 대학에 가고 싶다고 한다.우선 군대를 연기할 수 있고,게임 때문에 사귀지 못한 친구들도 사귀고,대학생활도 해보고 싶어서가 그 이유다."아참 이건 꼭 말해야 하는데…여자친구가 있었으면…."연봉 3천만원에 대회 성적이 좋으면 보너스도 받는 포르지만 외로움은 어쩔 수 없나보다.

 

배틀탑에서 우승한 여성 프로게이머 김경미


김경미(23세)는 국내에 몇 안되는 여성 프로게이머다.그는 특이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왜냐하면 원래 오락을 좋아하지 않아서 게임을 전혀 할 줄 몰랐는데,우연한 기회로 PC방에 가서 해봤던 스타크래프트로 게임 시작5개월만에 배틀탑 여성부 챔피언이 됐기 때문이다.


"게임을 해본 적이 거의 없다보니 체계적으로 게임을 분석하면서 하지는 못했어요.그냥 자꾸 게임을 하면서 감각으로 게임을 익혔지요.전 노력이 실력을 키운다고 생각해요.경험이 많아지다 보니 자연히 실력도 쌓였거든요."


게임을 하다 알게 된 분이PC방을 개업했다.그 곳에서 아르바이트로 손님들에게 랭킹제로 운영되는 배틀탑을 안내해주다가 우연히 게임을 했다.그러다 랭킹에 들게 됐고,그것을 계기로 대회에 나갔는데 우승을 했다.물론 이 속에는 그만의 어려움이 숨어 있다.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얻은 직장을 IMF로 인해 잃어버리고 PC방을 전전하던 시절,심지어 1주일 동안 게임방에서 산 적도 있다고 한다.


"여성게이머들도 열심히 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특히 게임은 자기 개인과의 싸움으로 끈기와 오기가 있으면 잘할 수 있거든요."


아직은 남성게이머보다 여성게이머들의 수준이 낮지만 그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남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오후 4시부터 새벽 4시까지 주활동시간이어서 새벽잠이 부족해지면 낮시간 활동이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다른 게이머들이 취침한 시각에도 혼자서 게임 분석에 열중이다.정상의 게이머는 수입이 보장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이기고 지는게 명확한 스타크래프트,승부욕이 강한 김경미에게는 가장 잘맞는 게임인 듯 싶다.


"집에 가면 하루종일 잠만 자요."항상 잠이 부족하지만 자신의 불규칙한 생활에 익숙해져서 문제없다고 자신하는 그는 이제 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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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박응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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