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을 잘 하고 추위에 잘 견딘다는 것 외에도 펭귄이 인간보다 강한 점이 발견됐다. 바로 똥의 힘이다. 펭귄은 인간보다 최대 8배나 강한 힘으로 똥을 ‘발사’한다. 노벨상 시즌에 맞춰 재미있으면서도 엽기적인 연구에 주는 ‘이그(Ig)노벨상’의 유체역학 분야는 펭귄의 똥을 연구한 독일, 핀란드, 헝가리 공동연구팀에 돌아갔다. 이그노벨상은 모두 10개 분야다.
독일 등 3개국 공동연구팀은 펭귄이 둥지에서 바깥으로 똥을 발사하는 현상을 연구했다. 펭귄은 둥지에서 알을 돌볼 때 볼일을 보러 둥지를 떠나지 않는다. 대신 엉덩이를 둥지 바깥으로 내밀어 똥을 발사한다. 똥이 날아가는 거리는 평균 40cm였다.
연구팀은 펭귄의 키, 항문 구조, 똥을 쏘는 속도 등을 연구한 결과 똥을 쏠 때 항문의 압력이 0.1~0.6기압에 이른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메이어-로초는 “좁은 관에서 뿜어 나오는 유체의 성질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리학상은 1세기에 걸쳐 연구를 계속해온 의지의 과학자, 퀸즈랜드대 존 메인스톤과 고(故) 토마스 파넬 박사가 받았다. 이들은 원유를 정제할 때 나오는 찌꺼기인 타르가 겉으로는 고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액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1927년부터 실험을 시작했다. 이들은 깔대기에 부은 타르가 밑으로 떨어지는지 관찰했다. 8년이 지나 처음으로 타르 한 방울이 떨어졌고, 두번째 방울이 떨어지기까지 다시 9년이 걸렸다. 8번째 방울이 2000년에 떨어졌으며 메이스톤 박사는 현재 9번째 방울을 기다리고 있다.
화학상은 미네소타대 에드워스 커슬러와 브라이언 게틸핑거가 받았다. 이들은 사람이 물에서 수영할 때와 매우 끈적거리는 액체 속에서 수영할 때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알고 싶었다. 두 사람은 캠퍼스에 있는 수영장 2개를 빌려 한쪽에는 물, 다른 쪽에는 구아검 가루를 물에 섞어 넣었다. 커슬러는 “마치 거대한 콧물 같았다”고 말했다.
16명의 자원자가 실험에 참가했다. 각각 양쪽을 헤엄친 결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끈적거리는 액체가 몸을 잡아 끌지만 손을 내뻗으며 앞으로 갈 때 더 잘 받쳐주기 때문이다. 커슬러는 “재미있었지만 별로 쓸모없는 연구였다”고 털어놨다.
평화상은 영국 뉴캐슬대 연구진이 받았다. 이들은 영화 ‘스타워즈’에서 다스베이더가 나올 때 반응한 메뚜기의 신경세포를 발견했다. 생물학상은 스트레스를 받은 개구리 131마리에서 나온 독특한 냄새를 분석한 연구에, 의학상은 거세된 개에 넣는 가짜 개 고환을 개발한 연구에 돌아갔다. 올해 이그노벨상 시상식은 10월 6일 MIT에서 열렸으며 시상식 끝에는 연례 행사인 종이비행기 날리기가 이어졌다.
|' 이그(Ig)노벨상’이란 |
‘품위없는’(Ignoble)이란 단어의 첫 두 글자를 노벨상과 합성한 말. 미국 하버드대의 과학잡지(AIR)가 과학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1991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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